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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다 가방을 든 노숙자 (본책 + 매직노트)
이시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일명 명품 브랜드라고 블리는 중 하나인 ‘프라다’
여자라면 당연 관심이 가는 고급 브랜드다. 디자인과 품질만 괜찮다면 브랜드를 따지지 않는 실속파인 내게는 별 관심의 대상이 되진 않지만 한두 개쯤 명품을 가지고 싶어 하는 건 다른 여성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런데 이런 명품을 두른 여인이 하루아침에 노숙자로 전락했다면 충격이 어느 정도일까? 잘나가는 여성CEO인데 하루아침에 알거지가 된 그녀를 보면서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의 가치, 절망 속에서 희망의 빛은 존재할 수 있을까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소설을 만나게 되었다.
삶이란 누구에게나 굴곡이 있다. 우린 그런 굴곡이 완만하게 오길 바란다. 엄청난 회오리로 모든 걸 쓸고 가버리길 아무도 원치 않기 때문이다. 그런 건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존재하는 거라 치부해버리고, 내겐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 확신하며 산다. 여기 억대의 매출을 올리는 인터넷 쇼핑몰의 이십 대 CEO인 ‘주연’ 또한 그랬다. 방송출연을 앞두고 마사지하던 중 아무런 준비도 없이 탈세혐의로 도망자 생활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다만 부가세자료를 싸게 산 것 뿐인데 가짜명품의 적발과 함께 탈세조직을 만들었다는 부당한 혐의로 어찌해볼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그녀는 돈 될 것 없는 명품 옷가방을 끌고 노숙자로 전락하게 된다.
풍족했던 그녀의 씀씀이에도 제동이 걸리고 자존심에 상처를 받으며 도망친 창고에서 순박한 인우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숙식을 해결하기 위해 인우와 노인을 도와 인터넷 중고매매업과 월세 받는 일을 시작하면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들을 해나가게 된다.
주연이 가진 것이 많을 때 자기 사람이라고 믿던 사람들, 신용불량자를 데려와 취직시켜주었던 상은, 항상 믿고 의지하던 나영, 배우를 꿈꾸는 연하남 승호, 순박하다고 믿은 직원 용욱, 부가세 자료를 구해 준 황사장 등 자신이 모든 것을 잃었을 때 알게 되는 얄팍한 관계. 그리고 그녀를 추락으로 내몬 주변인물의 배신. 그러나 그 절망 속에서도 결코 꺾일 수 없었던 희망의 끈 그리고 삶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면서 돈보다 소중한 가치인 마음의 나침반을 찾게 되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다. 모처럼 사실적인 재미에 푹 빠져 보았던 책이다. 물질만능시대 모두가 돈을 쫓아 달려가지만 삶이 추구하는 행복의 요소일 뿐 전부일수는 없는 일이다.
“나를 흔드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내가 흔들릴 뿐이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내가 스스로 힘들어할 뿐이다.
나를 붙잡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내가 붙잡고 있을 뿐이다.
나를 괴롭게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내가 괴로워할 뿐이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되어 나에게 되돌아온다.” -243p
돈, 명예, 군력으로 쉽게 길들여지지 않는 마음을 채우는 법! "마음으로 향하는 나침반이야말로 인생의 험난한 여정에서 길을 잃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