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구만 리 저승길 가다 높은 학년 동화 19
이성숙 지음, 한지선 옮김 / 한겨레아이들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저승길이란 단어를 접하니 바로 전설의 고향이 떠오른다. 저승사자가 죽은 영혼을 데려가는 길. 하지만 이 동화엔 저승사자는 없다. 단지 우리나라 창세신화에 등장하는 마고할미, 아이들 전래동화에서 읽어주었던 바리공주, 불가사리가 등장한다. 아이들에게 익숙한 우리전래동화 속 캐릭터다. 외국동화의 번역본이 많이 나오고 있는 이때 우리나라 고유의 캐릭터를 창작동화에 반영했다는 점에서 엄마로서 최고점을 주고 싶다.

아무래도 저학년일 때는 전래동화를 많이 읽지만 창작동화를 많이 찾게 되는 고학년이 되면서부터는 우리식의 판타지를 많이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외국번역본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색이 들어있는 또 다른 판타지를 많이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하는 바다. 울 아이가 창작을 좋아하는데 이번 책은 너무나 소재가 신선하면서도 재미도 있었다한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위로해주질 못할망정 놀림의 대상으로 하여선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아빠에게 버림받고 그 상처로 세상을 등진 엄마, 그런 부모로부터 상처받은 아이들.
그로인해 말을 잃어버린 동생 별이와 주인공인 달이는 자신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아닐 꺼라 믿지만 자신 없어 한다. 그래서 엄마의 장례식을 뒤로한 채 엄마를 만나러 동네 저승동굴이란 곳으로 향한다. 저승 동굴 끝에 저승으로 난 길이 있다는 걸 믿는 사람에게만 문을 열어준다는.

이후 저승길 입구에서 만난 마고할미는 ‘생명의 빛’을 찾아야 저승을 갈 수 있다며 흰 꽃을 준다. 그 꽃잎이 다 떨어지기 전에 그 빛을 찾지 못하면 저승도 못가고 구천에서 떠돌게 된다며 ‘마음이 닿는다고 지체하지 말라’며 당부의 말을 한다. 그러나 마음을 붙들어 세웠던 저승길의 생명들인 새족과 용족, 도록이, 불가사리, 가슴이 뚫린 사람들이 사는 마을을 지나게 되면서 ‘생명의 빛’은 찾지 못하고 꽃잎은 하나 둘 떨어져간다.

어느 매체에선가 부모로 인한 가정파탄에 직면한 아이들 대부분이 위로받아야하는데도 불구하고 자신들 때문이란 믿음으로 자존감을 상실한다는 이야기를 접한 적이 있다. 그런 아이들의 상처를 치유해줄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구만리 저승을 향한 여정 속에 만나는 모험과 그 속에 서서히 자라나는 달이의 마음을 비춘 명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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