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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내가 잊고 있던 단 한 사람
정채봉 지음 / 이미지앤노블(코리아하우스콘텐츠) / 2009년 5월
평점 :
이 책은 작품[오세암]으로 널리 알려진 정채봉님의 글을 엮은 책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 갖듯, 마음을 보듬는 좋은 글들로 가득하다.
어린 시절 세상을 향한 발걸음을 떼면서 첫 마음가짐을 가질 때, 열과 성으로 모든 것을 불사를 것만 같았던 젊은 시절 아름다운 인생을 꿈꾸었을 때, 세상의 모든 걱정들이 내 몸 을 핥퀴고 파고 들어올 때 그리고 인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가슴 저 깊숙이 새겨질 때, 과연 인생이란 무엇일까? 하는 의문을 내던지며 마음의 평정을 찾고자 한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대부분은 가슴에 새길만한 좋은 글들로 가득했다.
그 중 재미있었던 이야기는 세상 악의 유혹은 [해와 달이 된 오누이]이야기 속에 호랑이가 말하는 “떡 하나”와 같다는 글이었다. 떡 하나와 떡값(뇌물)은 정말 상관관계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악의 유혹에 있어 처음 또는 한 번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전래동화와 연결된 이야기가 그럴 수도 있겠구나하게 했다.
그리고 한 가지 가슴 먹먹해지게 한 글이 눈에 들어왔는데, 정채봉님과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였다. 형제만 남기고 일본으로 떠나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원망을 갖고 할아버지와 할머니 손에 자라온 그가 십여 년 만에 찾아온 아버지를 볼 수 없었던 심정과 그의 부고를 듣고 느꼈던 감정의 골은 세월에 희석되어 자신이 아버지의 입장에 섰을 때 비로소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게 되면서 포용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어릴 때는 누구나 자기중심적 사고를 하지만 연륜이 묻어날수록 타인의 입장을 잘 헤아리게 되는 포용력을 갖게 되는 것 같다.
먼저 산 사람들의 지혜와 삶을 들여다보는 눈을 통해 지금의 나를 보듬어 안는 혜안을 가져보고자 오늘도 이 책에 밑줄을 그어본다.
“인간을 쇠로 치자면 원가가 극히 낮은 그리고 모두가 똑같은 덩어리 하나씩일 뿐이다. 값이 올라가는 것은 연마의 고통, 눈물의 담금질과 비례하는 것이다.” -136p
“한가지, 자기를 알고자 할 때는 자기와 떨어져서 조용히 자기를 들여다봐야 합니다. 자신한테 너무 집착하거나 욕심이 생기면 물결이 흔들려서 자기의 모습은 온전히 비치지 않으니까요.” -17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