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마을 - 김용택 산문집
김용택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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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서정시인 김용택 님을 통해 마음의 평온함을 많이 가졌었다. 선생님이 가르치시는 아이들의 싯귀들도 어쩜 그렇게 마음을 맑게 하는지. 흐믓하게 미소 지어지는 시들로 기억하고 있다. 도시에 사는 아이들에게는 갖고 있지 않은 정서이지 않나싶다. 

이번에 나온 산문집은 평생을 지내오신 마을에서의 일상, 그리고 자연과 함께 숨 쉬며 살아가는 농촌마을사람들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자연과 하나 되어 지내온 어린 시절과 또 모교에서 선생님으로 재직하는 내내 맑고 예쁜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지내온 삶의 이야기들이 주옥같은 시어들로 가득한 느낌이다. 그런 그 분의 삶이 얼마나 행복하게 보이는지 그렇지 못한 난 마냥 부럽게만 느껴진다.

 

바쁘게 돌아가는 분주한 삶속에 과연 구름이 노니는 하늘, 길가의 이름 모를 색색의 예쁜 꽃들에게 눈길을 몇 번이나 주는지, 생각해 보면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김용택님이 부러운지도 모르겠다. 자연의 소리에 맞춰 눈을 뜨고 자연의 변화에 맞추어 땀 흘리고 자연의 일상에 맞춰 잠이 드는 일상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 이건 꿈꾸는 삶이기도 하다. 현실은 그렇게 할 수 없기에 답답한 마음이 들 때는 자연이 주는 마음의 여유를 갖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어 그 곳을 찾고 자연을 만끽하면서, 적으나마 에너지를 충전한 뒤 다시 도시로 돌아오는 삶을 반복하고 있다. 사실 이런 시간도 자주 갖는 건 아니지만......

 

분주하고 각박한 삶이 주는 누적된 피로가 김용택 님의 이 산문을 보면서 해소되는 느낌을 받는다. 풍년 들 해는 소쩍새가 솥 꽉 솥 꽉 흉년 들 해는 솥 텅 솥 텅 운다는 의성어는 시골에서 자란 사람만이 이해할까. 그냥 시어로 막연히 소쩍 소쩍 하고 운다고 생각했던 고정관념을 깼다. 그리고 지렁이가 운다는 이야기에 더욱 내 귀를 쫑긋하게 만들었다.

비가 오면 땅 위로 올라오는 지렁이가 소리 내어 운다는 것은 처음 들어 본 이야기여서 시골태생이 아닌 내게 정말 신기했다. 대대로 조화로운 자연의 일부로 살면서 산천을 읽어내는 조상들의 지혜는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 공부에서는 절대 배울 수 없는 귀중한 삶의 공부란 생각이다.

이 책을 읽고나니 나무하나 풀꽃하나 새들의 노래 소리도 헛되이 듣는 것 없이 다 이유 있는 몸부림이겠거니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속에 인생이 있고 삶이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가까운 시골을 찾는 기회가 된다면 그 곳에서 들리는 자연의 소리에 좀 더 관심 있게 귀 기울일 수 있겠다 싶다. 이 땅의 산천을 읽어낸 우리 선조들의 지혜에 현대화라는 미명아래 마구잡이식 개발로 훼손되는 자연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는 작가님의 생각도 동일시해보면서.......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 지혜와 행복을 나누어 주고 싶은 생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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