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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리가 된 민희 ㅣ 보름달문고 31
이민혜 지음, 유준재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3월
평점 :
회색빛의 표지가 왠지 도시 속 아이들의 메마르고 허한 마음을 암시하는 듯하다.
제목과 그림에서도 왠지 쓸쓸해 보이고 외롭고 암울한 기분이 드는 건 뭔지...
하여튼 읽지 않았을 때 전체적인 느낌이 그렇다.
책이 도착하자마자 아이가 창작동화를 엄청 좋아하는지라 그 자리에서 미동도 않고 쭉~ 읽어내었던 책이다. 맨 마지막의 병아리 이야기는 충격이었나 보다. 여자아이다 보니 남자아이들이 하는 이런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실제론 이런 일이 없을 꺼라 생각한다고 아이가 말한다. 너무 병아리가 불쌍해서 속상했다고. 울 아이는 강아지를 좋아해서 동물에 관한 방송이 나오면 즐겨보는 편이었는데 정말 상상하기 싫다고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낙서이야기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생각하면서 그래도 낙서하면 속이 시원하던데 하며 경험을 이야기해서 놀랐다.
아이에 이어 내가 책을 펴들고 읽어보았다. 부모된 입장에서 바라본 책은 아이들의 또 다른 고민과 생각을 읽어낼 수 있는 동화라는 생각이 든다.
어린 시절 한때는 민희와 같은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자신보다 행복해 보이는 가정에 자신이 태어났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내지는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는 어른들의 농담을 들을 때마다 아니 진짜인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래서 야단을 맞을 때마다 진짜 내 부모님인지 의심이 들기도 했었다. 생선가게 미혼모의 딸인 민희가 처한 가정 환경적인 열등감으로부터 현실도피적인 상상의 나래로 펴보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 어디인지 생각해 보게 한다.
그리고, 이성 친구문제로 인해 벌어진 친구와의 갈등을 낙서로 풀어내려했던 이야기, 학교 앞에서 어른들이 파는 병아리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아이와 동참하고 싶지 않은 아이의 심경을 읽을 수 있는 섬뜩한 이야기. 이렇게 세 가지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아이들의 마음이 상막해지지 않도록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좀 더 귀 기울이고 사랑으로 보듬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울 아이에게 듣고 싶은 말이 이 글 속에 담겨있어 적어본다.
“엄마 인생에선 엄마가 빛나지 않을지 몰라도 내 가슴에선 항상 빛나고 있어. 다른 별이랑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가장 아름답게.” -7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