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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에 빠진 아이 ㅣ 상상도서관 (다림)
조르디 시에라 이 화브라 지음, 리키 블랑코 그림, 김정하 옮김 / 다림 / 2009년 2월
평점 :
그동안 보았던 여러 나라의 책들 중 이번 스페인문학의 책은 처음 만나보았다.
그래서 문화적 이질감이 있지 않을까했지만 우리나라 문화와 별반 다르지 않은 현대사회 속 우리들의 모습을 보는 듯한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바쁘고 힘든 자신의 삶에만 집중하다보니 주위를 돌아보거나 마음 한켠을 내어줄 여유없이 돌아가는 현대인의 일상을 돌아보게 한다. 진실을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듣고 보고 싶어하는 것만 보려는 현대인들의 태도를 꼬집는 좀 무게가 있는 책이랄까.
제목에서의 구멍은 주인공 마르코의 마음속 한구석 자리하고 있는 어둠을 의미한다. 아니 현대인들의 마음 속 어둠일지도 모르겠다.
예전과 달리 현대사회에 이혼률이 이런저런 이유로 늘어나 가족의 해체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방황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거나 귀 기울여 들어줄 사람의 부재를 엿볼 수 있었다. 주인공 마르크는 길을 걷다가 구멍에 빠져 나갈 수 없게 되면서 지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그 누구도 귀 기울여 들어주지 않는다. 다만 떠돌이 개 라피도만이 유일하게 마르코의 말을 들어주는 친구가 된다.
과연 아이가 어떻게 구멍을 빠져나올 수 있을까? 관심을 가지고 읽다보니 쉽게 읽혀질 정도로 이야기의 흐름이 원활하면서도 무게감이 있는 책이었다. 자신의 어둠을 몰아낼 수 있는 것도 결국은 남이 아닌 자신뿐이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아이와 함께 어른들도 꼭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울 아이는 아직 단편적인 줄거리로만 받아들이는 면이 없지 않아 재미가 덜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아이들의 말을 제대로 잘 들으려하지 않는 어른들의 이야기는 어느 정도 공감한다며 아이에게 항상 어른의 생각만 강요하고 있는 일방통행에 불만을 토로했다. 그 속에 이 엄마도 포함 됐었나 반성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