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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노릇 지침서
이시카와 유키 지음, 이수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첫 아이를 출산하고 아이를 돌보는 일이 한참 서툴렀던 기억이 난다. 아기를 포대기에 제대로 업을 줄도 몰라서 안는 띠만 매고 다녔고, 아이가 울면 어찌할 줄 몰라 좌충우돌할 수밖에 없었던 초보엄마의 시절. 친정과 멀리 뚝 떨어져 지방에서 살았기에 가족으로부터의 어떤 도움도 전화선밖에 의존할 수 없었고, 요즘처럼 인터넷도 없었던 때라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아 당황했었다. 다행히 좋은 이웃사촌들을 만나 육아의 어려움을 많이 덜 수 있었지만....
아이가 커가면서 울고 떼쓰고 반항하는 모습을 보면서 누군가 엄마가 되는 길은 도를 닦는 것과 같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도를 닦는 일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고 갈 길이 멀지만 항상 좋은 부모가 되고자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으려 한다. 좋은 부로로서의 결심이 작심삼일이 허다해서 강연회도 다니고 육아관련 방송도 보고 책도 도움을 받아 자꾸 나를 채찍질해야 그나마 연속선상에 근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육아에 관한 엄마의 태도가 어떤지에 따라 아이의 미래모습이 천차만별로 변할 수 있다기에 평소 아이들에게 했던 말투 행동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과연 불량 엄마인지 좋은 엄마인지 자각하게 만든 책이다.
한참 불량식품이 불거지면서 예전, 아이들 학교 운동회 때, 좀 편하고 싶어 손수 싼 도시락이 아닌 분식점의 김밥이나 피자, 치킨을 배달해 먹으면서 내심 요즘 아이들이 이런 것 좋아하니까 하면서 자기 합리화에 빠졌었던 생각. 간식을 주면서 때론 전자렌지에 데워 바로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 음식도 마다하지 않았던 안일함을 다시 반성해 본다.
일본작가의 글이지만 여러 엄마들의 사례가 우리나라의 현실과도 많이 닮아있음에 적잖이 놀랐다. 아이의 여러 가지 배움에 있어 열성을 다하기도 하지만 조금은 시대의 편리함을 누리고 싶은 엄마로서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여러 사례 중에 어떤 부분에 속하는 엄마인지 판별해 볼 수 있었다. 여러 가지 부족한 엄마로 그대로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 부모교육서를 보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부단히 갈고 닦는 수양을 해나가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