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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몸무게가 또 늘었겠다 ㅣ 눈높이 어린이 문고 99
한국동시문학회 엮음, 박문희.윤영숙 그림 / 대교출판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마음이 맑아지는 동시집이 대교에서 새로 나왔다. 동시는 어린이나 어른이 모두가 읽어도 좋다는 생각을 평소 해왔다. 요즘처럼 경제가 어렵고 마음이 헛헛한 이때에 어린시절의 맑고 순수한 그 마음을 담은 동시를 읽노라면 한참 잊고 있었던 마음 속 저편의 순수함이 풋풋하게 뛰쳐나와 빼꼼히 문을 연다.
자연이나 사물을 보는 우리의 눈을 한층 다른 시각으로 바라 볼 수 있는 동시.
얼마 전 강연회에서 들은 이야기인데 동시를 많이 듣고 자란 아이일수록 감성이 풍부하고 마음의 여유도 생기며 창의력도 좋아 생각하는 힘이 많이 자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우리아이는 저학년 때는 조금씩 동시를 보았었는데 고학년이 되면서는 전혀 읽을 기회도 없었고 읽으려고 시도도 안 해봤다. 주위 아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오로지 명작동화, 전래동화, 위인동화, 창작동화, 학습지식총서 등의 지식과 교육관련 저서, 자기 계발 동화를 많이 접하긴 했어도 동시를 일부러 읽혀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조금 후회가 된다. 고학년이 되면서 전자기기에 익숙해지고 자연과 멀어지기 시작하면서 마음이 각박해져가는 아이들을 볼 때면 안타까운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엄마가 많이 먹어서 몸이 불었다고 생각했을까 생각했는데 걱정거리가 불어나 엄마 몸무게 또 늘었겠다. -67p
라고 이야기 한 걸 보면 혼자 집에 있을 수 있는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어린아이 대하듯 전화로 자꾸 걱정하는 소리를 하자 이렇게 시를 쓴 것 같다.
재미있었던 또 하나 동시 중 엄마의 잔소리를 들으며 어떻게 하면 그 소리를 듣지 않을지에 대해 쓴 [귀에 박힌 못]에 보면
말씀하시기 1초 전
고 짧은 시간
..........(중략)
어차피 해야 할 일
내가 먼저 한다면
박힌 못 저절로 뽑히고 말거야.
를 보면서 미소가 지어졌다.
이외에 재미도 있고, 기발하기도 하고, 마음이 휑해지는 동시도 있다. 동시를 읽으면서 아이들에게도 동시 한편 써보라 했더니 좀처럼 잘 안 써진다고..... 후닥거린다. 차근히 시간내서 일기 대신 써라고 권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