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하고 쫀득~한 세계사 이야기 2 - 중세 시대에서 신세계 탐험까지 생각이 자라는 나무 14
W. 버나드 칼슨 지음, 남경태 외 옮김, 최준채 감수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종종 사람들은 세상살이가 힘들다고 말한다. 이는 개인에게만 치우친 이야기는 아니다. 나라도 그 나라의 국민들도 세계에서 살아남기가 정말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모교수의 강의 중에 세계지도를 펴고 그 속에 한국을 보라고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러면 세계를 보는 눈이 달라진다고...

사실 학창시절 세계사는 공부였고 시험으로 임했던 과목이기에 이유 없이 무조건 왕조나 전쟁을 달달 외우기만 했다. 우리나라 역사도 아닌데 뭐에 써먹느냐며 궁시렁대면서.... 지금에 와 생각해보니 글로벌 마인드를 갖기 위한 공부인데 그때는 왜 그런 생각을 못했는지 중학생 때라 너무 어렸었나하는 생각도 든다. 그 이후로는 세계사를 배운 적이 없어 기억도 희미하다. 세계화가 화두가 되는 이 시대에 살면서 인터넷이나 방송매체를 통해 세계소식을 발 빠르게 접하다보니 세계사를 아는 것이 현재 세계정세나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그 속에 우리의 위치나 나아갈 길을 그려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 배우고 아는 삶이 즐겁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가 진짜 아는 만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흐믓하다.

세계사 이야기 2권은 중세유럽, 이슬람제국, 후기중국,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마야와 아스텍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작가가 미국인이어서 우월적 백인주의 사상으로 본 세계사일까 싶었는데 비교적 그런 느낌 없이 균형적 시각으로 본 세계사란 생각이 든다.

과학사회학박사이기도 한 저자는 세계의 기술문화발명의 흐름을 따라 과학적 사회적 시각에서 바라본 세계도 강하게 부각되어 보인다. 짧지만 한글발명이라든가, 금속활자 직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간략한 한국사도 만나볼 수 있다. 사진자료도 풍부하고 각 장마다 그 시대의 지도로 나라의 위치나 행적을 추적해 볼 수 있어 좋다.

 

그 중 제일 관심 있던 부분이 이슬람제국과 중국의 이야기다. 지금도 불거지는 테러나 중동에 일어나는 전쟁으로 이슬람이 궁금했고, 중국의 경제는 세계 산업의 블랙홀과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 기억에 의하면 유럽과 아메리카의 이야기는 짬짬이 기억나는 테마가 많아 좀 아는 것이 있다고 생각되는데 이슬람에 대해서는 그리 많지 않은 듯해서다.

이 책에서 보면 이슬람문화는 다른 나라의 문화나 기술을 들여오는데 관대한 정책을 썼고 이를 더욱 발전시키는데 힘을 썼다. 중세 이슬람 세계에서는 국민들이 쿠란을 교육받았기에 글을 읽는 사람이 많았고, 중국에서 들여온 종이기술로 책의 제작과 유통이 비교적 자유로워 천문학, 수학, 연금술, 등 많은 발전이 있었다 한다. 무슬림 왕조가 설립한 대규모 도서관의 존재로 보면 이슬람이 한층 빛을 발한 시기라 할 수 있다. 반면에 중세 유럽은 책 만드는 일을 교회가 엄격히 통제했고 제작비용도 많이 들어 사설 도서관의 규모도 작은 편이었다. 문화의 흐름이 중세에는 중국, 인도인 아시아에서 이슬람으로 또 유럽으로 흘러가는 것을 느껴볼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목판인쇄술 이야기 중에 세계최초로 활판 인쇄를 한 나라는 중국인데 발전시킨 나라는 한국이며 한국인이 중국의 인쇄소장으로 있던 시기에 인쇄된 당시 인쇄소의 모습도 자료로 볼 수 있다.

다른 나라의 기술을 과감히 들여와 발전시키는 정책은 이슬람이든, 유럽이든, 중국이든 가장 그 시대를 주도할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된다.

정치제도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닌 기술과 지식, 발명의 재미있는 이야기도 볼 수 있는 세계사 책으로 추천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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