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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 중학생
타무라 히로시 지음, 양수현 옮김 / 씨네21북스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제목을 보면서 중학생시절 집이 없어 고생했다는 이야기인가 했는데 가난하지만 행복하다라는 내용의 문구와 함께 띠 표지에 풀과 골판지를 먹는 사람이 나와 있다. 주인공이 79년생이고 그렇게 어려운 시대는 아닌데 복지가 잘 돼있다고 알고 있는 일본에서 어떤 사연이 숨어 있었단 말인지 궁금했다.
일본에서 개그맨으로 활동하는 타무라 히로시가 어려운 청소년 시절을 이겨내고 지금에 이른 이야기다.
집이 차압당하면서 하루아침에 형과 누나 그리고 주인공 이렇게 세 형제가 거리로 내몰리게 되었을 때 타무라는 공원에 노숙하면서 굶주림으로 풀과 골판지까지 먹게 된다. 어쩜 그런 상황인데도 밝고 긍정적인지. 다행히 친구 부모님의 도움으로 노숙을 마감하고 친구 집에서 잠깐 신세를 지게 되고, 얼마 뒤 그동안 따로 생활하던 세 형제가 주위의 도움으로 거처할 집이 마련되면서 잠깐의 행복을 누리게 된다. 하지만 또 다시 연명할 정도로의 식사를 해야 했던 어려움 속에 놓이게 되고 그 속에 세 형제가 느꼈던 맛의 저편이야기는 가슴을 더욱 찡하게 했다. 밥 한술을 단맛이 날 때까지 오래 씹어 넘기면서 행복을 느끼다니 ........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슬프고 불행했던 일들이 많아 삶에 흥미를 잃었고, 돌아가신 엄마를 만나러 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한 타무라에게 삶의 용기를 불어넣어준 쿠도 나츠미 선생님이다. 15살 방황하는 소년에게 자신의 고민을 상담하면서 다가선 선생님. 학교생활에 불성실한 학생에게 일방적인 훈계나 질책으로 다가선 것이 아니기에 자존심이 강한 타무라는 마음을 열어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 할 수 있게 된다. 그런 중요한 문제는 편지로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장문의 편지로 타무라의 장점을 칭찬 해주시며 돌아가신 엄마가 타무라가 어떨 때 기뻐하실지 생각해 보라며 고민이 있을 때 힘이 되어주겠다고 전한다. 그 이후 타무라는 엄마가 칭찬해 줄 만한 아들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 한다.
불성실한 학생에게 그 아이의 마음을 토닥이며 인생의 큰 전환점을 안겨다 준 진정한 선생님. 교사로서의 자격이 충분하신 선생님이란 생각이 든다. 권위적인 체벌 없이 마음을 움직여 인생의 큰 지표가 될 만한 선생님이 우리 아이들에게도 있었으면 하고 바래본다.
우리 아이들도 모두 이 책을 읽었다. 가난 속에서 풍기는 가족애, 불행을 이겨내려는 마음이 우리 아이에게 어떻게 와 닿았을지. 아직 굶주림이란 것을 잘 모르는 우리 아이들과 책에서처럼 먹고 싶은 것을 참으며 천천히 맛의 저편을 느껴보는 식사를 해보았다.
진짜 한참을 씹은 밥은 입안에 단맛이 강했다. 요즘처럼 풍부한 시대에 가난으로 인한 굶주림이 어떤 것인지, 불행한 일들로 인한 사춘기의 방황을 간접경험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초등 고학년이상이면 누구나 읽어보아도 좋을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