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살의 판타스틱 사생활 보름달문고 29
요안나 올레흐 지음, 이지원 옮김, 윤지 그림 / 문학동네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아이의 판타스틱 사생활이 과연 뭘까? 하는 궁금증으로 찬찬히 책장을 넘기니 차례를 소개하는 것이 색다르다. 4장으로 나뉘어 소개한 일기의 제목을 낱말 찾기 형식으로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점점 고정관념을 깨는 듯 책 속으로 빨려가는 느낌이다.

조립장난감에 끼워둔 가족 인형의 그림과 가족을 소개하는 설명서가 나온다. 정말 범상치 않은 일기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 내용은 소년이 바라보는 가족 하나하나에 대한 나름 재미있는 정의를 내려 소개하고 있기에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동생들을 괴물이라 칭한 것도 재미있고 그 중 막내 괴물의 소개를 잠깐 소개하면,

이름이 세 개나 되는 암컷....... 식욕은 발달했으나 지능은 발달하지 않음. 이빨 일곱 개 내 손목에 난 잇자국을 보면 알 수 있다.기저귀에 오줌도 싸고 젖병도 물고 인간의 말을 쓰는 것을 거부하는 등 전술적으로 바보인 척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이것은 모두 엄마의 ‘우리 예쁜 아기’ 자리를 지키기 위한 책략인 것이다. -6p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든 열두 살 소년 미지오웩의 365일 일기를 토대로 쓰어진 이야기인데 아이의 솔직한 감정을 위트 있게 잘 표현하고 있다. 폴란드의 문화와 생활을 담아낸 이야기인데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그런 아이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즐거움에 연실 웃음이 나온다.

엄마에게 더 이상 ‘우리 아기’란 말을 듣기 거부하는 사춘기에 접어드는 소년의 몸부림과 이성 친구에 대한 이야기, 부모를 바라보는 시선이 그 아이의 눈높이에서 쓰여진 나름의  비평과 분석을 보노라면 부모로서 자성도 든다. 그리고 아이를 좀 더 이해해야 되겠구나 생각을 했다.

기억에 남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그 중 엄마가 아빠에게 화났을때 하는 요리에 이혼요리라 이름붙이는 이야기, 시궁쥐 이름붙이고 키우면서 일어나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울 아이들도 자기들만의 은어로 우리 이야기를 하겠지 하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창작동화를 엄청 좋아하는 울 아이는 이 책도 집에 도착하자마자 꿰차고 읽기 시작했다. (엄마도 보여주지 않고...... ) 읽는 내내 웃으면서 보더니 일기가 뭐 이렇게 재미있냐며 자신도 이렇게 좀 재미를 더해서 써봐야겠다고 말한다. 울 아이의 일기장도 자기만의 판타지로 나오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그 속에 나오는 울 가족의 모습은 어떻게 그려질지 걱정스럽긴 하지만 말이다. 일기쓰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라면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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