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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 - 융 심리학이 밝히는 내 안의 낯선 나
로버트 A. 존슨 지음, 고혜경 옮김 / 에코의서재 / 2007년 3월
평점 :
그림자에 대해 아주 어릴 때 생각해 본적이 있었다.
동굴벽에 비친 그림자가 바로 이 세상이라고.
그래서 이 세상은 실체가 아니라 그림자라고.
하지만 난 그림자 세상에 살고 있고 여기를 탈출하려면 죽음이라는 의식을 통과해야
나갈 수 있는 것인데, 그럼 난 무엇을 해야하지?
플라톤의 동굴비유에서 느낀 학생시절의 생각의 단편들이다.
이제 또 한번 그림자를 만난다.
이 사람은 외부로 들어나 있는 자아가 다가 아니라고 한다.
내 속에 그림자가 있다한다.
이건 허위나 허상, 뭐 그런 것이 아니라 내가 인정해야 할 또 다른 내 자아란다.
이 그림자는 고도의 도덕적인 행위를 할 때, 그 행위가 빛이라는 그 빛에 지는 그림자라고 한다.
이런 에너지는 인간 사회에서 배제된 어떤 것이기 때문에 마음 구석에서 조금씩 쌓여가고 있는
것이란다. 그래서 어느 순간 핵폭발처럼 터져 나온다고 한다. 전쟁, 테러, 범죄, 등등 수많은
허용되지 않은 행위의 모습을 띠고서...
그래서 그 그림자를 껴안아야 하고, 그래야 균형잡힌 자아를 만난다고 한다.
세상은 동전의 앞, 뒷면처럼 상반되는 두 개념이 항상 존재한다.
이건 아주 오래전에 알던 것이다.
그냥 알았던 것이다.
하지만, 마음 속 깊이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모순이니까.
세상에서 그 어떤 창으로도 뚫을 수 없는 방패와 그 어떤 방패도 다 뚫는 창은 함께 있을 수 없다.
하지만 그런게 있는 게 세상이다.
그런 모순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사는 방법이다.
내 마음 속에도 이런 모순이 있다. 한 없이 선한 모습과 한 켠에 울고 있는 그림자.
그 그림자를 잘 못 버려두면 나중에 어떤 이에게 이 그림자를 내려 놓을지 모른다.
어떤 폭력적인 모습으로 그림자를 내려 놓을지 모른다. 그래서 그 누구에게 더 큰 그림자를
만들지...
나는 오늘 내 그림자를 보았다.
울고 있는...
그래서 그 아이를 조용히 일으켜 내 무릎에 앉혔다. 그리고 눈물을 닦아 주었다.
"이제 다시는 혼자 두지 않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