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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아트리체 2 ㅣ 베아트리체 2
마셰리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6년 4월
평점 :
베아트리체- 마셰리. 다시한번 더 주어진 그녀의 삶에서 행복을 배웁니다.
베아트리체입니다. 전생에 대한민국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 몇번이나 탈락의 고배를 마신 주인공이 결국 공무원을 포기하고 다시 수능을 쳐 직업을 가졌으나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뜨게 되는데, 이때 다시 눈을 떠보니 한국이 아닌 또 다른 세계에서 왕의 사생아로 눈뜨게 되었고 그 모든 전생의 과거를 기억한다는 설정의 이야기입니다. 35세의 이른나이에 생을 마감했던 그녀는 한번 더 주어진 삶에 무척이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살아가게 되는데 그녀의 삶이 왕의 사생아로서 노예였을 지언정, 베아트리체의 또 다른 이름인 '클로이'는 불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클로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왕이 그녀를 23년만에 다시 찾아와 왕녀로 만들어 고위귀족에게 시집보내져버린 일은 그녀 인생에서 행복하지 않았던 기억으로 남겨져있죠.
클로이는 노예에서 왕녀가 되어 베아트리체 라는 이름을 선사받지만,
그녀는 왕녀 '베아트리체'보다 노예 '클로이'로서 약방 노예로 살았던 시절이 더 행복했다고 말하는 그런 여자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약방노예로 23년간 일했던 시절이 왕녀로써 팔려가듯 시집보내져 지냈던 생활보다 더 행복했다고 말하는 클로이. 그런 클로이에게 또 한번 인생의 위기가 닥치는데 바로 그녀가 왕녀로 살던 엘파사에 제국이 침략해 들어와 그녀의 허울뿐인 가족인 왕과 왕녀들이 눈앞에서 잔혹한 죽임을 당하는걸 목격하게되고, 그 사건의 원흉이 바로 그녀의 남편 길버트였다는 점에서 다시한번더 배신감에 치를 떨게되는 클로이입니다. 하지만 제국의 검을 들고 그녀의 나라를 침략해온 알렉산드로 대공은 그런 그녀를 무엇때문인지 살려두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재미있어 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나라의 배신자 길버트는 제국에 기생해 한자리 차지하고 앉은 간신배로 그의 부인인 베아트리체 역시 왕녀니까 죽여버리라고 알렉산드로 대공에게 권하지만 대공은 그런 길버트가 원하는대로 해주기 싫다는 이유에서였을까요? 그녀의 목숨을 살려주게되고, 그녀는 노예에서 왕녀, 그리고 다시 제국의 노예라는 삶으로 떨어지게되는거죠. 전생을 기억하는것도 부족해 노예였다가 짧은 왕녀의 삶을 뒤로한채 다시 제국의 전쟁노예로 떨어지고 만 클로이.
그녀의 이 굴곡많은 인생은 대체 어떻게 진행되는걸까요.
이야기를 읽으면서 클로이(베아트리체)가 전쟁노예로 끌려가 어떻게 대공의 눈에 띄게되는건지 많이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그녀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나가며 약방노예 출신이던 그녀의 전직경험을 살려 제국의 약방에서 일하게되는 행운으로 그녀를 이끄는데, 그런 과정에서 대공의 말을 구하게되고 주변사람들의 눈에 띄게되면서 그녀의 모습이 다시한번 더 빛을 발하게됩니다.
그리고 그 모습들이 클로이를 굉장히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의 여성이라고 느껴지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던 작품입니다.
이야기 구성자체는 과거와 환생. 왕의 사생아 노예에서 왕녀. 그리고 다시 전쟁노예라는 인생굴곡이 심한 여주인공이 침략국의 1등신랑감 대공의 눈에 들어가는 과정을 이야기하고있는데 전반적으로 차곡차곡 착실하게 대공과 노예 클로이의 관계형성에 집중하고있습니다. 이 대공이라는 남자가 여자에게. 그리고 그의 생모에게 호되게 배신아닌 배신을 당한터라 여자들에게 참 나쁜 남자인데 자꾸만 머리카락도 사내녀석처럼 자르고 자신을 유독 무서워하기만 하는 노예 클로이가 신경쓰이게되는 거죠.
클로이는 제국의 대공이 자신의 배다른언니를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죽이는 모습을 두눈으로 목격한터라, 혹시나 그녀가 왕녀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길었던 검은 머리카락도 사내처럼 잘라내고 옷도 바지를 입고 다니는등 왕녀로써의 지난 흔적을 모두 지워버리고 대공을 모시고있는 터라, 대공이 그저 자신에게 관심없어주는게 그녀의 평안한 삶을 위해서 도움이된다고 느끼고있는 모습인데.. 우리 대공은 자신을 너무 두려워하고 무서워하는 클로이가 자꾸만 눈이 가는 이 아이러니라니. 즐거웠습니다.
전반적으로 캐릭터 설정도 이야기 구성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클로이라는 여주인공이 전생의 기억을 안고 다시 환생해 살아가는 이야기라는 점과 그녀의 분위기가 굉장히 따뜻하고 삶에 감사할 줄 아는 행복한 여인을 그리는 모습 또한 나쁘지 않았습니다. 더불어 작가님이 깨알같이 묘사하는 요즘 유행하는 드립들이 2권 하단부터 눈에띄게 적절하게 사용되어서 그런 센스도 좋았구요.
다만,
개인적으로 주인공 1인칭 시점을 몹시 선호하는 취향을 기준으로 이야기 드리자면, 이야기가 너무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진행됩니다. 더불어 등장인물의 행동을 묘사함에 있어서도 문장속에 "어떻게"가 너무 많이 빠져있습니다. 누가. 언제. 어떻게. 무엇을. 왜.라는 6하원칙으로 기준으로 문장속에 막연히 묘사되는 결론들은 그들이 "어떻게"해서 이런 결과를 얻게 되었는지에 대한 부분이 누락된 채 그저 결과가 이러하다. 라는 이야기로 끝맺는 부분들이 많아서 몹시 아쉬웠던 책입니다.
게다가 작가님이 책 쓸때의 습관인듯한데 이야기속에 "사실은"이라는 이라는 명사를 너무 남발합니다.
모든 이야기의 문장이 기승전결로 봤을때 이야기를 끝맺고 나서 다시금 "사실"이라는 단어를 덧붙여 모든 이야기에 또 다른 추가되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합니다. 사실은. 사실. 온통 사실사실 거리는 문장이 책읽는내내 몹시 불편했습니다. 앞뒤 자연스럽게 연결해 사실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좀 더 매끄럽게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문장으로 만들어졌었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안할수없었던 책입니다. 너무 잦은 "사실"이란 단어 사용과 문장으로 인해 개인적으로 그부분이 아쉬웠던 부분입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대부분의 문장이 과거형으로 끝맺어지는 점 또한, 이 책의 몰입을 방해한 요소입니다. 이 또한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오는 문제일 수 있는데 등장인물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작품들은 그 인물에 대해 집중도가 높아지고 몰입이 더 잘된다고 생각하는 1인입니다. 그래서 캐릭터 위주로 책을 선호하는 저같은 사람들에게는 주인공 시점이 굉장히 중요하죠. 헌데 이 책은 아무래도 작가 시점에서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심지어 대부분의 문장들이 과거형으로 끝맺으면서 ~했었다. ~했다. 등으로 문장이 끝이 맺어지니 현시점이라는 생각이 도무지 들지않아서 역시 안타까웠던 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 주인공 시점이 되고 문장을 더 다듬는다면 정말 좋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는 시간들은 즐거웠습니다. 착하고 부드러운, 따뜻한 느낌을 가진 클로이가 전생과 현생의 기억을 모두 가진채 타인을 대하는 방법이나 삶을 마주하는 자세등이 굉장히 느낌이 좋았습니다. 물론 여자에게 일말의 감정도 없던 대공이 자신을 모시는 노예 클로이게 감정을 가지게 되면서 변해가는 과정들 역시 좋았습니다. 앞으로 클로이가 "베아트리체"가 아닌 클로이로써 어떻게 대공과의 이야기를 만들어 갈지 궁금해지는 작품입니다. 느리지만 성실하게 착실하게 관계를 만들어가는 두사람의 이야기는 어떤식으로 마무리 될지 궁금하게 만들었던 이야기입니다.
아직 완결이 아닌게 함정~ 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