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
보리스 비앙 지음, 이재형 옮김 / 뿔(웅진)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지인에게 선물받아 읽을수 있게된 보리스 비앙의 책 "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 입니다.

 

정말 도대체 누아르 소설이란 무엇인걸까요? 사실 고전과 친하게 지내지 않았던 저인지라 보리스 비앙이란 작가에 대해선 처음 만나본 책입니다. 1900년대초 미국의 모습을 참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정말 이 시대에 미국은 이렇게 아주 심하게 많이 자유분방했던 것일까요?완벽하게 19금 딱지를 달고 출판되었어야할법한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의 미국도 그렇긴 하지만 이 시대의 미국은 제 상상의 범주를 벗어나는 아주 프리한 세상이었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주인공들만 그런걸까요?)

 

그리고 일단 굉장히 강렬한 작품입니다. 책의 스토리를 간단히 정리해보자면 겉모습은 백인에 가깝지만 그 속은 흑인과 백인의 혼혈로써 자신 스스로 완벽한 백인이 되지 못한 주인공이 인종차별적인 백인들에 의해 사랑하는 동생을 잃음으로써 백인들에게 복수하고자 계획을 세우며 부유한 가문의 두 딸에게 접근해 그녀들을 살해할 계획을 세우는 이야기입니다.

 

사건의 본질은 복수라는 점인듯하나,(정말 복수인걸까요?) 책은 복수와는 별개로 주인공의 자유분방한 모습들을 많이 표현하고있습니다. 주인공의 섬세한 심리묘사나 주변인물들의 내면의 모습등은 어째서인지 찾아보기도 어렵고 이해하기도 어렵습니다. 게다가 이건 뭐 주인공 리 앤더슨이 카사노바도 아니고 눈만 맞으면 모든 여자들 눈에 하트 뿅뿅이니 어쩐지 영 대책없어보이기도 하고 영 주제를 벗어난 듯한 스토리 진행방식인것도 같지만, 이렇게 내면의 심리상태나 표현등을 배재한체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그려내는게 프랑스 누아르 소설이라고 하니..그저 무지한 저로써는 아..그러려는가보다. 해야지요.

 

하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 사실..리 앤더슨은 왜 굳이 자신의 인생과는 전혀 상관도 없어보이는 부유한 백인 자매에게 복수를 하려고 했던 것일까.? 흑인인 동생이 백인소녀와 사귀다 그 부모에게 죽임을 당해서? 혹은 백인들이 지배하는 세상이 싫어서? 그것도 아니면 흑인을 인간취급하지 않는 그들의 모습이 싫어서? 어떤 이유에서든 리 앤더슨은 백인 사회에 대해서 복수를 다짐하고 그 첫번째 행동으로 그들이 혐오해 마지 않는 자신의 몸속에 흐르는 흑인의 피를 감춘채 그녀들과 성관계를 맺습니다. 그러면서 속으로 새각하죠. 너와 같이 잔 인간은 흑인이다. 기분이 어떠냐. 이런 심리로..

 

분명 그 시대 미국사회가 어떠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리가 왜이렇게 까지 망가져야했는지는 쉽게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냥 백인같은 겉 모습으로 편하게 살아도 되지 않았을까요? 그것도 모자라 자신의 목숨을 걸고 어찌보면 어이없어 보이기까지한 복수를 다짐하는 모습조차도 저로써는 정말 이해가 안되더군요. 그에겐 그렇게라도 해서 백인사회에 대해서 복수를 하고 싶었던 걸까요?

 

지금이야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그 시대 흑인들의 삶이 어떠했을지 대략이나마 상상할수 있었던 책인것같습니다. 백인들과의 삶에서 결코 자유로울수 없었던 흑인들의 모습을 얼핏 살펴본듯한 찜찜한 기분이 듭니다. 물론 아직도 사회 곳곳에 남아있는 인종차별주의적인 사상들과 행동들이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에게 막대한 해를 끼치고있긴 하지만.. 그래도 그 시대에 살면서 용감하게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이야기를 펼쳐낸 작가의 용기에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쩐지 마무리가 안되는군요. 강렬했어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복수에 대해서 자신의 목숨을 다 받쳐 악에 받쳐 일어나는 리 앤더슨의 모습도 강렬했고, 프랑스 고전 누아르 소설은 이런 분위기인걸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19금 딱지의 사실적인 묘사들도 마찬가지구요. 아무튼 뜬금없는 결론을 지어 보자면 지구상에선 인종차별이 없어져야해요..위아더월드 를 외치면서 제발 다들 잘 먹고 잘 살았으면..(급허접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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