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더스트 Nobless Club 2
오승환 지음 / 로크미디어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뉴욕더스트, 대체 넌 정체가 뭐니.

 

처음 이 책을 만나면서 기대했던 점은 꽃을 만지던 청년이 꽃 대신 도끼를 들고 살인을 저질러야 했다는 책의 소개글을 읽고나서부터 그의 이야기가 궁금해서이다. 대체 무슨 이유로 꽃 대신 도끼를 선택해야만 했던걸까? 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만났던 책. 하지만 웬걸.. 가볍게 읽기에 이 책은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했고, 너무 많은 걸 보여주려해 오히려 다소 부담스러웠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하게한 꽃 대신 도끼를 선택한 남자의 이름은 암호명 '라훌라'. 그는 십여년전 사랑하는 여인의 복수를 하기 위해 도끼를 선택했고, 그 선택으로 평범한 삶 대신 지옥같은 용병의 삶으로 흘러들게된다. 다른 그 누구보다 뛰어나고 어떤 누구보다 완벽한 살인머신으로 변신한 그의 모습은 용병일 때의 이름은 '라훌라'와 그런 그 모습을 숨기기 위한 위장된 삶의 꽃집 주인의 이름은 '존 이엔'  마지막으로 도끼를 들수밖에 없었던 그 시절의 '이 진후' 라는 분명 동일 인물이지만 각각의 삶이 너무나도 다른 세사람의 내면을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너무 아쉽다. 앞서 말했듯이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했기에 모자라는것보다 못하게되버린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복수를 위해 손에 묻은 피를 씻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평범한 한 남자에게 포커스를 잡고 이야기를 진행하던가 그도 아니면 외교적 수단으로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의 각각 정치적 이야기에 가닥을 잡던지.. 그것도 아니면 차라리 라훌라의 로맨스에 초점을 맞추던지 했어야했던건 아닐까. 그 모든것을 책에 담으려고 했던 작가의 노력은 알겠지만.. 받아들이는 독자의 입장으로써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중간한 느낌이라고할까..

 

라훌라의 어설픈 로맨스(약혼자의 복수를 위해 칼을 든 남자가 너무 쉽게 사랑에 빠지고 그를 너무 많은 여자들이 사랑한다며 목숨을 내놓는건 대체 뭔지)는 정말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었으며, 라훌라 역시 그녀들을 사랑한다는 건지 만다는건지 모호하게 선을 긋는것도 갑갑했다. 게다가 정치적으로 미국과 중국 거기에 한국과 일본의 관계들은 왜 또 그렇게 복잡한지..얽히고 설켜 누가 누구를 위한 공작을 펼치는지 저 요원은 대체 어느 소속이고 목적이 뭐며 소모품일듯한 캐릭터에 왜그리 비중높은척 포인트를 주는지..도대체가 정신이 없는 이 라인들을 어떻게 속시원하게 풀어낼수 있을까. 그 노선들을 이해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들었던지...

 

사소한 예로 머리좋고 대학도 좋은곳을 나온 남자가 그저 단순히 모험이 하고 싶어 용병으로 들어간뒤 무참히 많은 총질중에 겨우 라훌라가 어린아이 머리에 총을 쏴댔다고 그 이후 몇년이나 그 아이의 신음소리가 섞인 악몽에 시달린다는건 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건가. 그 이후로도 몇백번이나 총질로 사람을 죽이면서도 왜 그 악몽을 못받아들이고 힘들어한다는 설정인걸까. 이건 정말 너무 모순이지않은가? 그럴거면 그는 그 악몽을 벗어나기 위해 오히려 죽음에서 멀어졌어야 하는거 아닌가? 뭐..그래도 저마다의 악몽을 저마다의 방법으로 벗어난다는걸 이야기하고는 있지만..글쎄.. 내게는 역시 어렵다..

 

내가 느낀 이 책의 전체적인 큰 그림은 "사랑하는 여인을 잃은 남자의 복수가 결국 거대한 단체의 개입으로 남자의 삶이 바뀌고 바뀐 삶에서 만나게되는 작은 인연과 사건사고들이 모이고 모여 결국 라훌라에게 모드 플러스 요인이 되며 마지막에 어이없는 반전으로 향한다." 이건데... 글쎄.. 과연 그 마지막 결론을 억지로 그렇게 작위적으로 끼워맞췄어야할까? 왠지 억지로 맞춰진듯한 설정이라는 느낌을 쉽게 지울수가없다. (물론 내가 그 반전을 받아들이기 싫어서 이렇게 느끼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라훌라에게도, 존 이엔에게도 하다못해 이 진후에게서도 아무런 감흥을 느낄수가 없었던 캐릭터가 무척이나 안타깝고 아쉽다. 분명 책 자체는 나름대로 잘 읽은것 같은데 책을 읽은뒤 느껴지는 이 씁쓸함의 정체를 도저히 모르겠다.  어딘지 모르게 브이 포 벤데타의 브이가 떠오르는 뉴욕 더스트. 물론 브이 포 벤데타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어찌되었던 앞으로 떠오르게될 이 책에 대한 내 느낌은 받아들이기 힘들고 어딘가 아쉽다는 그런 씁쓸함으로 남게될것같아서 많이 안타깝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정치적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취향에 맞으실지도 모르겠다. 다만 내가 정치적인 이야기에 적응이 안되어 힘들어 한것일수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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