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머니로드 - 돈의 흐름을 바꾼 부의 천재들
장수찬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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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이야기들이지만,
전체를 일관하는 주제와 흐름은 미약하고 산만하다.
조선 시대의 돈과 군대에 관련한 이야기들의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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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의 법고전 산책 - 열다섯 권의 고전, 그 사상가들을 만나다
조국 지음 / 오마이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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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조국 교수가 '현대 민주주의 법사상의 뿌리'가 된, 15권 법고전의 사상과 현재 한국 사회에서의 그 모습을 설명하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깨달은 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저 수백년 전의 사상가들 보다도 진부하고 고루하다는 것입니다. 


21세기의 우리는 산업혁명이니, 정보통신 혁명이니 하는 로켓 근두운을 타고 민주주의를 확장한다며 날아다녔지만, 혁명의 시대를 살았던 사상가들의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하는 손오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들의 시대에 인식하지 못했던 환경이나 동물권 등의 분야에서는 우리가 주머니를 뚫은 송곳이지만, 가장 기본인 인간의 자유와 평등에 대해서는 그들의 생각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우리는 머리도 가슴도 수구 꼴통입니다. 나를 금이 가게 만들고 싶습니다.


책은 강의 내용을 기반으로 쓰여진 책이라 개념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읽기가 매우 편합니다. 10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의 소제목과 소개글 만으로도 절반은 먹고 들어가는 책입니다.


1장. 사회계약 : 인민의 자기 계약을 통한 국가권력의 형성

           - 장 자크 루소 《사회계약론》

           - 자유는 평등 없이는 존속할 수 없다.


2장. 삼권분립과 '법을 만드는 방법' : 권력이 권력을 저지하도록 해야 한다.

           - 몽테스키외 《법의 정신》

           - 재판권은 시민 가운데 선출된 사람들이 행사해야 한다.

           - 국가는 모든 시민에게 생활을 보장해야 한다.


3장. 입법권의 한계와 저항권 : 인민은 폭정을 무력으로 제거할 권리가 있다.

           - 존 로크 《통치론》

           - 인간은 폭정으로부터 벗어날 권리 뿐만 아니라 그것을 예방할 권리도 갖고 있다.

           - 소유권은 노동이 첨가된 것에 대한 권리이다.


4장. 죄형법정주의 : 형사사법체계는 총제적으로 개혁되어야 한다.

           - 체사레 베카리아 《범죄와 형벌》

           - 범죄에 대한 처벌은 오직 법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 형벌은 범죄에 비례해야 한다

           - 범죄를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형벌의 잔혹성이 아니라 형벌의 확실성에 있다.


5장. 소수자 보호와 사법통제 : 민중을 위한 사회대개혁과 입헌민주주의 구축

           - 토머스 페인 《상식》    

           - 알렉산더 해밀턴 外 《페더럴리스트 페이퍼》

           - 자유로운 나라에서는 국가가 사람이 아닌 법에 근거한다.

           - 다수가 그들의 공동 이익을 위해 결합한다면 소수의 권리는 위태로워진다.

           - 법정은 입법부의 권한을 제한하는 것을 중요한 역할로 봐야 한다.


6장. 자유 : 국가와 사회는 개인의 자유에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가?

           -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 설령 단 한 사람만을 제외한 모든 인류가 동일한 의견이고, 그 한 사람만이 반대 의견을 갖는다고 해도 인류에게는 그 한 사람에게 침묵을 강요할 권리가 없다.

           - 진리란 타인의 주장에 맹종할 뿐인 사람들의 진실한 의견에서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오류에 의해 더 많은 것을 얻게 된다.


7장. 권리 : “권리 침해에 저항하는 것은 의무다”

           - 루돌프 폰 예링 《권리를 위한 투쟁》

           - 법의 투박한 현실을 직시하면서 법을 이해해야 한다.

           - 법의 생명은 투쟁이다.


8장. 악법도 법인가 :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

           - 플라톤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

           - 불의에 굴복하기 보다는 차라리 기꺼이 죽음을 택할 것이다.


9장. 시민불복종 : 법에 대한 존경심 vs 정의에 대한 존경심

           - 소포클레스 《안티고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시민불복종》·《존 브라운을 위한 청원》

           - 인간의 명령이 신들의 변함없는 불문율에 우선할 수는 없다.

           - 법에 대한 존경심보다는 정의에 대한 존경심을 함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0장. 평화 : 전쟁 종식과 영구 평화의 길

           - 임마누엘 칸트 《영구 평화론》

           - 어떠한 국가도 다른 국가의 체제와 통치에 폭력으로 간섭해서는 안된다.


조국 교수는 서문에서 "... 니체의 말을 믿으며 견디고 또 견딥니다. ...저는 목에 칼을 찬 채로 캄캄한 터널을 묵묵히 걷겠습니다" 하고 심사를 밝힙니다.


이 책을 읽으면 조국의 높고 커다란 이상이 어슴프레 짐작됩니다. 그런 조국이 검찰이라는 거악 앞에서 너무도 순진하게, 그리고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는 건 분노와 참담함이었습니다.


역사를 보면 진보를 향한 제단에 피를 뿌리는 것은 늘 가장 용기있는 자들입니다. 남아있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건 기억하는 것 같습니다. 조국 가족을 기억하며 이 리뷰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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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서머스 1~2 세트 - 전2권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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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활력 넘치는 이야기꾼 스티븐 킹의 솜씨는 여전하다.
늘 생각하는 거지만, 호러를 들어내면 스티븐 킹의 이야기는 삶에 대한 통찰력으로 반짝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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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안에 담긴 미술관 손 안에 담긴 시리즈 3
엘케 린다 부흐홀츠 외 지음, 엄미정 옮김 / 수막새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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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예술에 백치입니다.

미술에 관해 갖고 있는 상식은 '고호는 자기 귀를 자른 미친 화가, 피카소는 돈 많은 늙은 바람둥이,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다재다능한 미술가' 정도의 불분명한 정보 입니다.


올해 밴드란 걸 처음 기웃거리다가, 어쩌다가 어떤 미술 밴드의 글들을 읽게 되었습니다. 근데, 재밌더라구요. 중고등학교 미술, 음악 시간은 그저 괴롭기만 했는데, 그 밴드의 글들은 흥미롭고 재미있었습니다. 미술 작품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시대적, 문화적 맥락의 위에서 얘기를 하는 거였습니다.


저에게 미술 작품 자체는 어색하고 부담스러운 세상이지만, 이야기와 서사로 엮일 때는 재미있을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아마, 미술 작품을 이야기 속의 삽화처럼 느끼는 거겠죠? 

그 어떤 유명한 미술가의 작품도 제가 느끼는 작품 자체의 감상은  '멋진 걸, 예쁜 걸, 화려한 걸, 멋있는 걸, 모르겠는 걸, 나도 그리겠는 걸, 낙서같은 걸...' 이 수준입니다. 변태마냥 걸걸걸만 외칠 뿐입니다.


학창시절 미술, 음악 필기 시험에 가끔 작품을 보고 느낀 점을 묻는 문제가 출제되곤 했습니다. 저는 참 당혹스러웠습니다. '느낌에 답이 어딨냐고? 느낌은 내 맘이지' 어린 마음에도 참 부당함을 느꼈습니다. 그럴 때 나는 불청객입니다.


다행히 제가 이런 도덕 시험류의 문제는 강했습니다. 4지 선다형 객관식 도덕 문제는 출제자가 원하는 게 쉽게 보입니다. 저는 출제자한테 맞춰주면 됩니다.


근데, 현실 세상에서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 것도, 그 마음에 맞춰주는 것도 어렵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은 주관식 문제처럼 난해하고, 거기 맞춰주는 건 내 마음이 거부합니다. 쓰는 건 읽는 것 보다 어렵습니다. 내 마음을 남에게 쓰려고 하면 많은 오해와 벽을 느낍니다. 나는 불청객입니다.


여하튼 미술 작품 자체는 못 느껴도, 이야기로서의 미술은 더 알고 싶다는 생각에 이 책을 구입했습니다.


저같은 미치(美痴)에게는  좀 어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워낙 무식하다 보니 기초적인 용어조차 미술가의 이름인지, 미술사조의 명칭인지, 지역명인지 몰라서 허우적 거립니다. 그래도 르네상스 이후부터는 사람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서술되어서 사전적 이해는 쉬워집니다.


책의 사이즈가 작은 것도 좀 아쉽습니다. '125X170mm'의 작은 사이즈에 작품 사진과 설명이 실리다보니, 산만하기도 하고, 노안의 소유자는 읽는게 힘들기도 합니다. 더 크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러면 가격은 몇 배로 뛰겠죠?


그래도 장점이 더 큽니다.

일단 어느 페이지를 열어도 알록달록한 사진과 설명이 붙어 있어서 편하게 볼    수 있습니다. 아무때고 불쑥 펼쳐도 눈 앞에 펼쳐지는 칼라 사진과 작은 설명들. 

접근성이 참 좋습니다.




사이즈가 작은 건 이번에는 장점입니다. '손 안에 담'고 다니기 편합니다,  저같은 경우는 대중 교통 이용시에 가방에서 꺼내 봅니다. 돋보기없이 흔들리는 버스에서 계속 읽다보면 눈은 좀 피로해집니다만, 핸드폰 볼 때 보다는 눈이 열배는 더 편한 것 같습니다.


책은 선사시대 미술품부터 '오늘날의 미술'까지 시대순으로 기술되어 있습니다. '오늘날'이 언제인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습니다. 저한테는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그림 중심으로, 순서대로 보고 있습니다. 다 본 후에는 내킬 때 마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볼 생각입니다. 



저는 이 책을 중고로 구입했는데, 저렴한 가격에 꽤 좋은 책을 구입했다는 만족감이 큽니다. 같은 시리즈로 '손 안에 담긴 건축사'라는 책도 구입했는데, 그 책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제가 미술, 음악 같은 예술을 이야기와 서사가 아닌 작품 자체에 대한 이해와 느낌으로 받아들이는 날이 올 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 날이 끝내 안 올 가능성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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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냥꾼의 죽음 클리프 제인웨이 시리즈 1
존 더닝 지음, 이원열 옮김 / 곰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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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북스카우트 바비는 1986년 6월 13일 자정에 살해되었다’
이 책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이 책은 북스카우트와 북딜러, 그리고 책 수집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미국에는 희귀도서 시장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책 수집가, 북딜러, 북스카우트. 이들이 형성하는 초판본 중심의 희귀도서 시장. 마치 골동품 시장같은. 물론 초판본은 초판본 1쇄를 의미하는 겁니다. 이 책의 저자 존 더닝 스스로가 기자 출신으로 중고, 희귀도서 서점을 운영하는 작가입니다.

책의 주인공은 형사, 권투 선수 출신으로, 책을 수집하면서 책딜러를 꿈꾸는 터프한 형사 클리포드 제인웨이. 책수집가가 복싱선수 출신의 터프한 형사라니? 왠지 어색합니다. 저는 이 설정이 터프함을 꿈꾸는 작가의 판타지라는 편견을 발휘해봅니다.

제인웨이 형사는 ‘내 집은 덴버 공공 도서관의 별관 같은 모습이었다. 방마다 벽 전체를 책이 가리고 있었다’고 하는 책 수집가입니다. 이사갈 때 마다 몇 권 되지 않는 책마저 버려가며 본의 아니게 무소유의 삶을 실천해온 저로서는 부럽기만 한 광경입니다.

우리 나라에 희귀본 도서 시장이 있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습니다만, 제가 십 몇년 전에 알라딘 중고마켓에서 대망 20권 전질을 판매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한테 출판년도, 가로쓰기 여부 등등 자세한 걸 전화로 문의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에게 헐값에 판매하고는 왠지 손해본 것 같은 아쉬움을 느낀 적이 있습니다^^; 근데 그 사람이 책을 수집하는 것 같았습니다.

멕시코 마약 전쟁을 다룬 '개의 힘’이라는 소설의 경우, 절판되었던 옛 판본을 알라딘 중고에서 누군가 6만원에 팔고 있습니다. 아마 출간당시 정가의 2~3배는 될 가격입니다.
그런거 보면 우리나라도 어떤 식으로든 책을 수집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초판본과 희귀서적을 수집하는 건 아닐지라도. 준수집가? 그런 분들 제법 있지 않나요?

여하튼, 이 책은 범죄 소설입니다. 범죄 소설의 도식적인 구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사건과 추적과 반전. 주인공이 증오하는 ‘재키 뉴튼’은 이언 랜킨의 존 리버스가 미워하는 ‘캐퍼티’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그러나 극적인 자극 보다는 화자의 차분하고 분석적인 서술이 은은한 즐거움을 느끼게 합니다.

이 책의 진짜 재미는 책과 작가들의 이야기입니다. 익숙하거나 어색하거나 혹은 낯선 작가들. 그들의 작품에 대해 초판본 가격을 중심으로 펼쳐놓는 짧은 서술과 평가. 신기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발끈하기도 하고, 공감하기도 합니다. 한 예로 서문에 나오는 토머스 해리스에 대한 이야기는 저의 평소의 아쉬움과 비슷해서 크게 공감했습니다.

‘분노의 포도’, ‘노인과 바다’, ‘미저리’, ‘타임 투 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그리고 또 다른 책들에 대한 짧고 소소한 이야기. 그리고 상업적으로 또는 맹목적으로 그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 인터넷 서점이 생기기 전의 그 옛날, 교보문고와 종로서적과 동네 서점과 혹은 중고 책방에서 느꼈던 그 감성을 추억하게 됩니다.

터프하고 거칠지만 사색적이고 분석적인 책 수집가 형사를 쫓아서 듣는 사건과 책 이야기. 그 담담하면서도 진한 즐거움. 향 짙은 커피처럼 쌉싸름하면서도 그윽한 즐거움. 게다가 커피는 일순간이지만, 이 책은 밤새도록.

이 책은 절판이고, 시리즈 전체는 5권이라는데 국내발간은 2권이 끝입니다.
2권 ‘책사냥꾼의 흔적’은 에드가 알란 포의 갈가마귀를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추리소설적 구성이 더 강화되어서 극적인 재미는 2권이 더 강렬합니다. 추리소설의 때깔을 더욱 화려하게 입힌 그런 느낌?
저로서는 1권의 꺼끌꺼끌한 질감이 더 반갑습니다만.

시리즈 미발간의 아쉬움이 큽니다. 내가 좋아하는 책은 인기가 없다는 걸 다시금 실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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