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 철학자들 - 자연에서 배운 12가지 인생 수업
신동만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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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아파트를 짓지 않죠. “야생의 철학자들” /도서제공 청림출판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이 책은 “탐조”, 야생의 새를 바라보며 느낀 점을 통해 국내에 유일한 수리부엉이 전문연구자인 다큐PD가 자연에서 배운 것을 써 놓은 에세이에 가깝습니다. 그 외에 왕소똥구리등의 생명체들의 에피소드가 등장하지만, 하늘을 나는 새들을 땅에서 바라본 인간의 경험은 넘을 수 없이 거대한 자연이라는 생태계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철학이 된 거죠.

책에서 말하는 12개의 철학을 좀 더 단순하게 보면 “멈추고 지켜보다가, 때를 만나면 관계를 맺으며 선택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때를 기다리고, 관계를 맺기 위해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포용하는 자연을 통해, 이 책은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자연의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나를 버려야 한다. 이런 마음으로 자연 속에 임하면 세상의 만물이 서로 연결돼 있음을 깨닫게 된다.”

국문과에 가겠다는 저자를 굶어 죽는다고 저지한 국어 선생님은 그 꿈을 실행에 옮겨 이 책을 완성한 저자님을 보면서 뿌듯하시겠다 싶습니다. 자연에서의 결과는 이렇게 연결되어 있죠.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관심의 마법이 어떠한 것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 관심을 가질수록 특별하고 의미 있는 존재가 된다.”

“외래종은 무조건 나쁘며 제거해야 하는 대상인가? 앞서 얘기했듯이 주변에 수많은 외래종이 서식하는데 모두 유해한가?”

외래종에 대한 고민을 통해 226만 명이나 사는 외국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종차별을 생각해보며 외래종이 생태계에 이바지하는 바처럼, 외국인들도 우리 문화를 살찌우는 자양분임을 적어둔 내용을 보면 뭐든 한 부분만 보고 생각하지 말고 자연처럼, 포용이 우선이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이 책에서 기대했던 챕터는 잠시 멈춤이었습니다. “길을 가다 한 번쯤 멈추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는 제가 기대한 대로였습니다. 지쳐서 멈추는 것은 진정한 멈춤이 아니고 주변에 시선과 마음을 둘 줄 아는 것이 멈춤이라는 설명은 만족스러웠습니다. 멈춤도 포용이었다니!

오랜 시간 한 가지 일을 해내 경지에 오른 사람의 에세이를 좋아합니다. 어느 책에나 멋진 철학이 깃들어 있었거든요. 이 책도 그렇습니다. 자연과 함께 한 이야기가 바탕이어서 더 좋았다고 적어둡니다.


“자연은 자기중심적인 인간의 치유자다.”

재미있었던 자연상식 몇 가지 :)

-버드피딩
함께 사는 주민으로서 자신의 마당이나 베란다에 먹이를 제공하는 것, 새와 눈맞춤 하는 경험은 덤!

-수리부엉이는 올빼밋과인데 귀깃이 있다?
저자는 수리부엉이를 부엉잇과로 부르는 게 합당하다고 적어두었다.

-제주왕나비
독성이 있는 박주가리 잎을 먹어서 독을 축적해 천적으로 자신을 보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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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그림
타샤 튜더.해리 데이비스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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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대로 사는 온전한 삶을 보여준 일러스트레이터, 타샤 튜더의 그림이야기 “타샤의 그림”/도서제공 윌북에서 보내주셨습니다.

타샤 튜더를 담은 책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강요하지 않죠. 그녀가 “삶”을 내내 사랑했던 작가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그녀의 그림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이유도 같은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타샤의 삶 자체가 훌륭한 예술 작품이기에 그녀가 세밀하게 기록한 삶의 모습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생전에 남긴 타샤의 글과 그녀를 오래 연구한 해리 데이비스의 글로 채워진 “타샤의 그림”은 아름다운 화보집이기도 하면서, 그녀의 삶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50주년에 자신의 작품들로 포스터 만든 일러스트레이터 보셨어요? 이건 그녀가 자신의 작품을 빼곡히 사랑했다는 뜻이죠. 75년간 활동하면서 말입니다. 500명을 위해서 준비한 행사에 3천명이 모이자, 연속으로 여섯 번 행사를 진행하며 모든 팬을 실망하게 하지 않은 일화는 모든 팬의 엄마같은 그녀를 보여주죠.

“일상생활에서 보지 않은 것을 그린 그림은 하나도 없어요.”

그녀의 큰 특징 중 하나는 테두리 그림입니다. 상업적인 포스터가 아닌데 테두리를 그려 마무리한 그림의 시초가 그녀라는 사실은 이 책을 읽은 보람이었고요. 저는 “인형들의 크리스마스”를 그녀의 최고로 꼽습니다. 평생동안 클래식한 빈티지 드레스를 수집하고, 돌하우스를 유지한 그녀 그 자체거든요. 그녀의 돌하우스책도 더 큰 판형으로 새로 나오길!

조카에게 줄 특별한 시리즈였던 “호박 달빛”, 아이들에게 숫자와 글자를 가르쳐주기 위해 만들었던 “타샤의 ABC” “1은 하나” 같은 책들은 그녀의 사랑을 듬뿍 담고 있습니다. 섬세한 그림들을 보면 기운찬 네 아이를 기르고, 가축을 돌보며, 자급자족의 삶을 살면서 시간을 쪼개 그렇게 많은 그림을 그렸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이 책에서 가장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면은 타샤가 자신이 맘에 들지 않는 그림들을 (그러나 역사적인 작품들을) 태워버리려고 선별하던 날입니다. 저자는 어떻게든 남기려고 하고, 타샤는 태워야 하는 이유를 말하는 순간이 짧게, 그러나 생생하고 안타깝게 남겨져 있습니다. 타샤의 고집은 유명했죠. 아무도 말릴 수 없었어요.

“코기빌 납치 대소동”에서 악역인 너구리를 그리지 못하고 있던 타샤에게 너구리가 등장한 이야기는 촉박한 마감 전쟁까지 다룬 부분이라 기억에 남습니다. 5주 동안 40장이요? 헤리 데이비스 만세! 이분이 아니었으면 우리는 코기빌 납치 대소동을 만날 수 없었을 겁니다.

“내 인생 전체는 휴가였어요. 고단했지만 즐거웠어요.”

우리도, 그녀처럼 말할 수 있길.

아름다운 책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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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노씨 핫플레이스 드로잉
티노씨(김명섭)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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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부터 재료의 특성까지 체험할 수 있는 드로잉북 “티노씨핫플레이스드로잉” /도서제공 동양북스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여러 재료를 체험할 수 있도록 가이드
-다양한 형태의 건물과 자연물의 구도를 이해할 수 있는 가이드
-책에 직접 따라 그리는 재료체험

그림을 그리면 잘 그리고 못 그리고를 떠나 각자 못 그리는 게 있는데 저는 “나무”랑 “구름”입니다. 이번 책을 보니 이게 다 구도를 제대로 안 잡아서였더라고요. 쓱쓱 그리는 것 같아도 그 단계에 가기 전엔 오일 파스텔도, 색연필도 밑그림이 필요하다는 점 책을 보면서 다시 한번 상기했습니다.

사진은 ‘파버 카스텔 모노톤’에 있는 콩테로 책에 스스슥 나무를 따라 그려본 것입니다. 오랜만에 뭉툭한 콩테로 스스슥 문지르니 쾌감이 있더라고요. 연필부터 수채물감까지 여덟 개 재료를 모두 써볼 수 있는 구성인데 참고로 종이 질이 아주 좋습니다. 오일 파스텔은 철필로 문지르기가 기본이라 문질러봤는데 멀쩡하더라고요. 책에 수채체험이 될까? 싶었는데 가능했습니다.

직접 따라 그리기 페이지는 우측에 크게, 좌측에는 재료설명과 완성작 예시가 들어있는 구성. 저는 연필로 따라 그리기를 마지막에 하려고 남겨놨는데 재료를 한 번씩 써보니까 원데이 클래스 같은 느낌으로 체험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앞에 재료를 모두 소개하기 때문에 핫플레이스 파트도 흔히 보는 라인이 강조되는 어반드로잉을 포함한 다양한 재료의 작품 프로세스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반드로잉은 라이너펜으로 바로 그리는 줄 알았는데! 연필 밑그림은 있었고요.

티노씨가 쓰는 궁합 잘 맞는 여러 가지 재료의 기법도 보여줍니다. 소프트파스텔+색연필 이라든가. 라이너펜 + 수채물감이라든가.

손으로 그리는 다양한 재료체험과 취미라도 꼭 알아야 할 기본지식을 알아갈 수 있는 책이었다고 적어둡니다.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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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속 아이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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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범인이 숨겨졌던 어떤 완전범죄의 이야기 미로 속 아이밝은세상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상식대로 판단하지 말 것

-처음부터 프롤로그까지 끝까지 확인할 것

 

어느 누구에게도 알리지 말았으면 해요.”

 

여섯 살 이후로 주체적인 삶을 사는 것이 목표였던 주인공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입니다. 그녀의 계란형 얼굴과 반짝이는 눈, 잘 정돈된 아치형 눈썹까지도 모두 사람들에겐 부러움의 대상이죠. 그러나 타인을 의식하는 노예로 살지 않으려고 했던 멋진 그녀에게 위기가 닥칩니다. 그녀는 이제 2개월밖에 살 수 없습니다. 얼마 후, 그녀는 살해미수사건의 피해자로 발견되죠.

 

아이가 없는 사람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영역이 있거든요. 이 세상은 아이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 범인은 누굴까요? 주변에서는 싸움이 잦다고 말하는 그녀의 남편? 그도 아니면 업계 경쟁자?

 

너를 볼 때마다 늘 똑같은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어. 네가 내 남편과 정말 잘 어울리는 커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 이 파격적인 발언은 뭐죠. 이야기는 진흙탕으로 번져갑니다. 물론 주인공의 남편도 정숙한 편이 아니어서 부인의 살해용의자로 의심받지만, 당연히 뻔한 범인은 언제나 반전의 힌트일 뿐입니다.

 

미로 속 아이라는 제목은 이 모든 사건을 따라가도록 해주는 열쇠입니다. 모든 힌트는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고통과 슬픔, 그리고 그걸 견뎌내기 위해 몸부림친 주인공에게 있었습니다.

 

키가 되는 설정을 가진 소설들이 꽤 많아서 어떻게 풀었을지 궁금했는데, 그중 최고라고 적어둡니다. 역시 20주년 기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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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카페, 카에데안
유리 준 지음, 윤은혜 옮김 / 필름(Feelm)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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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겐 꿈에서라도 이루어졌으면 하는 소원의 이야기 “기적의 카페, 카에데안”/도서제공 필름에서 보내주셨습니다.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판타지 소설입니다. 힐링 소설로 분류하는 분들도 있지만 카페를 배경으로 손님이 오가며 소소하게 전개되는 스몰 스토리가 아니라 호텔 델루나처럼 목표를 가지고 미션을 수행하기도 하는 본격적인 판타지입니다. 

“하지만 누군가와 헤어질 때 만큼은 후회하고 싶지 않고 남들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가능하다면 말예요.”

이 소설의 메시지는 떠난 영혼들은, 현실에 남은 소중한 사람들의 행복을 바란다는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현실에 남은 것이 동물이든, 사람이든, 서로에게 말하고 싶은 건 “진심”이었거든요. 

인간이라는 존재 중에는 말이야, 후회와 슬픔을 짊어지고 살아가야 하는 녀석도 있는 법이야. 그런 녀석의 마음속은 남이 흙발로 짓밟을 만한 장소가 아니라고, 그걸 잊지 마.“

반려동물과의 해후를 기다리는 이유는 힘들 때 내 편이 되어준 존재를 잊지 않는 마음입니다. 카페의 주인에게도 만나고 싶은 고양이가 있었죠. 내 편이 떠나고 나서 떠밀려오는 후회와 슬픔은 남이 판단할 것이 아닙니다. 기억에 남아있는 작은 생명체들은 반려동물이라는 말로 정의할 수 없이 더 큰 존재들이거든요. 

그래서 주인공은 황천으로의 여행을 선택합니다. 카페주인의 고양이와 꼭 만나게 해주고 싶었거든요. 단지 아르바이트생일 뿐이지만, 그녀는 이곳에서 일하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진심을 전하는 일, 그때를 나중으로 미루면 안 된다는 걸 배웠습니다. 

”우리는 여기 카에데안에서 배웠다. 소중한 가족과 헤어질 때 ‘미안해’는 필요 없다. 왜냐하면 후회를 품은 채로 이별을 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으니까.“

멋진 말이죠? 그리고 스포일러지만 이 이야기의 끝은 사랑입니다. 누군가의 짝사랑이 이루어지는 이야기 좋아해서 기뻤습니다. 

사랑스럽고, 영원히 이어질 것 같은 이야기. 2권을 기대해보며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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