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여름
체사레 파베세 지음, 이열 옮김 / 녹색광선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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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빛나는 순간은 덧없고, 그 덧없음은 우리를 영원히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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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천 기담
남유하 지음 / 소중한책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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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영화 원천IP 찾으시는 감독님들? 여깁니다. “양재천 괴담”/소중한 책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이 책을 보고서야 깨달았죠. 제가 호러를 참 좋아하는데 여름이 다 지나도록 한 권도 못 읽었더라고요. 덕분에 즐겁게 푹 빠져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8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중 에는 제가 좀 사랑했던 “우리가 다른 귀신을 불러오나니”의 수록작도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호러 판타지들을 수록하고 있고 제목에 양재천이 있는 만큼 배경은 현실입니다.

살과 품은 만두는 한순간의 욕망을 참지 못해 파국으로 달려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입니다. 큰 문제가 없을 거라고 중간중간 합리화하는 부분들을 보면서 당장 그만해! 도망쳐! 라고 소리 지르고 싶어지는 재미가 있죠.

고강선사유적박물관은 세뇌에 가까운 감염이나 기생형입니다. 우연히 들었던 한 문장이 한 여자의 인생을 끝으로 끌고 갑니다. 박물관의 인형들을 보면서 가끔 하던 상상 있으시죠? 그 상상을 4D로 재현하면 이 소설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음식을 씹을 때 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데 유독 그 사람이 내는 소리만 듣기 싫다면 그 사람이 죽기를 바라고 있다는, 그런 얘기였어요.”

시어머니와의 티타임은 전세 역전이 일어나는 엔딩이라 다른 작품들과는 결을 달리합니다. 주인공이 원하는 바를 이루는 호러는 좀 특별하죠?

기억의 커피까지 도달하면 작가님이 표현하는 입으로 삼켜지는 것들에 대한 의미를 조금 더 생각해보게 됩니다. 평소에 마시던 물을 삼킬 수 없고 결국 뒷일을 알면서도 삼키게 되는 그 무엇으로 표현된 갈급한 중독상태의 인간은 아무것도 판단할 수 없죠.

자판기와 철용씨는 무생물호러입니다. 물건에 정성을 담으면 영혼이 깃든다는 설정에 가깝죠. 그런데 그 주인을 건드렸다면?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짧아서 아쉬웠던 작품이라고 적어둡니다. 나머지 놈들은요!

내가 죽기 전날의 설정이 가장 충격적입니다. 느릿하게 #모른척살자 를 태그해둔 주인공이 만나게 되는 남성의 정체는 금기 그 자체죠.

사유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입니다. 존재와 부존재, 가상의 공간과 현실사이를 부유하죠.

가독성이 좋고 분량을 맞추려고 늘린 흔적이 없어 모두가 엔딩까지 페이스를 유지하며 진행되는 수작입니다. 호러 좋아하는 저는 초콜릿 상자를 열어 무슨 맛일까 궁금해하는 마음으로 읽었다고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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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고 섬세하고 독특하고 완벽주의자인 당신을 위한 문장들 - 심리학자의 아포리즘 큐레이션
황준선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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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문장들로 이해하는 나의 마음 “당신을 위한 문장들”/도서제공 21세기북스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잘해내야만 한다는 생각은 강박, 잘하고 싶은 마음은 강점”

이 책은 남들을 배려하고, 미래를 고민하고, 최선을 다해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지치지 않도록 명언으로 따뜻하게 감싸주는 심리서입니다.

구성이 인문학 스타일이라 이것은 범죄심리학 전공자가 지식을 차곡차곡 담아놓은 아카이빙인가? 하고 읽기 시작했다가 “진심을 담아 행동하되, 그 진심을 어디에, 누구에게 쓸지를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 그것이 공허한 관계를 채우고 나를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같은 다독임을 읽으며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그렇다고 현재에 주저앉아도 된다고 말하는 책은 아닙니다. ‘안정적인 도전’이라는 모순, ‘확실한 결과가 보장된다면 노력하겠다’는 태도는 결국 ‘불안정한 정체’를 부르게 된다고 현실을 짚어주거나, ‘당신의 생각은 진짜인가?’ 질문합니다. 저는 셰리프의 실험에 대한 설명을 보면서 극으로 치닫는 지금의 사회 분위기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무언가를 열렬히 원한다면 그것을 위해 전부를 걸 배짱을 가져라.”

그런데도 책을 덮은 다음에 드는 생각은 마음이 가는대로 도전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진정한 창의성”이 나에게 있는지도 궁금해졌고, 7가지 습관을 몸에 익히고 싶어졌거든요.

창의성 현실화 7습관
매일 정해진 시간에 같은 자리에서
실행과 피드백을 루틴으로
매일 하나의 질문에 매달려보기
성공사례분석 후 내 방식으로 재구성
무조건 저장 반드시 꺼내 보기
몰입방해요소를 기록하고 제거
실패 원인을 분석하는 글쓰기

결과가 아닌 과정에 몰입하는 5가지 방법처럼 실천하는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도 좋았고, 질문들도 좋았지만, 이 책의 핵심은 챕터 끝마다 있는 심리학자의 한마디죠. 저는 “고귀한 명예”를 가진 사람이 되어보려고요. 방법은 이 책에 있습니다.

나 자신을 채찍질하는데 익숙하신 분, 내가 모든 일의 책임자라고 생각하시는 분, 그리고 열심히 일했지만 공허함을 느끼고 있는 분들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될 거 같다고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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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치 - 한 번뿐인 아름다운 삶에서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임을 진정으로 믿는 법
제이미 컨 리마 지음, 허선영 옮김 / 알레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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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는 모두 나만의 인생을 가꾸는 솔로 아티스트 “나의 가치”/도서제공 알레에서 보내주셨습니다. 


-나 자신은 가치 없다고 생각하는 분

-나에겐 재능이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

-부모님이나 가족, 선생님에게 차별받은 분

-그리고, 홀로 자신을 낮추며 살아내려고 힘쓰는 모든 K 딸들에게 추천합니다. 


이 책을 보는 내내, 우리에게 꼬리표를 달아 이용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을 떠올렸습니다. 더 가치 있는 사람들이 일하라고, 딸이니까 양보하고 며느리니까 가사노동하고 돌보며 희생해왔습니다. 그게 가짜 꼬리표라는 걸 깨닫고 나에게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그 해답이 이 책 안에 있습니다. 당신이 진짜 가치를 깨닫는 순간.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치지기 시작할 겁니다. 저자인 제이미 컨 리마에게 벌어진 꿈같은 일처럼요. 


“가치를 향한 우리의 여정은 항상 펼쳐져 있다. 그것은 우리가 허락하기만 한다면 매일 계속되는 평생의 항해다.”


“나는 이미 삶에서 외부의 인정은 진정한 사랑과 같지 않다는 교훈을 배웠다. (중략) 외부의 인정을 받으면 기분이 좋지만 그 인정이 당신의 영혼을 채워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저자의 인세가 100퍼센트 기부되는 책입니다. 그녀의 첫 번째 책 “빌리브 잇”도 인세의 전액이 기부되었습니다. 그녀는 성공한 사업가이자 미국 전역의 수백 곳의 교도소와 여성 쉼터에서 리더십 훈련을 지원하며 봉사라는 소명을 다하는 사람입니다. 청소년 구금시설에 수감 되었던 불량소녀는 이제 그녀가 나아가게 해준 오프라 윈프리와 멘토를 넘어 친구가 되었습니다. 거짓말 같은 이야기지만 현실입니다. 


“당신의 얘기 속에서 지금 어디에 있는지보다 그 안에서 당신이 어떤 사람이 돼가는지가 더 중요하다.”


“자기 운명에 비해 너무 작은 공간에 자신을 끼워 맞추려고 움츠러들지 마라.”


우리는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 되려면 편집된 자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정 반대다. 당신이 진정한 당신이 아니라면 가장 깊고 진실한 사랑을 할 수 엇다. (중략) 한 번의 진정한 순간에 자신을 드러내라.“


모든 문장이 나 자신을 찾으러 떠나는 여정 같은 책이었다면 믿으시겠어요? 이 책을 덮고  단체 카톡들을 정리했습니다. 우르르 떠오르던 알림 숫자들이 사라지자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정보를 수집하고 따라가느라 헉헉대는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내 일을 하기로 했습니다. 새 꼬리표를 나에게 달아주기로 한 거죠. 


”당신의 외적 노출과 성공이 내적 발전의 성공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자주 확인하라. 그것들을 일치시키는 것이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과 자존감을 쌓고 유지하는 비결이다.“


두 번 세 번 다시 읽어보고 싶어진 책이었다고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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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어린이들
이영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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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어디서나 자라납니다. “제국의 어린이들”/도서제공 을유문화사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재조 일본인들은 나이 많은 조선인 가정부를 오모니라고 하고, 나이 어린 조선인 가정부는 조선이‘계집애’를 써서 키치베라고 불렀다.”


남동생이 병이 나자 글자를 쓸 수 없는 어머니 대신 아버지에게 답장 없는 편지를 썼던 조선인 소년, 동생이 아프면 의사를 부를 수 있었던 재조 일본인 소년. 대비되는 환경은 그저 눈에 보이는 세상을 적고 있는 어린이들의 수필에서도 드러납니다. 단순히 예쁜 글을 모아둔 수필집이 아니라 제대로 주석과 자료가 실린 일제강점기의 아카이빙에 가깝습니다. 


“유난히 추웠던 조선 반도에 바람이 쌩쌩 불지 않고 퓨퓨 불던 시대, 기관총을 빵야빵야 쏘지 않고 파치파치 쏘던 시대, 비행기가 윙윙 날지 않고 부부 날던 시대를 살아가던 아이들의 이야기가 여기에 담겨있다.” 


어린이들의 글을 주제별로 나누어 수록하고 일제강점기의 아동문화에 대한 인사이트도 담았습니다. 방정환의 “어린이”가 11년간 발간되었고 조선, 일본, 만주 등지에 10만 독자를 보유한 인기잡지로 성장했다는 설명과 함께 그 과정이 얼마나 험난했는지도 남겨두었습니다.


“방 선생님, 참말로 눈물이 흐릅니다. 인쇄하는 것도 못 보시고 잡혀가신 방 선생님, 그래도 인쇄는 되어서 저희들의 손에 쥐어졌습니다. 언제쯤 우리도 자유롭게 될는지요.”


그러므로 이 책에서 주로 담고 있는 것은 저항정신이나 민족주의, 전쟁을 제외한, 일제강점기에 식민당국이 필요로 탈정치화의 필터로 걸러내어 출간을 허락한, 어린이들이 보는 삶과 세상을 담은 글입니다. 


“일본인 어린이들 글에서는 전쟁이라는 국가의 짐을 내려놓은 모습이 보일 것이고, 검열을 마친 조선인 어린이들 글에서는 민족해방이라는 짐을 내려놓은 모습이 보일 것이다.”


어린이수필이라는 특성 때문에 주제별로 나누어 실려있는 수필의 분량은 전체적으로 짧은 편이고 주제별로 앞에 붙은 해설과 연구내용이 어린이들의 글보다 깁니다. 왜 살던 곳에서 사는 조선인들이 농사지을 땅을 잃게 되었는가, 싼 가격에 쌀을 강탈해가던 내용까지 읽게 되면 천진하게 삶을 이야기하는 일본 아이들의 글을 읽기가 힘들어집니다. 가축을 길러 가계에 보탬이 되도록 힘쓰는 조선인 아이들과 반려동물인 고양이 이야기를 쓰는 일본인 아이들의 차이 같은 것들이죠. 


전쟁을 두려워하는 조선인 아이들과 전쟁놀이에서도 간부를 연기하는 일본인 아이들이 난징대학살을 놀이로 삼았다는 사실에 놀라고, 조선총독부의 교육 때문에 ‘부디 천황 폐하를 위해 열심히 싸워 주세요.’하고 마음속으로 빌었다는 조선인 소녀의 글에 참혹함을 느끼게 됩니다. 조선인 어린이들의 글에서 조선인이 사라지고 황국신민이 되고자 하는 의지만 남겨졌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글을 읽다 보면 어딘가 이상한 느낌이 드는 순간이 온다. 답답하고, 화가 나고 가슴 어딘가 꽉 막힌 듯한, 억울함을 호소해야 할 것 같은 느낌. 물론 이제 우리는 그 불편함을 불러일으키는 실체가 무엇인지 잘 안다. 바로 ‘경계’다. 당시 일본인과 조선인 사이에 그어졌던 경계.”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책의 존재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기록으로서의 책으로서 훌륭한 책이었다고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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