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행 내일의 나무 그림책 5
최은영 지음, 도아마 그림 / 나무의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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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은 어디서 올까요. 괴로움을 떨쳐내고 일어나게 되는 아침. 그건 치유의 밤이 지나갔기 때문입니다. “기억 은행”/도서제공  나무의 말에서 보내주셨습니다. 


- 기억 은행에 넣어 둘 기쁨에 관해 이야기해 보아요.

- 잠이 오지 않는 밤, 잘 자는 방법이 있나요?

- 힘든 기억은 나쁘기만 할까요?


행복한 순간은 잠시면 지나가고 오래 남는 건 실수, 잘못한 일, 부끄러운 일들입니다. 이런 일들을 기억하는 건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일 거 같아요. 하지만 하루가 지나도 이런 생각을 붙들고 있으면 잠이 오지 않아요. 떠오르는 생각을 밀어내지 않으면 내일도 계속 힘들어지죠. 그래서 내일 더 행복해지라고 좋은 기억을 상자에 담아 “기억 은행”이 꿈으로 찾아옵니다. 


“우리는 기억들을 금고에 차곡차곡 보관해. 중요하지 않은 기억은 없어.”


접어두고 싶고 잊어버리고 싶은 순간들도 기억입니다. 기억 은행에 보관된 기억들은 언젠가 기억의 주인이 필요할 때 가져다줄 수 있도록 매일 매일 차곡차곡 쌓입니다. 소중하고 보물 같은 기억들이 가득 담긴 나의 기억 은행 금고 열어보면 무엇이 들어 있을까요? 


슬픈 꿈에 찾아가 행복했던 기억을 건네주는 기억은행 직원들은 고객님이 좋은 기억을 떠올려 앞으로 나아갈 힘을 찾기를 바라며 매일 열심히 일합니다. 그들이 건네준 기억은 우리가 잊어버린 좋은 순간들, 사느라 잊어버려도 기억은행에는 차곡차곡 보관된 소중한 것들입니다. 


오늘은 어떤 기쁨의 순간을 저금했나요? 

산책하기 좋은 날씨? 맛있는 디저트? 좋아하는 사람의 전화? 오늘 하루가 끝나지 않았으니 어서 저금할 순간을 만들러 가 봐야겠습니다. 저의 오늘의 행복은 “기억 은행”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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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비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19
최영아 지음 / 북극곰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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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쁘고도 슬프고, 찬란하지만 비 내리는 날, 사랑과 슬픔의 마음을 담아 비를 내리던 “여우비” /도서제공 북극곰에서 보내주셨습니다. 


- 기쁘지만 슬픈 경험이 있나요? 

- 하나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 들던 날을 말해보아요. 

- 내 곁을 떠나는 친구와 계속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아이들과 전통혼례식에 대해 이야기 해보아요. 초례상에 놓인 물건들과 의미에 대해 짚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전통설화를 그림책으로 만들면 정겹고 사랑스럽습니다. 여우비, Sunshine은 다양한 문화권에서 여러 가지 설화를 가지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여우가 시집가는 날, 호랑이가 장가가는 날이라고 부릅니다. “여우비”에서는 여우가 호랑이에게 장가가는 날을 민화풍으로 그림책에 담았습니다. 


이 그림책의 백미는 목단 8곡 병풍을 배경으로 놓인 혼례식장면입니다. 간략화되었지만 청홍초를 밝힌 초례상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죠. 어린아이들이 전통을 이해하는 자료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이야기의 화자는 구름입니다. 정처 없이 떠돌던 자유로운 구름이 착한 여우를 만나죠. 한눈에 반해버린 구름은 여우와 친구가 됩니다. 친밀한 관계를 처음 만들어 보는 어린 구름은 경험이 없어 서툴지만 진심으로 친구가 되고 싶어 합니다. 가장 아름다운 걸 선물하고 친구의 기뻐하는 모습에 함께 기쁨을 느끼면서 친구란, 함께 하는 사이란 무엇인지 조금씩 배워갑니다. 위기에 빠진 친구들을 구하기도 하죠. 그리고 그날이 옵니다. 여우와 호랑이가 백년가약을 맺는 날이죠. 어쩐지 친구를 빼앗기는 것 같은 마음에 가슴이 아픈 구름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친구가 다른 친구와 친하면 질투하는 어린아이 같습니다.


처음에는 질투였다가 나중에는 축복이 되는 구름의 눈물. 구름은 자신을 사랑해줄 친구를 찾아 다시 여행을 떠납니다. 아직 경험이 없어 순수한 구름의 이야기를 보면서 아이들과 친구에 관해, 전통에 관해 이야기하기 좋은 그림책이라고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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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쓸 때 내가 생각하는 것들 -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인터뷰집
애덤 바일스 지음, 정혜윤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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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이곳을 방문하는 회전초Tumbleweed가 되는 꿈을 꿉니다. “소설을 쓸 때 내가 생각하는 것들”/도서제공 열린책들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전 세계 독립서점들의 상징,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는 수많은 작가의 마음의 고향입니다. “Give what you can, take what you need”라는 서점의 철학처럼 오랜 세월 독자와 작가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해온 책의 영혼이 숨 쉬는 곳이죠. 이곳을 거쳐 간, 이곳을 좋아하는 작가들과의 인터뷰 중 20개의 인터뷰를 담아 책으로 엮었습니다. 


“고독은 터부시되는 상태이기 때문에 고백하기가 어렵죠. 그것을 이야기할 언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올리비아랭, 외로운 도시에 대한 인터뷰”


“향을 좀 피운 다음 사탄에게 기도해요. 늘 그렇게 합니다. 말런 제임스, 일곱 건의 살인에 대한 간략한 역사에 대한 인터뷰”


“민주주의에 무감해져 있던 우리에게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순간이었죠.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몹시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내 개가 내 사타구니를 문다면 결국 그간 내 책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조지 선더스, 바르도의 링컨에 대한 인터뷰”


이 책의 인터뷰들은 작가들이 소설을 쓸 때 생각했던 초기의 형태와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캐릭터가 변화해가는 과정, 현대를 살아가는 지성인으로서 정치와 사회에 관한 관심들을 여과 없이 드러냅니다. 


“여기 한 사람이 존재하는구나, 하고 느끼는 거죠. 칼 오베 크네우스고르, 나의 투쟁에 관한 인터뷰”


공통으로 드러나는 내용이지만 작가들의 무한한 영감의 샘은 현실이었습니다. 레일라 슬리마니의 달콤한 노래의 모티브는 자신의 어린 시절 유모에게서 나왔고, 나의 투쟁도 결국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쓰겠다는 편집증적인 욕망이 만든 수년의 세월에서 나왔습니다. 우리의 삶이 인생에 영향을 미치듯 그들의 삶도 작품에 영향을 미쳤다는 뜻이죠.


인용하고 싶은 문장들이 너무 많아서 전체를 읽어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인간은 모두 다른 생각을 가진다는 걸 이 책에서 배웠거든요. 


“음, 제가 방금 한 말은 대부분 틀렸습니다. 카를로 로벨리” 라고 생각해주세요. 이 후기는 아직 읽지 않은 분들께만 유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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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들의 꽃 - 내 마음을 환히 밝히는 명화 속 꽃 이야기
앵거스 하일랜드.켄드라 윌슨 지음, 안진이 옮김 / 푸른숲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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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물화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그게 꽃이면 더 좋죠. “화가들의 꽃”/도서제공 푸른숲에서 보내주셨습니다.

 

화가들의 대표작 중 꽃 그림을 모았습니다. 목차에는 24인이지만 더 많은 작가가 있습니다.

큼직하게 그림을 배치했습니다.

꽃과 관련된 멋진 문장들도 있습니다.

그림에 대한 설명과 함께 작가들의 비하인드를 담았습니다.

 

화가들의 꽃 그림이라는 주제인데 사진들이 포함된 건 흥미로웠습니다. 아예 생화 자체를 전시했던 에드워드 스타이건, 사진 작가인 이저벨 배너먼, 하인리히 퀸, 모델의 몸에 사물을 투영하는 솔베 선즈보의 작품 등은 제가 생각한 꽃 그림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사진 중에서는 이저벨 배너먼의 짓이겨진 핑크색 양귀비를 꼽아봅니다. 저는 폭력으로 해석했는데 다른 분들은 어떻게 보실지도 궁금합니다.

 

목차에 표기되지 않은 작가들의 작품도 다수 있으니 꼼꼼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스텐리 비엘렌의 라눙쿨루스, 애나 앳킨스의 레우코줌 바리움 같은 작품은 이 책에서 처음 발견한 기쁨인데 목차에는 없습니다. 단순히 작가별로 모아둔 것이 아니라 이 그림들끼리 어떻게 연결성이 있는지 생각하며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림멍이 필요하시다면 존 에버렛 밀레이의 오필리아를 봅시다. 양 페이지를 모두 사용해서 최대한 크게 넣어두었는데 꽉 찬 그림 보고 있으면 잡념이 사라집니다. 함께 보시죠.

 

파켈리아는 엘리자베스 왕조 시대 꽃처럼 생겼다. 비록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풋거름으로 사용되지만.”

 

진정으로 창의적인 화가에게는 장미 한 송이를 그리는 것이 제일 어려운 일이다. 장미 한 송이를 그리기 위해서는 지금껏 그려진 모든 장미를 잊어야만 하니까. - 앙리 마티스

 

창턱에서 겨울을 나는 제라늄은 진짜 햇빛을 찾으려고 길쭉하고 가늘게 자란다.”

 

튤립 줄무늬 바이러스는 알뿌리를 아름답게 죽여서, 꽃이 피어날 때, 꽃잎에 불이 붙은 듯한 무늬를 만든다.”

 

아름다운 꽃과 관련된 문장들도 이 책의 멋짐 중 하나입니다. 문장을 되새기면서 꽃을 통해 인생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적어둡니다.

 

이 책의 마지막에는 데이비드 호크니가 있습니다. 현대 예술에서 그가 빠질 수는 없죠. 동판화를 가장한 석판화라니. 그도 실험을 참 좋아하는 작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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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코드 - 매혹적인 이야기의 8가지 스토리텔링 비밀
길종철 지음 / 프런트페이지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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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급 유통사의 기획자가 말하는 천만 될 시나리오의 기준 천만 코드”/도서제공 @프런트 프런트페이지에서 보내주셨습니다.

 

-로버트 맥기의 뉴스레터 mckeestory.com

-무슨이야기인가 X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가 O

-스토리텔링은 화자와 청자의 간극을 메꾼다

-각 시퀀스마다 해당하는 천만영화를 배치

 

영화 시나리오를 처음 쓰게 되면 배우는 공식이 있습니다. “38 시퀀스. 이 책은 목차에서부터 8 시퀀스를 내세웁니다. 책의 마지막에는 역대 천만 영화리스트를 실어두었습니다. 책의 만듦새부터 영화적입니다.

 

내용의 배치도 8시퀀스를 닮았습니다. 주인공을 소개하고, 조력자와 방해자를 만나고, 상황을 맞닥뜨리고, 주인공이 원하는 바를 찾고, 이를 위해 악해지거나 성장하고, 보는 사람을 대리만족 시키고, 완전히 다른 국면을 보여주며 공통의 이야기를 제시합니다. 8시퀀스를 만드는 공식을 모두 알아도 이렇게 만드는 작가는 많지 않습니다. 천만 영화가 얼마 없는 것처럼요.

 

집단주인공 영화: 도둑들, 극한직업, 신과함께, 괴물, 기생충, 실미도

다중주인공 영화: 해운대, 청년경찰, 국가대표, 감시자들

 

집단주인공은 인물들의 욕망이 같고 고락을 같이하고. 다중주인공 영화는 여러 명이 각기 개별적인 욕망을 가지고 다중플롯 형태를 가진다.

 

한국영화 예시와 함께 보니까 이해가 확 되지 않나요? 이 책의 강점은 예시가 한국영화 중심이라는 것. 영화 이론서들이 프랑스영화 독일영화 이야기할 때 제목부터 얼마나 어렵던지.

 

“‘맞아 인생이란 게 바로 저래.’ 이상주의나 비관주의는 관객이 경험하는 현상의 양극단을 묘사한다.”

 

제가 이 책을 펼치기 전에 제일 궁금했던 부분은 아이러니였습니다. 적절한 수준을 넘어서면 아무도 보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없으면 이야기가 밋밋해지거든요. 그리고 이 아이러니가 스토리텔링의 3요소를 뛰어넘어 재미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장치라는 사실을 이 책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러니로 끝맺는 작품이 가장 긴 수명을 얻고 가장 널리 보여지며, 관객들로부터 가장 높은 칭송을 받고 애정을 얻게 되는 것이다.”

 

창작 꿈나무들에게는 시퀀스4의 관통선에 관한 이야기도 중요한 힌트를 줍니다. 천만영화에는 분명하게 드러나는 플롯 관통선이 있다는 사실. 국제시장의 덕수의 인생을 영화 한편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동시대의 이야기가 아니어도, 특수직업군이야기여도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게 하는 힘은 관통선에 있었습니다.

 

실무진이 어떤 기준으로 시나리오를 보는지. 흥행한 한국영화를 예시로 볼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예비 시나리오작가라면 이걸 보면서 가슴이 웅장해지는 기분도 느끼실 수 있을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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