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건대 ㅣ 소설, 잇다 7
강경애.한유주 지음 / 작가정신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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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가난해야 할까요? “바라건대”/도서제공 작가정신에서 보내주셨습니다.

 

과거의 조선 여성들이 “가난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쳤다면 지금 대한민국의 여성들은 여성이 무슨 원죄인 것처럼 의무를 끌어안고 살아갑니다. 돌봄과 생존만으로도 벅찼던 과거, 지금은 스스로 성공하기까지 해야 하는 우리는 과연 더 잘 살고 있는 것이 맞을까요. 강경애 작가님의 작품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한다면 한유주작가님의 에세이 ‘소금을 머리에 인 여자들’부터 읽어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모두 속 터지는 상황이니 가장 속 터지는 상황의 작품을 골라보자면 역시 강경애작가님의 ‘원고료 이백 원’입니다. 적은 돈을 어디에 쓸지 고민하는 아내에게 그 돈을 ‘남’과 ‘남의 아내’를 위해 쓰자는 남편의 발언을 듣고 있으면 머리가 띵해집니다. 아내가 번 돈을 남자 맘대로 ‘남에게’ 쓰지 못하게 했다고 하여 때려 내쫓는 행태를 보고 있으면 지금의 현실과 대입해보며 그다지 달라지지 않은 요즘의 행태에 씁쓸해지기도 합니다. 여자의 수입은 여분처럼 여겨지고, 여자의 것이 아닌 이야기가 요즘도 종종 들려오거든요.

 

작품들을 읽고 나면 여성과 가난의 관계에 대해 곱씹게 됩니다. 왜 열심히 일하는 여성의 몫은 자꾸 사라지는가 생각해보게 된 작품들이었다고 적어둡니다.

 

“어떤 순간에는 생을 한꺼번에 운반하고 있는 사람과 마주쳤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나는 그들에게 손을 내밀거나 내밀지 않고, 거절당하거나 거절당하지 않는다. 누군가 내게도 손을 내밀거나 내밀지 않을 것이고, 나는 거절하거나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

 

“그날 예인의 연인은 예인에게서 훔쳤던 책을 돌려주지 않았고, 자신의 새로운 연인을 소개했다. 예인은 단박에 상황을 이해했지만 그 자리에서 바로 물러나지는 않았다.”

 

“남편을 죽이고 자기를 이와 같은 구렁에 빠뜨린 저들 원수를 마주 서고도 말 한마디 못 하고 떨고 섰던 자신! 보다도 평시에 조주하고 미워하던 그 맘조차도 그들 앞에서는 감히 생각도 못한 자기. 아아! 이러한 자기는 지금 살겠노라고 소금 자루를 지고 두 다리를 움직인다. 그는 기가 막혀서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그리고 못난 바보일수록 살겠다는 욕망은 더 크다고 깨달았다.”

 

이 시리즈가 여성의 현실을 생각하게 합니다. 저는 이번이 두 번째인데 과거와 현실을 잇는 텍스트가 바뀌지 않은 여성의 현실을 꼬집어 ‘살만하지 않은 현재’를 알려주는 것 같아 서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서술되는 내용의 잔혹 수위가 높은 편이므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읽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시리즈가 매번 뇌를 쥐어짜주는 특별한 느낌입니다. 밋밋하고 비슷한 소설들에 지치셨다면 소설잇다 시리즈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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