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집
정보라 지음 / 열림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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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인간사회 훌륭하지? 라고 생각하면 거기에 철퇴를 날리는 정보라 작가님의 신작 아이들의 집”/도서제공 열림원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이번 투쟁의 돌에 두들겨 맞을 부분은 돌봄입니다. 이 작품에서 세팅된 사회적인 돌봄의무시스템은 유명무실하기 짝이 없죠. 이상주의자들이 입으로만 떠드는 그 모든 것들이 갖춰진 사회에서도 아이들은 죽고, 학대받고, 어른들에 의해 마음대로 휘둘려집니다. 로봇이 감시해도 소용없고요. 아이들을 시스템의 규칙에 따라 비정상인 부모에게서 끄집어내 사회적인 시스템 속에 키워도 어른이 된 아이들은 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부모와 아이가 이루는 진정한 가정, 이것이 사랑의 진짜 모습입니다.”

 

그리고 미래사회에서도 우리는 구태의연한 캐치프레이즈를 되풀이하죠. 그런데 말입니다? 이것도 거짓을 감추는 광고문구에 불과했습니다.

 

현실의 학대 케이스를 냉정하게 읊어주는 정사각형의 말을 인용하면 일부 양육자는 아이가 나를 골탕 먹이기 위해서 일부러 괴로운 척한다, 나를 조종해서 자기를 떠받들게 만들기 위해서 힘든 척하고 있다거 생각하거나, “자기가 학대를 당했기 때문에 원래 아이는 그 정도 학대는 견뎌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기도 하죠. 이건 소설 속의 환상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입니다. 양육 책임을 방기하고 성인이 된 아이에게 찾아와 친밀함을 쌓은 다음 돈을 요구하는 것까지 나오면 이건 소설적인 장치로 사회 시스템만 바뀌었을 뿐, 현재의 인간들의 죄악 그대로죠. 친부가 사망한 아이의 생전 영상을 방송에 팔아먹는 것까지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멀미가 날 지경입니다. 2023년기준 85%내외의 아동학대가 부모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는 통계를 정보라 작가님은 알고 계시는 게 분명합니다.

 

사실, 이 이야기에서 가장 분노해야 할 시점은 소설속에서도, 현재도 아이들이 팔려나간다는 점입니다.

 

이 사람들에게 아이를 입양시키는 것은 수익률 좋은 사업이다. 이 단체가 해 온 일이 그런 것이었다. 아이를 부모에게서 빼앗아 보호소에 수용해서 국가 지원금을 받는다. 그렇게 빼앗은 아이를 다른 가정에 입양시켜서 또 돈을 번다.”

 

가짜 인공자궁의 이야기나, 아이를 낳기 위해 신분도 기록도 없이 유통된 미성년자나, 맥락은 같습니다. 우리는 온전히 자라나 성장해야 할 아이들을 이용해 돈을 버는 사람들을 막을 수 없습니다.

 

“--봇은 일-관성 있습-니다. 사람-만 변덕-입니다.”

 

미래사회는 AI 때문에 사람이 몰살할 거라고요? 아니요. 제 생각엔 사람을 멸망시키는 건 사람일 겁니다. 이 이야기처럼 21세기에도 사람을 사고팔며 이익을 취하는 사람들 때문이죠.

 

시설만이 모든 문제의 해답이라는 사람들에게, 해외입양을 없애지 않고 백인들의 국가에 우리의 아이들을 버리는, 아이들을 납치하고 사다가 감금해서 돈을 벌었던 범죄에 눈감았던 정부에게 정보라는 묻습니다. 눈 감지 말라고. 죄인을 처단하고 피해자들에게 보상하라고 말입니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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