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림자를 말하는 사람
안규철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1월
평점 :
표현할 수 있는 모든 물성을 동원해 나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안규철 작가의 신작 “그림자를 말하는 사람” /도서제공 @hdmhbook 현대문학에서 보내주셨습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검정이 있고, 차갑고 딱딱한 검정이 있다.”
작가는 장르와 상관없이 “관찰자”시각에서 시작한다. 보고 느낀 것을 쓰는 사람, 그리는 사람들은 자신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본다. 안규철 작가의 세 번째 이야기는 사물에서 시작해 사유로 움직인다. 우리는 그림을 가장 먼저 보지만 -뇌과학상- 사물의 전후를 보고 글로 완성하는 것이 이 작가의 특별한 작법.
그림자를 말하는 사람에서는 시간의 진행에 관한 이야기가 마음에 닿았다. 신호를 듣지 않고 마음대로 써서 이제 값을 받아내려는 육체 “이명” 쌓아둔 채로 멈춰있는 책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 속의 길” 교수를 거쳐 다시 소박하고 평범한 것들을 그린 자신만의 그림을 꺼내놓기 시작한 그는 소박한 것들을 살펴보며 기록한 것들을 그림과 함께 이 책에 담았다.
“잡초의 진심”을 읽으면서는 나는 치열했나를 생각하게 되고 “인연”은 만남의 빛나는 순간으로 의미가 있다는 말을 들으면 이제는 만나지 않는 사람들의 시간이 지워졌다가 살아난다.
표지의 그림은 싱크홀이라는 2022년 작품인데 “원목마루”와 함께 실려있다. 가짜를 들여다보며 그 정교함과 진짜를 향한 욕망의 이야기를 작가와 함께 하다 보면 세상은 사유할 것들로 가득 차 있다.
그림자를 말하는 사람은 “그대도 말하라”는 시에서 시작되었다. “나의 젊은 날은 남들처럼 예와 아니오를 가르느라 다 지나가 버렸다.” “이제라도 내가 시인의 말을 실천해 볼 수 있을까. 그러기에는 너무 늦었을까.” 아직 깨어있는 작가의 고뇌는 끝이 없다. 그래서 그는 그림과 글로 오늘도 말을 걸어온다.
아름답습니다. 느릿하게 읽게 되어 평화로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