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편 우리 한시 - 말과 생각에 품격을 더하는 시 공부
박동욱 지음 / 빅퀘스천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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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갈한 문장 사이로 엿보는 옛사람들의 정취 “하루 한편, 우리 한시”/도서제공 빅퀘스천에서 보내주셨습니다.


-번역과 해설, 음운을 포함한 한자 원문포함

-8가지 주제별 분류

-어려운 역사 정치보다 일상을 다룬 한시 다수. 

-한시 자체의 아름다움을 전달하는 데 집중


일평 조남권 선생님에게 20년 동안 한학과 인생에 대해 사사 받은 저자가, 오역과 오독에 대해 고민하며 만든 책. 연구자들만 읽게 되어버린 한시라는 문학을 대중에게 소개하기 위해 필사책으로 만들었습니다. 하나하나 너무 예쁜 시들이 많지만, 일상의 맛이 느껴지는 한시들이 좋았다고 적어둡니다. 


한자 풀이까지 있으면 너무 학습지 같았을 거 같은데, 이 부분이 생략되어 가독성이 좋은 필사책이 된 것 같아요. 한자 공부는 찾아보는 거로!


사나운 범, 울 밑에서도 으르렁대도

나는 코를 쿨쿨 골며 잠잘 수 있고,

(중략)

모기의 왱왱 소리, 귓전에 들려오면

기겁하고 낙담하며 마음을 태운다네

(중략)

싸워봐야 소용없고 밤잠만 설치기에

길고 긴 여름밤이 일 년처럼 길 뿐이네,


범이나 뱀도 꿀잠을 막을 수 없다던 정약용도 모기는 이길 수 없었습니다. 저도 모기 알러지가 있어서 여름엔 에어컨을 틀고 창문을 꽁꽁 닫아 방어하는데요. 겨울이 와서 좋은 건 모기가 없기 때문이죠. 이처럼 일상의 이야기들을 다룬 한시들을 보고 나니 예나 지금이나 산다는 건 크게 다르지 않구나 싶고요.


당시의 문예지에서 비평가들에게 난자되었던 작품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양사언의 시 <불견 不見>입니다. 죽음도 두렵지 않다는 절절한 이별시인데요. 절절해서 양사언의 작품이 아니라는 말까지 들었던 작품입니다. 


저는 신항申杭의 백아伯牙를 적어두었습니다. 제목은 “나는 내 길을 가련다.” 딱 제 스타일이죠?


나는 내 거문고를 튕길 뿐이지

소리 알아줄 이는 구하지 않네. 

종자기는 어떠한 사람이길래

줄 위의 마음 굳이 분별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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