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살아요, 돈은 없지만 - 청담 사는 소시민의 부자 동네 관찰기
시드니 지음 / 섬타임즈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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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요금 내기 싫어서 부동산 뒷문으로 도망치는 집주인이 있는 곳. “청담동 살아요, 돈은 없지만” @sometimes.books 섬타임즈에서 보내주셨습니다.

철물점 아저씨도 미국으로 대학 간 딸이 다닌 영어학원 정보를 내놓는 곳, 백발의 할머니도 날씬한 몸매에 스키니진에 하얀 패딩을 입는 곳, 독특하다 독특해 그죠?

“겉으로 보기엔 청담에 살고 있었지만 깊숙하게 들어오면 아직은 이 동네 사람이 아니니까. 여전히 배는 라면으로 채우고 있다.”

명품보다 에티튜드, 자기주장보다 배려, 제가 만나본 100억 이상의 부자들은 그런 느낌이었는데요. 청담 이야기도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청담동의 관광객 같았어도, 모임에 익숙해지고 그들이 부를 드러내지 않는 이유를 깨닫고는 소설 “버터”를 떠올리며 청담동 사람들에게 자격지심을 느끼며 외부의 잣대로 보고 있던 사람은 자신이었다고 깨닫는 작가님은 “결핍”을 드러내는 것을 고치기로 마음먹습니다.

“자산이나 교육열이 비슷한 상황에서 청담동이 아이들을 학원에 내몰기 보다는 소신껏 키우는 비중이 더 높은 듯하다.”

“돈이 많은 이들에게 명품은 하나의 선택지일 뿐이다. 입고 싶으면 입는 거고, 아니면 안 입는 거고.”

청담초 – 청담중 – 청담고가 쓰리 청담이라고 기피된다는 이야기가 놀라웠고 대치동과 청담동의 학구열이 다르다는 것도 생소했습니다. 부자는 극복해야 할 것이 없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듣고보니 그렇구나 싶었고요.

의외로 저자가 꼽는 청담 생활에서 꼽는 기쁨은 걷기 좋은 “언덕”입니다. 아이와 평소대로 걷기만 해도 오천 보! 가파르고 험준한 언덕길이라 허벅지뒤가 저리고 발바닥은 아프지만 매일 만끽하고 싶은 청담이 이거라니(!)

“청담동은 파리와 비슷하다고 한다. 파리에 가면 최상위층도 있지만 도처에 거지와 부랑자가 있다. 물론 저소득층의 절대 수준이 파리보다 높지만 그래도 청담동은 파리와 가장 비슷했다.”

귀뚜라미 소리가 제일 크게 들리는 고요한 동네, 조금만 부딪혀도 미안하다고 말해주는 사람들, 이 책 속의 청담은 살기 좋은 평온한 동네입니다. 그리고 그곳에 사는 저자님은 자신이 “밀도 깊은 행복”을 가졌다고 말합니다. 동네를 이야기했다가 불편한 분위기가 되면 “저 부자 아니예요.”라고 외치면서 말이죠.

11년을 청담에서 살다보니 “진입장벽을 낮춰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결국 선택권은 나에게 온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작가님의 말을 적어두기로 했습니다.

저는 오늘부터 열린 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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