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다가, 울컥 - 기어이 차오른 오래된 이야기
박찬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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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은 의지. 그런거 보여주는 수밖에 더 있었겠슈? 안 되면 막고 품는 거쥬.“ 막고 품다. 도랑 양쪽을 흙으로 막고 물을 뺀 후 고기를 잡는 최후의 어로법을 이른다. 어떻게든 하자고 드는 절박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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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탈리아 유학시절 이태리어도 모르고 바이올린을 만들던, 공황에 혼자 잠들지 못한 저자가 등을 붙이고 잠들었던 그의 바이올린이 한국인의 작품이어서 팔리지 않는다는 현실에 눈물이 났다. 저자가 살아남은 요리계도 그러했다. 아무리 요리를 잘해도 유학을 다녀왔어도 한국인은 호텔의 요리장이 될 수 없던 시대가 있었다. 그도, 그의 친구들도 막고 품으며 살아남았을 것이다. 그래서 울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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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드프로세서를 24개월 할부로 사서 불멸의 역작을 쓰는 꿈을 꾸었지만 워드프로세서가 아니라 머리가 쓴다는걸 깨달은 저자님께 그래서 머릿속의 이야기를 다 풀어내셨는지 물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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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꼽는 이 책의 백미는 <성게 함부로 못 먹겠다, 숨비소리 들려서>였다. 그렇다 제주출신은 그 소리를 안다. 나는 자라면서 농으로도 숨넘어가겠다는 소리를 해본적이 없다. 그 만큼 그 소리는 잊혀지지 않는다. 아마도 관광객이 듣는다면 걱정하지 마시길, 그 소리는 죽어가는 소리가 아니라 살아남았다는 소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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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식당에서 일하는데 짬밥(...)받아 먹는다는 이야기, 대폿집이야기도 좋았다. 생각해보니 대학교앞의 대폿집이 다 사라진것도 아까울 정도였다. 이 책을 읽고나니 입에 넣으려고 밥상위에 차려지는 그 모든 것들이 다 귀하고 아까워진다. 그래서 이 책이 좋았다. 제목처럼 울컥했다.

👍
저자가 책속에 남긴 사람들은 막고 품으며 살아남은 사람들이니까, 열심히 그날 그날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필요할 때 이 책을 읽어보시면 좋겠다.

<웅답하라7기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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