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피스로 철학하기
권혁웅 지음 / 김영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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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동료로 들어와라!> 수직적 힘의 세계를 수평적 세계관으로 만들었던 마법의 대사, 힘의 세계관에서 서로를 적이 아니라 약점을 지켜주는 존재로 만든 이 대사는 무능을 상징하는 루피가 모든 미션을 이겨낼 수 있었던 유일무이한 힘 “함께”다

오랫동안 연재를 거듭한 대작들이 그러하지만, 원피스의 세계관도 철학에 기초한다. 지배와 자유, 능동성과 수동성, 개념과 잉태, 변증법까지. 현재 1096화째 연재중인 끝나지 않는 만화 원피스가 담고 있는 것들이다.

이쯤 되면 궁금해진다. 수많은 해석은 정말 작가의 설정일 까, 독자들의 꿈보다 해몽일까. 확실한 것은 원작자인 오다 에이치로가 덕후라는 사실이고 덕후들의 세계관은 일반인들의 상상보다 항상 거대하다는 것.

<원피스로 철학 하기>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원피스와 관련된 모든 뇌피셜을 모아놓은 책이다. 아니 중요한 것은 이 책의 저자가 그걸 분류하고 집대성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책은 공식적으로 원작자가 인정한 내용이 아니라도 원피스를 본 모두가 깨닫고 느꼈던 철학의 메시지를 담은 책으로 의미가 깊다.

원피스의 캐릭터 중에서는 뼈만 남아서 다시 살아난 브룩이 최애(!)인데, 저자가 ‘살아있지만 죽은 자 브룩’을 통해 데카르트, 스피노자, 라이프니츠를 건너 하이데거의 탈자태를 넘어 스릴러바크의 엑스터시까지 언급할 때는 심리학이 전공이고 최근에 철학책을 좀 보았다고 생각했는데도 정신이 혼미해지는 구간이 있었다. 재미가 없었다면 덮었으리라.

원피스의 팬들이 본다, 원피스를 이해하기 위해 본다는 것 보다, 근대철학의 정수들을 이해하기 어려워 힌트가 될 다양한 열쇠를 찾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원피스를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원피스의 팬으로서 이 책에서 알게 된 것들을 확인하고 싶어 1096화가 진행중인 원피스를 처음부터 다시 보고 싶어졌으니까.

그러므로 이 책을 읽고 <너 동료로 들어와라!> 당신이 철학의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다면 원피스는 당신과 함께하는 징베가 되어줄 테니까.

<김영사 출판사의 도서제공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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