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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 우리를 지치고 외롭게 만드는 사랑하는 일에 대하여
세라 자페 지음, 이재득 옮김 / 현암사 / 2023년 9월
평점 :
<돌봄노동, 가사노동이라는 말을 거부합니다> 일 년에 천만 원 이상 책을 사보는 제가 절대로 사지 않는 책의 키워드가 있습니다. 돌봄입니다. 가사와 더불어 여자들에게 강요되는 여성영웅주의신화의 한 축인 이러한 책들은 자신의 커리어를 부숴버리고 육아또는 간병이 결국 여성이 추구해야 하는 정체성인 양 포장해 열심히 일하는 전문가 여성들을 혼돈 속에 밀어 넣습니다. 가정과 육아의 밸런스라니, 여러분 그런 밸런스는 없습니다. 어느 한 쪽을 포기해야만 이룰 수 있는 남성들의 이상향이 어떻게 밸런스인가요? 언제나 이 지위 게임의 희생양은 여성들입니다. 감정노동자에게 미소와 친절이 강요되는 이유도 같습니다. 전통적으로 감정노동자의 절대다수가 여성이었죠. 점점 속이 답답해지십니까? 그럼 강요되는 전통적 모델의 셰임머신에서 벗어나 현실을 보는 책, <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를 보시죠.
<사랑의 노동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은 가족과 직장의 잔혹함을 얼버무리고, 여기에 낭만적인 광채를 입혀야 한다는 필요성에서 출발했다> 언론인 켈리 마리아는 육아 블로거들과 인스타그래머들이 아직도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 후기 계몽기에 만연하던 사랑의 이미지를 고수하고 있다고 말한다.
<개인 돌봄의 215억 시간 중 84퍼센트를 아직도 가족들이 담당하고 있는 사회에서 배우자가 없거나 가족이 없으면 어떻게 될까?> 이 질문에 해답이 있습니다. 우리의 시스템은 여성의 희생하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성이 돌봄 대신 직업을 우선하고, 가사노동을 배우자에게 배분하고 있는 지금 우리사회는 어떤가요? 마이너스 출생시대가 되었죠. 자신들이 감당해야 한다는걸 아는 순간부터, 남성들도 자손을 포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순종, 순응, 끝없는 감사표시, 무료 혹은 아주 적은 보수의 일을 요구받는 게 인턴십이라면 노동자들은 역사적으로 늘 불리했던 여자들의 처지로 전락하게 된다.>
이 책에서 기대했던 것은, 단순히 열정페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는 미래의 전망을 담보로 이루어지는 노동력착취였습니다. 물론 <회사에서 일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은 것 같았어요. 인생을 최대한 바쳐야 했어요>라는 문장이 말하듯 노동착취도 다루고 있었지만 돌봄과 가사노동도 번 아웃의 한 원인이고, 어느 직군이든 노동 착취의 대상은 언제나 여성이 더 많다는 사실을 여성인 저도 이 책을 읽기 전에 잊고 있었다던 그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좋아하는 일이니까 더 괜찮지 않다고 말합니다. 모든 업계에서 아래로 내려갈수록 여성일수록 심각해집니다.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노동은 사용자의 착취일 뿐입니다. 지식산업인 출판노동자의 1-3년차 70%의 연봉이 3천만원 이하이며(다수의 소형출판사는 초과근무에 대한 별도의 수당이 없습니다) 상당수의 편집자가 3년 차가 되기 전에 출판계에서 이탈한다는 사실은, 좋아하는 일이라도 금전적인 보상이 없으면 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추세를 말합니다.
번 아웃으로 병원에 다니면서도 내가 판권 잡은 책을 내기 위해 몇 달을 더 버티고 야근을 했던 편집자였던 저는 퇴사 1년 째 지금도 병원에 다니는 중입니다. 한번 번 아웃이 오니 계속 병이 생기네요? 여러분도 저처럼 되지 마시고 근무시간 칼퇴엄수! 퇴근 후와 주말에는 워라벨을 즐기시는 직장생활이 되시기 바랍니다. 가사노동 돌봄노동도 남편과 꼭 함께 하시구요.
힘들고 외로워서 지금 내가 하는 일을 계속할지 고민된다면, 이 책을 읽어보고 속아서 노력하고 있는 게 아닌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꺽이지 않는 마음으로 계속해도 좋은지 한번 점검해 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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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