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피, 열
단시엘 W. 모니즈 지음, 박경선 옮김 / 모모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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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피열

표지에서부터 제목까지 어떤 상징적인 의미가 숨어있지 않을까 호기심이 들었던 책.

제목인 우유, 피, 열은 상징적으로 여성의 육체 – 월경(피)을 통해 임신하고 양육(우유)하는 품에 안는 모성(열)으로 단정 지어진 여성의 육체를 상징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여성주의관점에서 이 책의 이야기들은 여성이 목소리를 가지지 못했던 시대의 문체를 따르는데, 은유적이고 아름답지만 그 기저에 차별과 장벽이라는 현실을 숨겨 놓았기 때문이다. 가해자는 여성의 존재를 규칙을 만들어 틀에 가두고 강요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태생은 자궁에서 시작된다.

=여자들의 숲이 추수절 보름달 아래서 물결치고 있었다=

이 아름다운 문장에는 마녀들의 축제 사바스가 숨어있다. 울게 하고 상처입히며 생명을 빼앗는 남자라는 존재는 그들과 함께 할 수 없다. 이 이야기가 담긴 뼈들의 연감에서 여자들의 이야기는 낡아 뼈만 남게 되고 바깥으로 드러나 노출되지만 보는 자들은 왜곡된 시선으로 본다.

이 책의 모든 비밀은 대화 속에 숨어있다. 이 단편집의 대화 속에서 여자들의 색은 핑크이고, 악세서리가 있어야 하고, 순종해야 하고, 깨끗해야 하지만 정작 주인공들은 그 규정들을 비웃으며 (때론 죽어버리는 방식으로) 그 자리를 벗어나 버린다. 결국, 모든 것은 순리대로 흐른다는 진리는 여자들에게서 여자들에게로 구전되어 전해지고 남자들은 모른 채 배제된다.

들판을 불태우는 대신,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속삭이며 주문을 거는 책. 아직 발견하지 못한 비밀을 알게 되려면 세 번은 다시 읽어야 할 것 같다. 그 모든 생각들과 이야기들은 아직도 진행 중이며 끝나지 않았다.

우리는 더 많이 궁금해하고 생각할 자유를 가지고 있다.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우리가 가진 자유다.

<스튜디오오드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북스타그램
#독서
#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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