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단테와 베르길리우스는 화가 난 악마들에게 쫓겨 여섯째 구렁으로 간다.

곳에는 위선자들이 벌받고 있는데, 같은 황금빛으로 화려하지만 안은 무거

운 납으로 된 옷을 입고 다닌다. 다네는 볼로냐 출신의 두 수도사와 이야기

를 나누고,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히게 했던 가야파가

땅바닥에 못 박혀 있는 것을 본다.

 

 

우리는 말없이 동반자도 없이

하나는 앞에, 다른 하나는 뒤에 서서

작은 형제회 수사들처럼 걸어갔다.

방금 전의 싸움을 생각하자니

내 머릿속에는 개구리와 생쥐에

대한 이솝 우화가 떠올랐다.

 

처음과 끝을 주의 깊게 비교해 보면

<이제><지금>의 뜻이 비슷하듯

그 싸움과 우화도 아주 비슷하였다.

 

그리고 한 생각에서 다른 생각이 생기듯,

그런 생각에서 다른 생각들이 떠올랐고

처음의 무서움이 곱절로 커졌다.

나는 생각했다. 저놈들이 우리 때문에

그렇게 조롱을 당하고 피해를 입었으니

분명 우리에게 무척 화가 났을 것이다.

만약 사악한 심보에다 화까지 난다면

저놈들은 산토끼를 물어뜯는 개보다

더 사납게 우리 뒤를 쫓아올 것이다.

 

그러자 무서움에 모든 머리카락이 쭈뼛

일어서는 것을 느꼈고, 정신없이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스승님 우리가

곧바로 숨지 않으면 저는 말레브랑케가

무섭습니다. 그놈들이 저희 뒤에 있으니

상상만 해도 벌써 옆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분은 내가 납이 된 거울이라 해도

네 겉모습보다 오히려 속의 모습을

꿰뚫어 보는 것이 더 빠를 것이다.

네 생각들이 똑같은 모습과 양상으로

곧바로 네 생각 속으로 들어왔고, 나는

두 가지 중에서 하나의 결론을 내렸다.

 

만약 오른쪽 경사면이 완만히 기울여

우리가 다음 구렁으로 내려갈 수 있다면

그 예상된 추격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충고를 채 마치기도 전에 나는

놈들이 멀지 않은 곳에서 날개를 펼치고

우리를 붙잡으려고 날아오는 것을 보았다.

 

내 길잡이는 곧바로 나를 붙잡았는데

시끄러운 소리에 잠에서 깨어 난 어머니가

가까이 불을 붙은 것을 확인하고

자신보다 자신의 아들을 더 염려하여

단지 잠옷만 걸친 재 아들을 껴안고

멈추지도 않고 달아나는 것 같았다.

 

그분은 단단한 둔덕 가장자리에서 몸을

눕혀, 오른쪽으로 다른 구렁을 막고 있는

경사지 바위를 타고 아래로 미끄러졌다.

물레방아 바퀴를 돌리기 위해 물이

수로에서 바퀴 널빤지를 향해 아래로

떨어질 때도 그처럼 빠르지 못하리라

그렇게 스승님은 나를 동반자가 아니라

당신의 아들처럼 가슴위에 올려놓고

그 가장자리를 미끄러져 내려가셨다.

 

그분의 발이 아래의 바닥에 닿는 순간

놈들은 벌써 우리 위 둔덕에 이르렀으나

거기에서는 무서워할 필요가 없었다.

 

높으신 섭리는 그들을 단지 다섯째

구렁의 관리자로 두셨고, 그곳을 벗어날

능력을 모두에게서 빼앗았기 때문이다.

그 아래에서 색칠된 사람들을 보았는데

아주 느린 걸음으로 주위를 걷고 있었고

눈물을 흘리며 지치고 피곤한 기색이djT.

 

그들은 클뤼니의 수도사들이 입는 것과

동일한 방식으로 만들어진 망토를 입고

두건을 낮게까지 드리우고 있었다.

 

겉은 눈부신 황금으로 되어 있었지만

안은 온통 납이었고 엄청 무거워

페데리코는 지푸라기를 입었을 정도이다.

 

, 영원하게 무겁고 힘든 망토여!

우리는 또다시 왼쪽으로 돌았고

고통스럽게 우는 그들과 함께 걸었다.

하지만 무게 때문에 피곤한 무리는

아주 천천히 걸었으므로 우리는 걸음을

옮길 때마다 새로운 동료와 함께하였다.

 

 

그래서 나는 길잡이께 이렇게 가시면서

주위를 둘러보아, 혹시 이름이나 행실로

아는 자가 있는지 찾아보아 주십시오.

 

그러자 토스카나 말을 알아들은 자가

뒤에서 소리쳤다. 멈추시오, 어두운

대기 속을 그렇게 달리는 그대들이여

원하는 것을 나에게 얻을 수 있으리다.

그러자 길잡이는 몸을 돌려 말하셨다.

기다려라, 그의 걸음에 맞추어 걸어라.

 

 

나는 멈추었고 두 영혼을 보았는데, 나와

학께 있고 싶은 마음의 조급함이 얼굴에

보였지만, 짐과 좁은 길 때문에 늦어졌다.

 

도착하자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비스듬한 곁눈질로 나를 응시하더니

서로를 바라보며 자기들끼리 말했다.

 

목이 움직이니 저자는 살아 있는

모양인데, 만약 죽었다면 어떤 특권으로

이 무거운 외투를 벗고 가는 것일까?

 

그러고는 나에게 사악한 위선자들의

무리를 찾아온, 토스카나 사람이여

불쾌하게 생각 하지 말고 그대가 누구인지 말해주오.

 

나는 그들에게 내가 태어나 자란 곳은

아름다운 아르노 강의 큰 도시이고

언제나 그랬듯이 육신을 갖고 있지요.

그런데 그대들은 누구요? 보아하니 그대들은

뺨에 큰 고통이 내리는데, 그 눈부신

외투 안에는 어떤 형벌이 들어 있나요?

그중 하나가 대다하였다. 금빛 외투는

아주 두꺼운 납으로 되어 그 무게는

저울들을 삐걱거리게 하 정도라오.

 

 

우리는 볼로냐의 향락 수도사들이었소.

나는 카탈리노, 이 자는 로데랑고 인데

그대의 고향에서 평화를 우지하기 위해

부통 한 사람이 맡는 직책에 우리는

함께 선출되었고, 아직도 가르딩고

주변에는 그 흔적이 보이고 있지요.

 

나는 수사들이여 그대들 죄는...하고

말하다 멈췄는데, 땅바닥에 말뚝 세 개로

십자로 못 박힌 자가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나를 보자 몸을 온통 비틀면서

수염 사이로 한 숨을 내쉬었는데

그것을 알아차린 카탈라고 수사가

말했다. 그대가 보는 저 못 박힌 자는

백성을 위해 한 사람이 순교해야 한다고

바리사이 사람들에게 충고를 했지요.

 

그대가 보듯이 벌거벗고 길을 가로질러

누워 있으니 누군가 지나가면 얼마나

무거운지 그가 먼저 느껴야 한답니다.



똑같은 방식으로 그의 장인도 이곳

구렁에 누워 있고, 또 유대인들에게 악의

씨앗이었던 다른 자들도 있었소!

그때 나는 베르길리우스께서 영원한

유형지에 비참하게 십자로

누운 자를 보고 놀라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그분은 수도사를 향해 말했다.

그대들이 할 수 있다면 오른쪽으로

우리 두 사람이 빠져 나갈 수 있는

어떤 통로가 있는지 말해 주십시오.

우리가 이 바닥을 떠나기 위해 검은

천사들을 부를 필요가 없도록 말이오.


 

그는 대답하였다. 그대가 바라보는 것보다

가까이 바위가 있는데, 이 큰 둘레에서

빠져 나가 무서운 골짜기들을 모두 건너지요.

 

다만 이곳에서는 무너져 위로 건너지

못하니, 그대들은 바닥과 기슭에 쌓인

폐허들 위로 올라 갈 것이오.

길잡이는 잠시 머리를 숙이고 있다가

말해. 저기서 갈고리로 죄인들을 찌르던

놈이 거짓으로 상황을 말해주었구나.

수도사는 전에 볼로냐에서 아주 사악한

악마들에 대해 들었는데 그 중에서 그놈은

거잿말쟁이, 거짓말의 아비라고 들었고.

 

그 말에 스승님은 약간 화난 표정으로

황망히 커다란 걸음걸이로 걸어갔고

따라서 나도 짐을 진 자들을 떠나

사랑스러운 발자국 들을 뒤따라갔다.

 

단테 지옥편 제23곡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2


두 시인은 악마 열 명과 함께 가면서 뜨거운 역청 속에 잠겨 있는 탐관 오리

들을 본다. 그중에서 악마들에게 잡혀 나와 참폴로와 이야기를 나눈다.

리고 참폴로는 속임수로 악마들의 손에서 벗어나 역청 속으로 달아나다.

그자 악마들은 자기들끼리 다투고 싸우다가 역청 속에 빠진다.

 

 

예전에 나는 기사들이 행진을 하고

공격을 시작하고 위용을 또 과시하고

때로는 퇴각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 아레초 사람들이여, 그대들 땅에서

말 탄 척후병들을 보았고, 기병들이

시합하며 겨루고 달리는 것을 보았는데

때로는 나팔 소리에, 때로는 종소리에

때로는 북소리에, 또 우리 것이든 남의

것이든 성의 신호에 따라 움직였지만

어떤 기병이나 보병도, 땅과 신호를

따르는 어떤 배도 그렇게 야릇한 피리

소리에 움직이는 것을 보지 못했다.

 

우리는 악마 열 명과 함께 걸어갔으니

, 무서운 동행이여! 성당에는 성인들과

술집에는 술꾼들과 가는 법이 아니던가,

내 관심은 오로지 역청에만 이끌렸으니

그 구렁 안에서 불타고 있는 무리의

온갖 양상들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마치 돌고래들이 활 모양의 등으로

뱃사람들에게 신호를 하여 그들의

배를 구하도록 준비 하도록 만들 듯이

그렇게 조금이라고 고통을 줄이려고,

죄인들 중 몇 명이 등을 드러내고

있다가 번개 보다 빠르게 숨어 버렸다.

 

또한 웅덩이 물가에서 개구리들이

단지 코끝만 물 밖으로 내밀고

다리와 몸뚱이는 감추고 있듯이

사방에서 죄인들이 그렇게 있었는데

바르바리차가 다가오자 금세

끓어오려는 거품들 아래로 숨어 버렸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떨리는 것이

다른 개구리들은 뛰어 들고 한 마리만 남아

있듯 한 죄인이 남아 있는 게 보였다.

 

그러자 가장 가까이 있던 그라피아카네가

역청에 찌든 그의 머리카락을 움켜잡아

끌어올렸으니 그는 마치 물개처럼 보였다.

 

나는 벌써 악마들의 이름을 모두 알았는데

그들이 선택 되었을 때 눈 여겨 보았고

또 서로 부르는 것을 들었기 때문이다.

 

, 루비칸테, 네 발톱으로 저 놈의

등허리를 찍어서 껍질을 벗겨 버려라!

저주받은 악마들이 모두 소리쳤다.

 

나는 스승님 만약, 하실 수 있다면

자기 원수들의 손아귀에 떨어진 저

불행한 영혼이 누구인지 알고 싶군요.

 

나의 길잡이는 그의 곁으로 다가가 어디

출신이냐고 질문했고 그자가 대답했다.

나는 나바라 왕국에서 태어났지요.

자신의 몸과 재물을 파괴했던 어느

건달에게서 내 어머니는 나를 낳았고

어느 영주의 하인으로 보냈답니다.

 

나중에 나는 착한 테오발도 왕의

신하가 되었고 거기에서 토색질을

시작했으니 이 뜨거운 곳에서 벌 받지요.

그러자 멧돼지처럼 송곳니가

입 밖으로 삐져나온 치리아토가

얼마나 날카로운지 느끼게 해주었다.

고약한 고양이들 사이에 생쥐가 들어왔으니

바르바라차가 팔로 움켜잡고 말했다.

 

아직 이 놈에게 알고 싶은 게 있으면

물어보시고. 다른 놈들이 찢어 버리기 전에

스승님은 말해 보오, 저 역청 아래 있는

죄인들 중에 그대가 아는 라틴 사람이

있는지? 그는 대답했다. 그는 조금전에

나와 헤어진 자들 중 하나가 그 근처

출신인데, 만약 그와 함께 숨었더라면

이 발톱이나 갈고리가 두렵지 않을 텐데!

그러자 리비코코가 우리는 너무 참았다.

말하면서 그의 팔을 갈고리로 찍었고

거기서 살점을 찢어 가지고 가벼렸다.

 

드라기냐초도 갑자기 달려들어 그의

다리를 찢르러 하자 악마들의 두목이

험상궂은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놈들이 진정 되었을 때 아직도

자신의 상처를 바라보고 있는 그에게

나의 스승님이 망설임 없이 물으셨다.

 

불행히 그대가 이 기슭으로 글려올 때

그대와 헤어진 사람은 누구였는가?

그는 대답했다. 고미타쑤사였는데

갈루라 사람이었고 온갖 기만의 사람이었고.

자기 영주의 적들을 제 손아귀에 넣어

그들 모두가 칭찬하게 만들었지요.

그의 말에 따르면 돈을 받고 그들을 그냥

물어 주었답니다. 또한 다른 직책에서도

결코 작지 않는 탐관오리였지요.

 

로구도로의 영주 미켈레 창케도 함께

똑같은 놈이었고. 샤르데냐에 대해 말할

때면 그들의 혓바닥은 지칠 줄 모르지요.

아이고, 저 이빨을 가는 놈을 보십시오.

더 말하고 싶지만, 저놈이 내 부스럼을

긁어주려고 벼르지 않을까 무서워요.

이에 커다란 두목은 금방이라도 찌를 듯

눈망울을 부라리던 파르파렐로를 향해

말해다. 꺼져라, 빌어먹을 날짐승아.

 

그러자 겁에 질러 있던 그가 다시 말했다.

토스카나 사람이건 롬바르디아 사람이건,

보거나 듣고 싶다면 내가 불러오리다.

하지만 그들이 보복을 두려워하지 않게

말레브랑케를 잠시 물러나게 해주시오.

그러면 나는 이 자리에 그대로 앉아서

나는 혼자지만 일곱명이라도 그대로 부르겠소

내가 휘파람만 불면되는데, 그건 우리가

밖으로 나올 때 으레 하는 습관이지요.

 

그 말을 듣고 카냐초가 주둥이를 내밀고

머리를 흔들며 말했다. 이놈이 밑으로

뛰어들려고 생각해 낸 속임수 좀 봐라!

 

그러자 온갖 교활한 술수를 가진 그자가

대밥하였다. 내 동료에게 커다란 고통을

안겨 준다면 나야말로 정말 나쁜 놈이지요.

알리키노는 유혹은 견디지 못했고, 여느

놈들과는 달리 말했다. 만약 네가 밑으로

내려간다며, 나는 뛰어서 뒤쫓지 않고

역청 위에까지 날아가 너를 붙잡겠다.

 

언덕을 엄어가 둔덕을 방패삼아서

너 혼자 우리를 당해 낼지 보자꾸나.

, 그대 독자여, 괴상한 놀이를 들어 보오.

모두들 둔덕 너머로 눈길을 돌렸는데

가장 반대하던 놈이 가장 먼저 그랬다.

 

나바라 사람은 좋은 기회를 포착하고

발바닥을 땅에 굳건히 내딛더니 순식간에

두목의 손에서 빠져나와 뛰어 내려갔다.

모두들 자신의 잘못에 후회 하였는데

실수의 원인이 되었던 놈이 가장 그랬고

몸을 날리며 외쳤다. 너는 이제 잡혔다.

하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날개가 무서움을

앞지를 수 없으니 그는 아래로 내려갔고

이놈은 가슴 위로 솟구쳐 날았으니

마치 매가 가까이 접근할 대 들오리가

재빨리 물속으로 숨어 버리면 실망한

매는 맥없이 다시 날아오르는 것 같았다

.

속임수에 분통이 터진 칼카브리나는

역청 속으로 달아난 것을 고소하게

생각하면서도 그를 뒤쫓아 날아갔는데

그 탐관오리가 사라져 버리자 오히려

자신의 동료들에게 발톱을 펼쳤고

구렁 위에서 그를 움켜잡아 뒤엉켰다.

 

하지만 알리키노도 매서운 매였기에

그놈을 향해 발톱을 내 밀었고, 결국

둘 다 끓어오르는 웅덩이 속에 떨어졌다.

뜨거움 때문에 두 놈은 곧바로 서로

떨어졌으나, 그들의 날개에 역청이

들러붙어 전혀 일어날 수 없었다.

 

바르바라차는 다른 부하들과 함께

화가 나서 네 놈에게 갈고리를 들고

맞은편 둔덕으로 날아가게 하였다.

그들은 이쪽과 저쪽에서 기슭을

내려가 이미 껍질까지 익어 버린

두 놈을 향해 갈고리들을 내밀었고

우리는 그렇게 얽힌 그들을 떠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1


다섯째 구렁에서 단테는 자신의 직위를 이용하여 사리사욕을 채운 탐관오리

들을 본다. 그들은 펄펄 끓어오르는 역청 속에 잠겨 벌 받고 있으면서

무시무시한 악마들의 감시를 받는다. 단테와 베르길리우스는 한 무리의 

막들과 함께 둔덕을 따라 여섯째 구렁으로 향한다.



 

 

그렇게 우리는 내 희극이 노래하지

않은 다른 이야기를 하면서 다리에서

다리로 건넜으며, 다리 꼭대기에

이르러 걸음을 멈추고 말레볼제의 다른

골짜기와 다른 헛된 눈물들을 보았는데

그곳은 놀라울 정도로 검은 색깔이었다.

 

마치 베네치아의 조선소에서 겨울철에

성하지 않은 자기 배들을 칠하려고

끈적끈적한 역청을 끓이는 것 같았다.

 

겨울에는 항해 할 수 없기 때문에 대신

어떤 사람은 새 배를 만들고 누구는

많이 항해한 배의 옆구리를 수선하고

누구는 이물을. 누구는 고물을 고치고

누구는 노를 만들고, 누구는 밧줄을 감고,

또 누구는 크고 작은 돛들을 깁는데

그렇게 불이 아닌 성스러운 힘에 의해,

저 아래에서는 빽빽한 역청이 끓어

사방 기슭에 끈적끈적 들러붙어 있었다.

 

나는 역청을 바라보았지만 거기에서는

끓어오르는 거품들이 부풀어 올랐다가

다시 사그라지는 것 밖에 보이지 않았다.

내가 아래를 뚫어지게 응시하는 동안

나의 길잡이는 보아라! 보아라! 하시며

내가 있던 쪽으로 당신을 끌어 당겼다.

 

그래서 나는 마치 피해야 할 위험을

보려고 머뭇거리다가 갑자기

두려움에 사로잡혀 뒤돌아보면서도

서둘러 달아나는 사람처럼 바라보았다.

그리고 우리 뒤에 시커먼 악마 하나가

돌다리 위로 달려오는 것을 보았다.

, 그 몰골을 얼마나 무시무시했던가!

날개를 활짝 펴고 날렵하게 발을 내딛는

몸짓은 또 얼마나 잔인하게 보였던가!

그놈은 뾰족하고 높다란 머리 위로

한 죄인의 허리를 둘러 메고

그 발의 힘줄을 힘껏 움켜잡고 있었다.

그 놈은 다리에서 오 말리브랑케여,

성녀 치타를 다스리던 관리 하나를

잡아 왔으니 안에 처박아라! 나는 이런

놈들이 가득한 고을로 다시 가겠다. 그곳에는

본투로 이외에 모두가 탐관오리들이니

돈만 있으면 아니오가 예로 된단다.

그를 아래로 내동이치고 그놈은 험한

돌다리에서 돌아섰는데, 끈이 풀린 개라도

그토록 재빨리 도둑을 내쫓지 못하리라.

 

그는 풍덩 빠졌다가 위로 떠올랐으나

다리 밑에 있던 악마들이 소리쳤다.

 

여기에서는 산토볼토도 소용없고

세르키와 강과 다르게 헤엄쳐야 한다.

그러니까 우리들의 갈고리를 원하지

않는다면 역청 위로 떠오르지 마라.

 

그리고 수백 개의 갈고리로 그들을 찌르면서

말했다. 여기서 숨어서 춤추어야 하니

할 수 있거든 몰래 훔쳐보도록 해라

마치 요리사가 하인들을 시켜 고기가

떠오르지 않도록 갈고리로 가마솥

한가운데에 잠기는 것 같았다.

 

훌룽한 스승님은 내가 여기에 있는

것이 들키지 않도록 바위 뒤에

웅크리고 앉아 방패로 삼도록 해라.

 

그리고 내가 어떤 공격을 받더라도

두려워 마라. 저번에도 그렇게 나를

방해했으니 나는 그런 일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저쪽 다리 끝으로 가셨는데

여섯째 둔덕에 이르렀을 때에는

각오를 단단히 사신 표정이었다.

 

마치 멈춰 선 곳에서 구걸하듯이 가난한

거지를 향하여 개들이 갑작스럽게

공포하고도 포악하듯이 덤벼들 듯이,

다리 아래에 있던 악마들이 취어 나왔고

모두 그분에게 갈고리를 겨누었지만

그분이 외쳤다. 누구도 나쁜짓 마라.

너희들의 갈고리로 나를 찌르기 전에

너희 중 하나가 나와 내 말을 들어라.

 

그리고 나를 찌를 것에 대해 의논해라.

모두들 외쳤다. 말라코다야, 가라!

그러자 다른 놈들은 꼼짝 않고 한 놈이

나오면서 말했다. 무슨 소용 있을까?

나의 스승님이 말하셨다. 말라코다,

너희들의 방해가 분명한데

성스러운 뜻과 도움도 없이

내가 여기에 오는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이자에게 이 거친 길을 보여주도록

하늘에서 원하셨으니 지나가게 해라.

그러자 그놈은 오만함이 꺾여 갈고리를

발치에 떨어떠리드니 다른 놈들에게

말했다. 그렇다면 건드려선 안 되겠다.

스승인은 나에게 오, 다리의 바위들

사이에 몰래 웅크리고 있는 너는

이제 안심하고 나에게로 오너라!

 

 

나는 몸을 움직여 재빨리 그분에게로

갔는데, 악마들이 모두 앞으로 나섰기에

그놈들이 약속을 어길까 봐 두려웠다.

 

예전에 나는 카프로나에서 약속을 받고

나온 병사들이 수많은 적들에 둘러쌓여

그렇게 두려워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나는 온몸으로 나의 길잡이에게 바짝

들러붙었고, 겨코 좋지 않은 그들의

태도에서 눈길을 돌리지 못하였다.

놈들은 갈고리를 숙였고 한 놈이 말했다.

저놈의 어깨죽지를 한 번 찔러 볼까?

다른 놈이 그래, 한번 찔러 봐라1

그러나 나의 스승님과 이야기했던

악마가 갑자기 몸을 돌리더니 말했다.

 

내려놔, 스카르밀리오네 내려놓아!

그리고 우리에게 이 돌다리 너머로는

더 이상 갈 수 없다. 여섯째 다리가

바닥으로 완전히 부서졌기 때문이야.

그래도 앞으로 나아가기를 원한다면

이 아비 둔덕을 따라서 가라. 길이

될 만한 다른 돌다리가 가까이 있으니까

어제, 이 맘때 보다 다섯 시간 더 지났을

때가 이곳의 길이 무너진 지 12

하고도66년이 흐른 시각이었지.

 

내 부하들 중 몇몇을 저 곳으로 보내

누가 나타나는지 살펴보게 할테니

그들과 함께 가라. 해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말했다. 알리키노, 칼카브리나,

그리고 너 카냐초, 앞으로 나오너라

바르바차는 이 열 명을 이끌어라.

 

립코코, 드나가냐초, 송곳니 치리아토,

그리피아카네, 파르파렐로, 그리고

미치광이 루비칸테, 앞으로 나와라

끓어오르는 역청 주위로 돌아서 가라.

이들이 다음 둔덕까지 무사히 건너

이곳 구릉들을 모두 지나가게 해라.

 

나는 아이고, 스승님, 제가 무엇을 보고

있습니까. 길을 아시니 안내 없이

우리끼리 갑시다. 저는 저들이 싫습니다.

스승님이 평소처럼 눈치가 바르시다면,

저놈들이 이빨을 갈면서 눈짓으로

우리에게 협박하는 게 안 보이십니까?

 

 

그분은 그렇게 나에게 놀라지 마라.

고통스럽게 삶아지는 자들에게 그런 것이다.

악마들은 왼쪽 둔덕으로 돌아갔는데,

그에 앞서 각자 자기들의 두목을 향해

이빨로 혓바닥을 몰면서 신호를 하였고

두목은 엉덩이로 나팔을 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

8원의 넷째 구렁에는 예언자들이 벌 받고 있는데, 그들은 앞을

바라보지 못하도록 머리가 등 뒤쪽으로 돌아가 있다. 베르길리우스는 그들

중 몇 사람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자신의 고향 만토바의 이름이 그리스

의 예언자 만토에서 유쾌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 다른 형벌로 땅속의 자들에 대한

첫째 노래 편의 스무 번째 노래의

소재로 삼아 시구를 만들고자 하노라.

나는 고통스러운 눈물로 멱 감고 있는

저 아래 드러난 바닥을 바라보려고

벌써 완전히 준비하고 있었다.

 

둥그런 무리에서 한 무리가 보였는데

말없이 눈물을 흘리며 말없이 기도

행렬 같은 걸음걸이로 걸어오고 있었다.

시선을 좀 더 아래도 내려 바라보니

놀랍게도 그들은 각자 가슴 언저리와

턱 사이가 비틀린 것처럼 보였다.

 

얼굴이 등 쪽으로 돌아가 있어

앞을 바라볼 수 없으니

그들은 뒤로 걸어가야만 했다.

 

혹시라도 중풍 때문에 그렇게 완전히

비틀린 자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걸 본 적도 없고 믿지도 않는다.

독자여, 그대가 이 글을 읽고 열매를

얻도록 하느님께 허락하신다면

생각해 보오, 우리의 형상이 비틀려서

눈물이 엉덩이의 골짜기로 흘러내리는

모습을 가까이 보고도 어찌 네가,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정말로 나는 단단한 돌다리 바위에

기대 울고 있었고 안내자가 말하셨다.

너는 아직도 다른 멍청이들 같구나!

죽어야 마땅할 자비가 살아 있다니.

 

하느님의 심판에 연민을 느끼는 자들보다

더 불경스러운 자가 어디 있겠느냐?

고개를 들고 저놈을 똑바로 보아라.

테바인들의 눈앞에서 발밑의 땅이

갈라졌고 모두 외쳤지. 암피아라오스,

어디로 떨어지냐? 왜 싸움터를 떠나느냐?

 

저놈은 계속 골짜기로 곤두박질하여

누구든지 붙잡는 미노스에게 떨어졌지.

그놈의 가슴이 등이 되어 버린 것을

보아라. 너무 앞을 보려 했기 때문에

이제는 뒤를 바라보며 뒤를 걸어간단다.

 

 

보아라, 테이레시아스를 그는

먼저 자기 사지를 완전히 바꾸어

남자에서 여자의 모습으로 바꾸었고

나중에는 뒤엉켜 있는 두 마리

뱀을 막대기로 때렸고, 그래서

다시 남자의 모습을 갖게 되었다.

 

그 뒤에 오는 놈은 아론타인데

루니의 산들 그 아래 카라라

사람들이 힘들게 경작하는 곳에서

새 한얀 대리석 동굴의 사이를

자기 거처로 삼았고, 거기에서

탁 트인 바다와 별들을 관찰했지.

 

그리고 저 여자, 풀어헤친 머리카락

때문에 네가 볼 수 없는 젖가슴과

털이 난 부분을 뒤덥고 있는 저 여자는

만토인데, 여러 땅을 방항 하다가

나중에는 내가 태어난 곳에 정착했어니

잠시 동안 내 말을 잘 들었어면 좋겠다.

 

자기 아버지가 죽은 후 박코스의

도시가 노예로 전략하자 그녀는

오랜 세월 동안 세상을 떠돌아 다녔다.

 

아름다운 이탈리아 위쪽 티롤로의

게르만 지방을 둘러싸는 알프스 발치에

호수 하나가 있는데 베라코라 부르지.

아마 천 개 도 넘을 샘에서 솟아난 물이

그 호수에 모여들어 발 카모니카와

가르다, 아펜니노 사이를 적신다.

그 한가운데 자리 잡은 한 장소 에는

트렌토와 브레쉬아, 베로나의 주교들이

그곳을 지날때마다 축복을 내렸으리라.

아름다보 굳건한 요새 패스키에라는

브레쉬아와 베르가모 사람들을 막으려고

주위 기슭보다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지.

 

베나코의 품 안에 머물 수 업는 모든

물은 흐르기 시작하자마자 더 이상

베나코가 아니라 민치오라 불리고,

고베르놀로에서 포 강과 합류한다.

강은 얼마 흐르지 않아 평지와 만나고

거기에서 넓게 펼쳐져 늪을 이루는데

여름이면 물이 적어 해로울 때도 있지.

그곳을 지나가던 그 야만스러운 처녀는

늪 한가운데에서 주민도 전혀 없고

경작되지도 않은 땅을 발겨 하였다.

 

모든 인간 사회를 피해 그곳에 머물러

자기 종들과 함께 요술을 부리며 살았고

그곳에 자신의 텅 빈 육신을 남겼지

나중에 주변에 흩어져 살던 사람이

사방이 늪으로 둘러싸여 튼튼하게

방어되는 그 장소로 모여 들었으며

그녀의 죽은 유골 위에 도시를 세웠고

잔치도 없이 매 처음 그곳을 선택한

그녀의 이름을 따서 만투아라 불렀단다.

 

어리석은 카살로디가 피나몬테에게

속아 엄어가기 훨씬 이전부터 이미

그곳에는 많은 주민들이 살고 잇ㅇㅆ

그래서 너에게 충고 하건데, 내 고향의

연유에 대해 혹시 다른 말을 듣거든,

어떤 거짓도 진리를 속이지 못하게 하라.

 

나는 스승님 당신 말씀은 너무나도

확실하고 저를 믿게 만드니

다른 말은 뿔 꺼진 숯과 같습니다.

그런데 저 걸어가는 무리 중에서

주목할 만한 자를 보면 말해주십시오.

 

제 마음은 저기에만 쏠려 있으니까요.

그러자 나에게 말했다. 저기 뺨의 수염이

 

그을린 어깨 위로 흘러내린 자는

그리스에 남자들이 텅 비어 요람마저

채우기 어려웠을 때 점쟁이었는데

칼가스와 함께 아울리스에서 처음

닻줄을 끊을 날짜를 결정하였단다.

 

그 이름은 에우리필로스 그 고귀한

비극 한 부분에서 그렇게 노래했으니

그것을 모두 아는 너는 잘 알 것이다.

저기 옆구리가 비쩍 마른 녀석은

마이클 스콧 그는 정말로

마술로 속이는 방법을 알고 있었지.

보아라, 구이도 보나티, 아스덴테를

 

그자는 가죽과 실에 몰두했더라면

하고 바라고 있지만 때늦은 후회로다.

보아라, 바늘과 베틀과 물레를 내던지고

점쟁이가 되어 버린 사악한 여자들을

저들은 풀잎과 인형으로 요술을 부렸지.

하지만 이제 가자 카인과 가시가

양 반구의 경계선에 걸쳐 있고

세비야 물결에 닿아 있구나.

 

 

지난밤에 이미 둥근 보름달이었는데

한때 저 부름달이 저 어두운 숲속에서

너에게 도움이 되었으니 잘 기억해라.

그렇게 말하시는 동안 우리는 걸어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19

단테는 셋째구렁에서 돈을 받고 성직이나 신성한 물건을 거래한 죄인들을

본다. 그들은 구렁의 바위 바닥에 뚫린 구멍 속에 거꾸로 처박혀 있으면서,

발바닥에 불이 붙어 타는 형벌을 받고 있다. 여기에서 단테는 교황 스콜라우스

3세와 이야기를 나누고 성직자들의 부패와 단락에 대해 한탄한다.



 

, 마술사 시몬이여 불쌍한 추종자들이여

너무나도 탐욕스러운 너희들은 선의

신부가 되어야 되는 하느님의 물건들을

금과 은 때문에 더럽히고 있으니

이 셋째 구렁에 있어야 마땅하고

너희에게는 나팔이 울려야 마땅하리.

 

우리는 벌써 다음 구렁에 이르렀고

구렁 위로 걸쳐 있는 돌다리의

한가운데 지점에 올라와 있었다.

 

, 최고의 지혜여, 하늘과 땅과 악의

세계에 얼마나 당신 기술을 들어내고

얼마나 정당한 적성을 나누어 주시는지

나는 바닥과 기슭의 거무스레한 바위가

구멍들로 가득차 있는 것을 보았는데

구멍들은 모두가 크기가 똑같았다.

 

내 고향의 아름다운 성 세례당에

세례자들을 위한 장소로 만들어진

구멍보다 크지도 작지도 않았다.

 

몇 해 전 나는 그 안에 빠진 아이들을

구하려고 하나를 부순일이 있는데

이 말로 사람들의 소문을 막고 싶다.

각 구멍의 밖으로는 죄인의

발과 다리가 넓적다리까지 솟아나와

있었고 나머지는 안에 들어 있었다.

 

 

그들 모두의 양쪽 발바닥에는 불이 붙어

얼마나 심하게 다리를 휘두르는지

밧줄이나 삼줄도 끊을 정도였다.

마치 기름칠이 된 물건들이 타면서

바깥 껍질에만 불꽃이 날름거리듯이

그곳의 발끝과 뒤꿈치까지 그러하였다.

 

내가 말했다. 스승님 저자는 누구인데,

다른 동료보다 세게 휘젓고 괴로워하며

또 더운 시커먼 불꽃을 핥고 있나요?

그분은 내가 너를 데리고 저 아래

낮은 둔덕으로 내려가면 그에게서

자신과 허물에 대해 알게 되리라.

 

 

나는 스승님이 좋다면 저도 좋습니다.

저는 주인이신 당신 뜻에서 벗어나지 않고

당신은 제가 침묵하는 것 까지 알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넷째 둔덕 위에

도착했고 왼쪽으로 돌아 내려가서

협소하고 구멍 뚫린 바닥에 이르렀다.

 

착한 스승님을 다리를 휘두르며 고통받고

있는 그자의 구멍에 도달할 때 까지

나를 당신의 허리에서 놓아주지 않았다.

나는 말을 꺼내어 곤두박질하여 말뚝처럼

틀어박혀 있는 영혼이여 사악한 그대가

누구이든, 할 수 있다면 말해 보시오

마치 구덩이에 처박힌 추악한 암살자가

조금이라도 죽음을 늦추려고 다시 부른

고백 사제처럼 나는 귀를 기울였다.

 

그가 외쳤다. 너 벌써 거기 왔느냐

보니파키우스야 벌써 거기 왔냐?

예언 기록이 몇 년을 나를 속였구나

렇게 발리 너의 탐욕을 다 채웠는가?

탐욕 때문에 너는 아름다운 신부를

속이고, 결국에는 무척 괴롭게 만들었지

그는 나에게 그렇게 말했고 나에게 마치

무슨 말인지 뜻도 모르고 당황하여

대답할 줄 모르는 사람처럼 서 있었다.

 

그러자 베르길리우스는 말했다. 빨리 말해라.

나는 내가 생각하는 자가 아니다 라고

나는 그분이 시킨대로 대답하였다.

그러자 그 두 영혼은 두발을 뒤꼬며

한숨을 쉬고 울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면 그대는 나에게 무엇을 바라는가?

내가 누구인지 그토록 알고 싶어서

저 기슭을 달려 왔다면 알려 주지.

나는 커다란 망토를 입었던 사람이야.

나는 사실 암곰의 아들이었고, 새끼

곰들의 번영을 위해 세상에는 재물을,

여기서는 나 자신을 자루 속에 넣었다.

내 머리 밑 저 아래에는 나보다 앞서

고성죄를 지은 자들이 끌려가서

바위틈 속에 납작하게 처박혀 있노라.

 

조금 전에 내가 곧바로 질문 하면서

바로 그대라는 믿었던 놈이 올 때

나 역시 저 아래로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불타는 발을 거꾸로

처박혀 있는 시간은 그놈이 불타는 발로

처박혀 있을 시간보다 더 오래 되었다.

 

왜냐하면 그다음에 서쪽에서, 그놈과

나를 능가하는 법칙도 모르는

사악한 목자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바카베오에 나오는 야손처럼

될 것이니, 그에게 왕이 유약했듯이

프랑스를 통치하는 자도 그럴 것이다.

여기에서 나는 지나치게 경솔했는지

모르겠어나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래, 이제 말해보오 우리 주님께서

성베드로에게 열쇠를 맡기기 전에

얼마나 많은 보물을 요구하셨소? 분명

나를 따르라 요구하지 않으으셨소

사악한 영혼이 잃은 자리에서 마티아가

추첨되었을 때도 베드로나 다른

 

제자들은 금이나 은을 빼앗끼지 않았소.

그러니 그대는 지금 마땅히 벌 받고 있는

그대로 있으면서 카를로에게 대항하여

사악하게 얻은 돈이나 잘 간직하시오.

행복한 삶에서 그대가 갖고 있던

최고의 열쇠들에 대한 존경심이

아직도 나에게 금지시키지 않는다면

나는 훨씬 더 심한 말을 하고 싶으니

그대들의 탐욕은 선인을 짓밟고 악인을

높여 세상을 슬프게 만들었기 때문이오.

 

그대들 목자에 대하여 복음 작가는

생각했으니 물위에 앉은 여인이

왕들과 간음하는 것을 보았을 때요.

일곱 머리를 갖고 태어난 그녀는 덕성이

자기 신랑의 마음에 들 때까지

열 개의 뿔에서 힘을 얻어 냈소.

 

그대들은 금과 은을 하느님으로 삼는데

우상 숭배자들과 뭐가 다르오? 그대들은

하나를 , 그대들은 백을 숭배하지 않소?



, 콘스탄티누스여, 그대의 개종보다

그대가 준 첫 부자 아버지에게 준 지참금이

얼마나 많은 악의 어머니가 되었던가!

내가 이러한 가락을 노래하는 동안

분노나 양심에 깨물렸는지

그는 두 발을 강하게 뒤흔들었다.

 

나의 스승님은 흡족하게 생각하셨는지

내가 진심으로 표현한 말에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귀를 기울였다.

 

그러고는 두 팔로 나를 껴안고

가슴 위로 완전히 들어 올리시더니

내려갔던 길을 다시 올라갔다.

 

나를 그렇게도 껴안고 피곤해 하지 않고

넷째 둔덕에서 다섯째 둔덕에 걸쳐 있는

활꼴 다리의 꼭대기까지 안고 가셨다.



거기에서 산양들도 통과하기 어렵게

험준하고도 가파른 돌다리 위에다

부드럽게 짐을 내려 놓으셨다.

거기에서 또 다른 구렁이 드러나 보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