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어 - 하버드대 행복학 강의
탈 벤 샤하르 지음, 노혜숙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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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란 장르에 딱 맞는 책이라 많이 새롭지는 않다. 그러나, 논리적으로 쓰였고, 구체적으로 적용방법을 연구했다는 데 점수를 주었다. 사실, 하버드 대학에서 이 강의가 있었다고 해서 큰 후광을 입었다는 다른 리뷰어들의 의견에 나도 동의한다.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리포트 하나, 매 강의시간이 전쟁이었을 그들이기에 이 강의는 더욱 반갑고 희망적이지 않았을까. 한번쯤 긴장을 늦추고, 삶의 방향을 가르쳐주는 강의에 몰입하고 싶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을 앞에서부터 읽었다. 가끔은 중간부터, 혹은 내키는 대로 읽는 습관을 갖고 있는데, 행복학의 기본 전제부터 읽어야 바로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책 중간중간에 대가들의 글귀가 인용문으로 많이 나온다. 이 책이 허투로 쓰지 않고 철저한 레퍼런스와 학문적 바탕위에 쓰인 것을 입증한다. 그게 최대 강점이다. 해 아래 새것이 없기에 행복학의 주장이 새롭지는 않다. 오히려 얼마나 요즘 세대에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많은가 반증하는 건 아닌가 싶었다.


내가 정리하기로는,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돈과 성공 같은 가치를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보고 보다 큰 가치를 추구하라는 것이 핵심이라 여겨졌다.
 

돈을 가져도 불행하다. 부요한 자의 궁핍이다. 성과를 이루면 행복할 것 같았는데 잠깐밖에 지속되지 않는다. 결과만을 추구한 성취는 잠깐 행복했다 그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이런 식으로 어려서부터 훈육해왔다. 몇등이니 몇 점이니, 커서는 얼마 버니?로 말이다. 
 

그러면서 공부잘해서, 원치도 않는 변호사가 되기도 하고, 돈 잘 버는 직장에 가야 하기에 좋아하는 직업을 택하지 못하고 컨설팅 회사의 리쿠르팅에 응한다. 잘하지만 좋아하지는 않는 경우다.  

사람들은 초라함과 지루함 사이에 있곤 하다. 목표는 높고 능력이 부족할 때 초라하다. 업무 수행의 기준은 낮고 능력이 넘칠 때 지루하다. 우리는 그 초라함과 지루함 사이에서 최상의 지대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잘하는 일 속에 좋아하는 일, 정말 좋아하는 일, 정말 정말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있다. 때로는 앞서 말한 것처럼 정말 정말 좋아하는 일이 잘하는 일보다 보수가 적더라도 행복을 위해서 택할 수 있다. 

 
사회에서 남이 원하는 것을 추구할 것인지 내가 원하는 것을 추구할 것인지, 할 수 있는 것을 할 것인지, 잘 하는 일을 찾을 것인지는 내 행복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인이 된다. 
 

이 책에서는 매슬로우의 이론이 자주 언급되는데, 생존의 욕구(예를 들면, 물질적 가치 추구)보다 상위의 개념을 추구하라는 맥락으로 이해되었다. 그리고, 목적지보다 여행을 즐기면서, 지금 과 미래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을 하라는 것이 중요한 메시지다. 
 

하고 싶은 걸 하고 살면 불행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돈이나 남의 이목보다 중요한 행복을 위해 선택을 하라는 것이다. 행복해지기 위한 책이지만 어쩌면 소명 내지는 비전에 더 가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큰 기준과 가치를 추구할 때만이 월급에 목 매단 노예근성에서 벗어나 소명자로서 인생을 즐길 수 있다는 중요한 가르침을 내게 남겼다. 내적 보상(가치추구)은 외적보상(물질 명예)보다 더 큰 행복을 준다. 더 행복해지는 비결이다. 

 
그리고, 생각하고 자신을 발견했으면 행동에 옮겨야 행복해진다. 행복은 그렇게 찾아온다.

  

ps: 처음 이 책을 볼 땐, 갈팡질팡하고 좋은지 부족한지 이 책에 관한 의견이 내 속에서 분분했다. 하다못해 아마존닷컴에 들어가서 같은 언어권의 사람들이 읽은 평가를 찾아보기도 했다. 34명중 32명은 별3개 이상, 주로 4개와 5개를 줬다. 한 2명쯤 2개의 별2개의 평가를 내렸다. 
 

공통적인 의견은 자기계발서로서, 이론적 배경이 든든하다는 거였다. 냉정한 점수를 준 쪽에서는 '일반적 자기계발서랑 다른 점이 없다'는 걸 점수를 깎은 이유로 들었다. 이 책은 뒤로 갈수록 좋아진다. 앞단에는 많은 걸 서론으로 제시하면서 좀 정신이 없었지만 뒤로 갈 수록 메시지가 명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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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과의 결별
구본형 지음, 윤광준 사진 / 을유문화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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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제목을 뭘로 할까 망설이다가 고맙다고 표현했다. 내 시간낭비를 줄여준, 앞으로도 줄여줄 책이라서 그렇다. 내 꿈을 찾기에는 늦은 나이라고 생각했는데, 꿈을 위해서는 늦은 나이는 없는 것 같다. 멀쩡히 잘 다니던 직장을 버리고 새 출발을 하면서 작가는 몸소 모범을 보였다. 두 아이의 아버지였는데도 말이다.

 

너무 공감가는 글이 있다. "하고 싶지만 잘 못하는 일은 그대와 인연이 닿지 않는 것이다. 옷소매조차 스치지 못한 인연이니 잊어라. 하기 싫지만 잘하는 일 역시 그대를 불행하게 만든다. 평생 매여 있게 하고, 한숨 쉬게 한다. 죽어서야 풀려나는 일이니 안타까운 일이다. 하고 싶고 잘하는 것을 연결시킬 때 비로소 그대, 빛나는 새가 되어 하늘을 날 수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의 격차를 줄여가는 일이 내가 지금부터 할 일이다.

 

그 일을 위해서 하루에 두 시간을 먼저 빼놓아야 하고. 나머지 스물 두시간으로 우선순위를 정해서 살아야 한다. 왜? 즐거워서 하는 사람을 당할 사람이 없기때문에. 누가 도전장을 내미는데? 사람도 그렇고. 정보통신의 발달도 그렇고. 단순반복되는 지식업무야 말로 가장 먼저 컴퓨터에게 자리를 내주거나, 값싼 노동력에게 뺏길 법한 직업이다.

 

그렇다면, 창조의 고통, 지식근로자를 감수할 만큼 내가 댓가를 지불하고도 행복할 일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것도 하면 잘하는데가 아니고 즐거워서 미칠 지경인 일을 찾아야 한다. 사실은, 낭중지추와 같아서 내가 잘하는 일은 표가 나게 되어 있다.

 

문제는, 우리는 그간 사회의 통념에 길들여져서 '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는 먹고 살지 못한다고 배웠다는 점이다. 우리를 보이지 않게 통제하려는 그 세력이 그런 거짓말을 해댔다.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미쳐서 하면 성공한다. 아니, 이제 이런 사람만 살아남는 시대가 되었다. 각자가 이 업을 찾아 1인기업으로 새롭게 세워져야 한다.

 

계약관계로 생각하고, 고객처럼 여기고 남을 대해야 한다. 고용이 불안정하고, 실업이 정상이 된 시대에는 이것이 필수다. 꿈을 좇는 사람은 돈을 좇는 것이 아니다. 시간이나 여건을 핑계삼지 않는다. 중요한 건 우선순위이고, 습관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중요한 건 이 분이 실천에 옮겼고, 작가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는 사실이다. 30만 독자에게 읽혔고, 수많은 사람들이 이 책으로 인생이 바뀌었다고 손꼽고 있다.

 

계산하지 않은 열정.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에 매진하는 일. 그만한 행복도 없다. 내게 재능을 준 창조주에게도 내가 떳떳할 수 있고 말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을 짚고 가야 한다. 남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서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찾고 그 쪽으로 비중을 옮겨가야 한다. 나한테 준 재주 안에서 말이다.

 

 

정직하게 나를 들여다봐야 한다. 사회가 요구한 나를 다 벗어버려야 한다. 내 속 욕망을 꿈틀거리게 해야 한다. 욕망이 비전이다.

 

잘 쓴 책은 여운이 길다. 한 줄 한 줄 빨리 읽고 싶으면서도 페이지 넘어가는 게 아깝다. 귀에 쟁쟁한 것이, 마치 저자가 읽어준다는 착각도 일어나고 말이다. 올해는 계속 비전을 놓고 고민한다. 2008년 12월 31일이 되기 전에 치열한 고민을 다 마치고, 내 평생의 꿈, 욕망, 비전을 찾아내고 말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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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는 진보다
박민영 지음 / 포럼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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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공자는 오해를 많이 받았던 걸로 알고 있다. 공자가 망해야 나라가 산다고 했다가, 다시 한자교육만이 대세라고 해서 논어를 펴든 사람도 많고 말이다. 그 어중간한 자리에 나도 있다. 한자도 배우고 싶고, 진보라는 말에 확 끌렸다.

 

한문시간에 인.의.예.지 에 관해 자주 들은 기억이 난다. 이 책에서는 공자의 기본 사상을 전제로, 책이 오랫동안 편집되어 오면서 오역되었던 부분들을 다룬다. 가령, 공자는 단어를 자주 생략하고 가르치곤 했단다. 바로 곁에 있는 제자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장면이 논어에 담겨 있기에 '인이란'하는 말이 빠져있다는 이야기를 비롯해서, 중요한 개념을 구태여 입아프게 언급하지 않았다는 거다. 훗날, 사람들이 이 책을 해석할 때 어렵게 되는 원인이 된다. 
 

또, 여러 시대적 배경과 공자의 의중을 모르면 문장 자체로는 오해받기 딱 좋은 부분도 많았다. 관중 이야기를 보면, '관포지교'라는 이야기로 좋은 느낌으로만 전해오는 관중. 그를 공자는 능력면에서 탁월한 사람이라고 평했다. 또 본문의 다른 부분에서는 인격적으로 군자는 아니라는 투로 말했다. 

 
'논어는 진보다'에서는 관중은 뛰어난 정치가였고, 왕을 도와 나라를 부강하게 했다. 그러나, 다른 나라로 피신해서 잡혀올 적에 자결한 다른 신하들과 달리, 지조가 없고, 왕이 누리는 만큼 사치를 누린 까닭에 공자가 그의 능력은 칭송할 만 하나 군자는 아니다고 평했다는 것이다. (공자는 인을 중시하는데, 이 인이란 가난한 자가 배부르고 가진자가 검소한 것도 포함된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공자에 대한 느낌이 도리어 '완벽'에서 '인간적'으로 바뀌었다. 어떻게 보면, 말이 이말 저말 섞이는 느낌. 공자란 인물이 또렷이 드러나기 보다는 여러 편집인들의 손길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단어 하나에 의미가 확확 달라지는 사람이란 느낌이 들어서 당혹스러웠다. 

 
그럼에도, 여전히 동서고금을 통틀어 손꼽을 만한 인물임에는 틀림이 없다. 

 
내지 편집이나, 표지 편집 모두 고급스럽고 이뻤다.

그런데, 내용 구분이 약간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다.

원전에 다가가는 이런 책이 많아지길 기대하면서, 좀더 명확한 그림을 그려주는

책이 나왔으면 하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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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하게 다이어트하라
필 맥그로 지음, 나선숙 옮김 / 시공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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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목을 붙였다면, 위와 같이 하지 않았을까.

다이어트에 새로운 방법은 없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이다.

한 가지 더. 살이 안찌는 종류로 신경써서 먹을 것.

먹고 소화시키는 데는 힘들고, 영양분으로 분해되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

그렇지만 칼로리가 낮은 음식을 택할 것.

 

운동을 하되, 숨이 차도록 할 것.

 

다이어트 계획을 불가능하게 세우고, 완전히 자신을 몰아세우다가

한번실수하면 완전히 무너져버리는 짓을 하지 말고,

현실성 있는 계획을 세울 것.

 

차라리, '몸에 좋은 걸 더 먹고, 몸에 안 좋은 정크푸드나 등등 음식은

적게 먹는 편'으로 느슨하게 계획을 세워 성공한 사람도 있었다.

하지말라면 더 하고 싶은게 사람아닌가.

 

현명한 다이어트의 원칙은 이 정도였다. 저자가 100키로도 넘는 사람들을 그 반 사이즈로 줄여가는 데는 가장 중요한 원칙이 있는데, 그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다. 어느 틈엔가 사람들은 자신을 부정적으로 보고, 그 생각에 매어 있다. 그 부정적인 이미지가 포기하게 만든다. 실제로는 다이어트는 외모보다, 마음의 병에 더 밀접하다. 애정결핍,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푸는 사람이, 나로부터 시작해서 상당히많기 때문이다.

 

슬플 때, 외로울 때, 다른 취미를 택하고, 긍정적인 삶을 택하면서부터 당신의 체중은 관리되고, 관리가 시작되면서부터는 탄력이 붙는다. 첫걸음은 모질게 시작하지만 평생을 두고 관리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스스로 갖는 것이 중요하다.

 

나이가 들면 살이 찐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체중을 적절하게 유지할수록 성인병으로부터 자유롭다. 이상하게 살이찌면 찔수록 기름지고 달달한 것이 더 입맛이 땡긴다.

 

한동안 다이어트에 성공해서 자만했었는데, 금세 배에 살이 붙었다. 예전같으면 다시 좌절 모드로 돌아갔겟지만, 한두번 있는 일도 아니다. 게다가 이 책도 읽지 않았는가. 6킬로 감량했다가 1킬로가 돌아왔는데, 저녁에 간식 먹고, 한 주에 운동을 한번밖에 안 한 것이 화근이 되었다.

 

난 날씨가 추운데는 맥을 못 춘다. 실내운동을 하든 어떻게 해서든 다시 궤도에 돌려놓아야겠다. 그리고, 목표 체중을 현실화 하는 것에 대해서도 저자는 강력히 말한다. 최고 전성기 당시의 체중을 목표로 하지 말라고. 가능한 정도, 건강한 정도면 된다는 것이다. 가장 아름다웠던 날을 꿈꾸다보면 갈길이 멀어서 포기한다.

 

생각외로 나 스스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데에 놀랐다. 그리고,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었다. 손 닿는 곳에 먹을 것을 두지 않는 것. 텔레비전을 보면서 먹을 것을 찾지 않는 것이 시작이다. 의지로 이겨내기는 힘든 일을, 아예 원천봉쇄하면서부터 다이어트는 시작된다. 이 책의 사례를 보면, 어느 충격적인 일 이후로, 아이들을 위해 손 가까이 쿠키를 두면서부터"원래는 날씬했던" 사람들이 거구가 된 이야기가 나온다. 한 순간에 그렇게 되는 것이다.

 

삶 자체의 체질을 바꾸어야 건강하다. 그것이 다이어트고.

나도 그렇게 살기로 오늘부터 결심한다. 건강하기 위해서 무엇을 택하여 먹을 것인가, 내 위장과 신장에 과부하가 걸릴 만큼 또 먹을 것인가 하고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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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be happy -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
소냐 류보머스키 지음, 오혜경 옮김 / 지식노마드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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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일렁인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누구나 행복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이렇게 증명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하는 데에 유전자의 작용이 있다는 사실, 놀랍지 않은가? 그리고 이를 수많은 데이터와 관찰을 통해 입증한 것도 말이다. 쌍둥이는 행복을 느끼는 강도도 비슷하고, 심지어 선택한 배필의 분위기 외모도 비슷했다. 참으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을 집대성해서 행복학을 이뤄놓은 저자가 대단했다.




한편 요즘은 행복에 관련된 책이 얼마나 많은가 보면서, 이 사회에 팽배한 우울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더구나, 얼마 전까지 거울을 보면서 왜 이리 얼굴이 어두울까 내 스스로 걱정도 했었기에 더욱. 이 책에는 행복을 정성적인 수치에서 정량적인 수치로 나타내기 위해 노력한 흔적과 더불어 이를 통해 개발된 지표가 실려 있다. 설문에 응답하고 나서 계산해보면 어느 정도 인지 나온다. 나는 처음, 이 조사를 하기 싫었다. 어느 정도 예견된 거였기 때문이다. 역시나. 평균치가 4.3이라는데, 난 훨씬 밑도는 3.3이 나왔다. 그래서 한번 후배에게 시켜봤다.




그 친구 말이, 자기는 너무 높게 나올까봐 염려하면서 체크했다는데 그가 4.3이었다. 아마도 무척 건강한 편인 그는 그 부분이 많은 뒷받침이 된 듯했다. 건강이며, 타고나는 유전자의 영향, 행복은 그렇게 어느 정도 차별을 두고 사람에게 찾아온다. 그런데 객관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은 여전히 남는다. 쭉쭉빵빵에 집도 잘 사는 재벌집 아가씨가 자살을 한다든지, 쥐뿔도 가진 것 없고, 부모의 사별, 이별, 육체적 불완전성에도 불구하고 자기는 삶이 너무 좋고 즐겁다는 사람도 있다. 타고난 행복지수가 높은지도 모르겠지만 하여튼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부분은 바로 그 부분이다. 타고난 부분 말고, 내가 바꿀 수 없는 환경 말고, 나머지 지수를 가지고 ‘행복해지는 연습’을 해서 행복한 사람이 되라는 거다. 행복이야말로 주관적이고, 감정이고, 느껴지는 것이라서 본인이 통제하지 못할 영역같은데, 과감히 통제하라고 권유하는 거다. 여러 가지 지표로 검사를 해봐도 내 수치는 사뭇 낮았다. 행복의 훈련도 그랬고, 앞서말한 행복을 느끼는 강도도 그랬다.




물론, 행복해지도록 권유하는 그 방법은, 저자 스스로 말하고 있듯이, 그닥 새로운 것들은 아니다. 수많은 자기계발서나 여러 우화집에서 다루고 있는 대로, 감사하며 축복을 헤아려보며 살 것. 종교를 가질 것. 관계를 잘 형성하고 보듬어 나갈 것 등등이다. 그러나 행복이라는 주제로 연구기금을 탄 학자는 이 저자가 최초다. 그리고 과학의 영역이 아닌 듯 보이는 심리학에서 연구를 통해 행복을 측정해낸 것도 상당한 성과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기꺼이 권하고 싶은 책이었다. 나는 이 책을 읽고서 친구에게 편지를 하나 썼다. 나는 이제부터, 지난 과거에 연연하지 않을 거고, 그걸 곱씹는 짓을 하지 않을 거라고. 피해를 당했다고 느낀 그 사건 역시 내 선택이었다고. 내 인생의 책임자로서 나는 행복을 택할 것이고 너도 그렇게 살아보자고. 전화선을 타고 들려주는 울음섞인 노래와 피아노 반주로 그 아이는 내게 대답해주었다.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고.




누구나 행복을 원한다. 그러나 정원의 잔디처럼 정성껏 물을 주고 가꿔야 한다. 건강하지 않아도, 못생겼어도, 가진 게 없어도 말이다. 신기한 것은, 쾌락적응의 부분이다. 난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어떤 기쁜 일이 있어도 사람은 금세 적응해버려서 즐거움이 반감되어 버린다 한다. 이쁜 여자도 그 만족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도 신기한 일이었다. 신년 벽두에 내게 큰 선물이 되어 준 책이다. 행복하자. 한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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