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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미래 - 앨빈 토플러 (반양장)
앨빈 토플러 지음, 김중웅 옮김 / 청림출판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부의 미래는 지식혁명으로 창출되는 혁명적 부를 다룹니다. 지식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것이죠. 이는 바람직하든, 바람직하지 않든 간에 경제적 가치가 큰 시스템의 일부로 돌아가고 문화, 종교, 도덕적 가치가 다시금 부각되는 것입니다. (P569) 그가 말하는 부는 단순히 돈이나 자산을 의미하는 것을 넘어, 유, 무형의 소유로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 즉 효용을 가진 모든 것을 일컫습니다. 제 1,2 물결시대에 생산의 요소는 토지 자본 노동이었다면 제 3물결의 시대에는 시간과 공간과 지식이 심층요소로 자리잡습니다.
지식혁명의 대 소용돌이를 시간 공간 지식의 세 기반을 중심으로 풀어야만 이 시대와 앞으로 부의 이동을 살펴볼 수 있다면서, 한편 중요하게 다루는 개념인 ‘프로슈머(produce와 consumer의 합성어)가 보이지 않는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에 관해 자세히 다룹니다. 이제 새로운 시대의 부는 지식에 달렸습니다. 농업과 산업과 과학 등등을 통한 유형의 생산물이 점점 전통적 의미의 재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날마다 회계니, 금융이니 마케팅이니 하는 전문적 영역의 지식분야의 무형적 산출물은 더욱 고가로 치솟고 더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습니다.
1.시간
촌각을 다투는 시간싸움, 같은 시간을 살지만 같은 시간이 아닌, 기업은 전력질주를 하고 신기술을 도입하고, 정부나 조직의 지원은 아직 산업화 사회에 머물러 있는 비동시화로 인제 곧곧에 정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지식혁명의 선두주자가 누가 될지 판가름이 날 것입니다. 큰 변수입니다. 심지어 저자는 대한민국과 북한의 대치상황이 세계의 이슈가 되고 있는데, 북한은 시간의 심층기반을 굳게 믿고, 핵협상을 지연시키며 더욱 고도화되고 정교화된 핵미사일을 개발하며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는데 너무나 너그럽게 한국이 대응한다면서 평화를 위해서는 신속히 협상을 마무리 지어?한다고 지적합니다. 한국이 속도 지상주의의 문화와 경제 그리고 신중하고 더딘 외교 사이의 모순을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따라 한국은 물론 북한의 미래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칠 거라고 설명합니다.
어느 나라건 온건하고 점진적인 변혁을 제안하지만(러시아를 모델로 한국도 표방한 정치 경제적 성향) 인간이 적응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해 보조를 맞춰 전진한다는 논리적인 시도와 급속히 변하는 세계에서 발생하는 감당키 어려운 현실적인 삶 사이에는 모순이 존재한다고 언급합니다. 그는 비동시화와 동시화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점점 더 시간이 개인적으로 활용, 적용되어져 가면서 비동시화 되고, 이를 동시화 하는 노력에 따른 지불 댓가가 커지고, 어느 부분을 동시화 하느라면 다른 부분의 동시화가 어려워지는 반작용도 설명합니다. 거북이처럼 기업의 뒤를 좇는 정부, 조직, 교육, 법률을 지적하며 이미 상상을 초월한 속도로 움직이는 기업에 적용될 법안이나 정부의 통제가 없는 상황의 복잡함을 현실감 있게 묘사합니다. 우리가 실상 매일 겪고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상황에 먼저 맞닥드리게 되고 정부의 지원책은 뒤따라 옵니다. 또한, 법이 없는 영역의 분쟁이 먼저 일어나고 그 뒤에 발생한 판례가 하나의 모본이 되기도 합니다. 동시화의 상징인 임금노동자의 성격이 줄어들고 24시간의 자유, 각 개별로 맞춰진 시간으로 돌아갑니다.
2. 장소
물리적 의미의 장소로서 처음 경제 파워가 중국에서 서양, 유럽에서 이전했을 때 이미 부의 순환은 시작되었습니다. 그 힘은 미국으로 이동했다가 수세기전에 경제 강자의 자리를 내준 아시아로 다시 돌아가고 있습니다. 역사의 거대한 순환이 완성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혁명적인 부에 동반되는 놀라운 공간적인 변화가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단순한 공장의 이전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습니다.(광동의 사례) 그리고, 상품들이 ‘부’에 차지하는 비율이 현격히 줄어들고, 상품이 소규모화 되고 있음에 따라 이제 수송이 용이한 도시, 석유수급 등, 값싼 노동력이 더 이상 매력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 혁명적 부의 특성이 드러납니다.
통화는 세계의 장소적 범위를 설명하는 하나의 테마입니다. 달러가 유용하긴 하지만 달러가 전세계로 퍼진다고 해서 미국에 반드시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달러를 제작하는 비용에서 남길 수 있는 이익이 줄고, 자국의 통제력이 약해지는 까닭입니다. 지역을 하나로 묶은 사례인 유로화의 경우, 각국의 에비앙 생수가 최대 1유로 이상 가격차이를 보여서 아직 장소의 경계를 허물어 가는 일이 댓가지불이 크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시아나 기타 여러 지역에서도 이권을 위한 경제블록은 늘어난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100만개의 일자리가 있다고 해서 100만명의 실업자가 있다는 뜻도 아니며, 500만개의 일자리가 났다고 해서 실업자가 다 취업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 자리에 맞는 지식을 가진 지식노동자만이 취업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실업자의 숫자도 정확하지 않은 것이, 자기도 알게 모르게 가진 제3의 직업과 실업으로 규정하기 어려운 자영업 등 너무나 다양해진 까닭입니다. 제 3의 직업은 프로슈머의 개념으로 이어집니다.
3. 지식
맹자는 이를 시간, 공간, 인간이라고 표현했다고 합니다. 벌써 얼마 전 사람인데 참 혜안이구나 싶습니다. 아니면 인류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변치 않는 것이니 과거 석학과 지금 석학이 보는 관점이 거의 흡사한 것은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식혁명의 시대에 지식을 강조하는 것은 군더더기나 다름없습니다. 모든 산업, 특히 농업혁명의 핵심 산업이었던 농업조차도 지식농업이 되면 과거보다 훨씬 강력한 생산력을 가집니다 앞으로는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모든 근로자는 지식 노동자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 앨빈 토플러의 글에서도 확인되었습니다. 다양한 사례와 논리적 근거로 납득되었습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중국과 인도에 주목하라고. 저자도 비슷한 언급을 합니다. 두 나라의 특징은 문화의 힘입니다. 문화는 곧 지식입니다. 이제 더군다나 모두가 출발점에 서 있는 분야에서는 가난한 나라라고 해서 선진국을 따라잡지 못하라는 법이 없으니, 앞으로 지식산업의 최첨단인 우주산업, 나노산업, 생명공학 중에서도 미지의 영역은 동일한 조건으로 출발 가능합니다.
4. 프로슈머
제 1물결의 시대, 농업혁명 시대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이 프로슈머였습니다.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이지요. 요즘 기업들은 소비자에게 더욱 많은 일을 떠맡기고 있으며 이에 따라 우리는 더욱 시간이 없고, 알게 모르게 제 3의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욱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일반인이 늘어가고 있는 것이 큰 변수가 되고 있습니다. 의학을 예로 든다면 각 분과별로 너무나 세분화되어 의학 진료에 단점이 제기 되는 가운데, 통합의 필요성, 혹은 2,3개의 장르가 합쳐진 직업비율이 높아가는 가운데, 일반인이 자료를 조사해다가 의사에게 질문하는 수준이 고도화 되었으며 어설픈 진료로는 그들을 만족시킬 수 없게 되었습니다. 기업은 ATM 등 전산화 등으로 소비자가 부담하는 비용이 절감된다고 말하지만 그닥 신통치 않습니다. 프로슈머로서 활동하다가 그 일이 자신의 본업이 되기도 하고, 나도 모르는 사이 프로슈머로 활동하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경제학자들은 언제나 물질경제, 보이는 경제를 위주로 경제를 이야기하지만, 프로슈머들이 무상으로 제공하는 공짜점심(계산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경제에 기여하는 정도)에 심히 의존하고 있으며 이 가치를 고려하지 않는 건 상당히 어리석은 일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예를 들면 부모가 자녀를 사랑과 헌신으로 교육시키되(전적으로 무료) 이 사회의 역군으로 일할 능력을 배양시켜 내보냅니다. 언어와 기업에서 일할 수 있는 능력과 여러 능력을 함양시키는 비용은 경제라고 말하는 비용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보이지 않는 경제영역이 크다는 것을 거듭 강조하는 대목입니다.
5. 나의 감상평
이 책을 간신히 다 읽으며 아직 제대로 제 안에서 버무려지지 않은 고추장이 떠올랐습니다. 고춧가루 따로, 메주가루 따로, 소금 따로입니다. 다만 너무나 희망적인 것은 저자가 오랫동안 연구한 기반을 통해 한 걸음 딛고 올라설 수 있고, 현 상황을 파악하고 진단하는 데 들어가는 제 시간은 오히려 줄었으며, 이제 언제든 다시 책을 들추어 보면 기억이 나고, 점점 장이 익듯 내 것으로 소화되리라는 기쁜 마음이 듭니다. 필요할 때마다 챕터별로 다시 읽노라면 머리를 틔워주리라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