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상의 치유
맥스 루케이도 지음, 최종훈 옮김 / 청림출판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어쩌다가 보니 한 3개월 진부하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열정이 다 식은 상태로 살았네요.
살기 위해 먹느냐 먹기 위해 사느냐 하는 질문과
남들이 기대하는, 돈 잘벌고 명예로운 직업과 내가 잘하는 일 사이의 갈등.
혹은 나의 충성심보다 저평가되었다고 생각되는 보상.
이런 일들이 무거웁게 어깨를 짓누른듯 했습니다.
어쩌면 남의 옷을 입어보려고, 모든 면에 완벽해보려고 노력하는 한편
또, 남의 말을 전면 부인하고, 남들이 해준 말도 나름 정확한 견지에서 보았을 수도 있는데
무조건 부인하려는 (왜? 내가 하고 싶은 게 따로 있으니까) 시도 때문에
더욱 황폐했던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걸 하라는 책이 아니냐고요? 예, 그럴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창조때부터 제게 주신 도구가 있고, 그걸로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것입니다.
토마토 나무에게 감귤을 기대하지 말고, 첼로가 좋다고 아코디언에게 첼로짓을 하라고
하면 안된다는 거지요. 부모도 자식에게 안 맞는 일을 강요해도 안 될 거구요,
우리 스스로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런 데서 바로 진부함이 생겨납니다.
일상을 치유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내 일상의 배에 같이 타시고, 일터를 하나님의 일터로 삼으시고 진두지휘하십니다.
그러기 전까지, 내가 잘 해보려고, 내 뜻대로, 욕심이 시키는대로 따라가려는 시도가
강하면 강할수록 꼭 죄는 옷을 억지로 입고 단추를 움켜쥔 살진 여인네처럼
허벅지는 고통스럽기만 하겠지요?
밀레의 만종의 그림을 맥스 루케이도 목사님은 말합니다.
하나님이 비추는 햇살이 머무는 곳은 교회당 첨탑도, 일하는 농부들도 아니라
바로 쟁기끝이라고요. 일하는 것도 거룩한 것입니다.
엿새동안 열심히 일하고 하루동안 쉬라고 했습니다. 성과 속의 구분은 무너졌답니다.
왜 진부하느냐로 돌아가서.
내 것이 아닌 일에 몰두할때
욕심에게 져서 이끌려 다닐 때
열등감에 시달릴 때
내가 뭐하는 사람인지 모를때
주어진 여건 속에서 발견해야 할 기쁨을 모르고 늘 다른 곳만 정처없이 떠돌 때...
저자가 무조건 다른 데로 떠나라고 부추기는 건 아닙니다. 정말요.
일상이 진부하다고 해서 떠난다면, 근원적인 그 사람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면 다시 진부한 상황은 오고 말겠지요.
우선은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야 할 것이고, 주님의 일처럼 모든 일을 해야할 것이고
그래도 그 일이 자기 일이 아니라면 떠나도 좋을 것입니다.
설사 그 일이 연봉이 작아지는 일이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어떤 아이에게 누군가 말합니다. 너는 살림만 하기엔 재주가 너무 아깝다고.
어느 목사는 성도들에게 말합니다. 세계를 위해 누가 선교가겠느냐고.
그러나 맞는 체질이 따로 있습니다. 그 분야에서는 그 한 사람이 세계 최곱니다.
맞춤 주문생산이고, 그 사람을 찍어낸 틀거리는 생산즉시 깨져버려서
전 세계에 한 명밖에는 그 일을 할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렇게도 소중한 것입니다.
비교라는 개념이야말로 사람을 두번죽이는 짓입니다.
이 책을 통해 정말 마음의 치유를 받았습니다. 이곳 회사에서 밤늦도록 일하면서
어제까지는 몸부림치며 울었지만 힘이 납니다.
이쁜 디자인과 일러스트, 멋진 번역도 참 좋았습니다.
시간이 허투루 흐르고 있다고, 젊은 날이 가는데 난 뭐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다는
분은 특히 이 책의 뒷장에 나온 S.T.O.R.Y 지표로 재능을 체크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인상깊은구절]
하나님은 작은 씨앗에서 머무시며, 사소한 행동을 통해 능력을 보여주십니다.
비범한 삶을 선물로 주시고 특별한 은사를 공급하심으로써 평범하고 진부한 삶을 치료하십니다.
"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가능한 모든 곳에서, 가능한 모든 순간을 놓치지 말고, 가능한 모든 이들에게, 할 수 있는 모든 선한 일을 행하십시오."
작은 일의 가치를 우습게 여기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