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 영국 베이비부머 세대 노동 계급의 사랑과 긍지
브래디 미카코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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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세상의 문제들에 관심을 갖고 살펴본다면

보통은 나이 든 사람들, 나이 든 남자들이 길을 막고 서 있을 겁니다.


『아이들의 계급투쟁』으로 유명한 저자 브래디 미카코의 신작 《인생이 우리를 속일지라도》는 2019년 12월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한 연설문의 일부를 인용하며 시작한다.

젊은이들의 길을 막고 있는 나이 든 사람들. 영국의 브렉시트에 투표하며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없는 것도 모두 나이 든 남자들뿐이라는 오명을 쓰며 어느 새 사회의 악역으로 자리잡은 이들이다. 과연 아저씨들은 이대로 조용히 물러서야만 하는 것일까?

일본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가정을 이루고 사는 저자 브래디 미카코의 남편과 친구들 또한 길을 막고 서 있다는 아저씨들이다. 때론 이방인으로 때론 당사자로 영국의 변화를 함께 통과하는 브래디 미카코는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그들의 생활과 가치관, 삶을 관찰하며 말한다.

"아저씨이지만 살아 있다. "

최근 영국의 가장 큰 변화라면 단연코 영국의 브렉시트라고 할 수 있다. 세대별, 인종간, 계급간 대립이 팽배했던 국민투표, 외국인이 우리가 보기에는 단지 하나의 큰 사건이지만 영국인에게는 한 가정이 깨지는 등 개인적인 행복까지 좌지우지하는 사건임을 누가 알았을까?

저자의 친구 레이 또한 마찬가지다. 브렉시트에 투표한 레이와 잔류를 강하게 주장한 파트너 레이첼의 관계는 투표 후 관계가 급랭한다. EU 이민자 덕분에 자신의 사업이 돌아간다고 믿는 파트너 레이첼, 영국의 부흥을 위해 EU에 돈을 그만 주어야 한다는 잔류파 레이. 이들에게는 단지 정치적인 문제가 아닌 그들의 생계와 연관된 중요한 결정이었다. 그만큼 견제와 대립이 날선 그 현장에서 아저씨들의 선택이 승리하며 어느 새 아저씨들은 영국의 전형적인 악역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그들이 잔류를 부르짖는 것에 대해 저자는 하나하나 그들의 삶을 이야기해준다. 단지 그들이 고집 때문에 된 것이 아니라 그들 나름의 이유가 있었음을. 그리고 그들 역시 사회의 구성원으로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투쟁하는 아저씨들이라고 말한다.


노동자의 권리! 우리는 노동자의 권리를 쟁취해야 해!

엥? 프랑스어로 플래카드 만들 거야?

응, 노동자의 연대는 국경을 넘는 거지.

이민자도 영국인도 모두 함께 싸워야지. 다시 그런 시대가 돌아왔어.


마가렛 대처 이후로 거세진 신자유주의 물결.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내몰리는 아저씨들.

'요람에서 무덤까지' 편하게 공공 의료 서비스 NHS 서비스를 받을 수 있던 아저씨들은 정부의 긴축 재정으로 NHS 의료 서비스 이용이 어려워지며 점점 궁지에 내몰리는 현실 속에 고군분투하는 아저씨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결코 그들의 잘못이 아님을. 그리고 그들의 불안을 이용해 거짓 선전하는 이들의 움직임이 있었음을 저자는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내가 그렇게 큰돈을 남기고 죽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

노동 계급이 필사적으로 일해서

저축을 할 수 있던 시대는 이미 끝났거든.

요즘 시대의 구두쇠 아버지는

기적을 일으킬 수 없어.


부모님 세대의 자수성가를 보아왔지만 이제는 기적을 일으킬 수 없이 나이가 들어 더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는 아저씨들의 고뇌는 결국 우리 모두의 고민임을 알게 해준다. 나이가 많아서 젊은이들에 비해 경쟁에서 밀리는 현실 속에서도 이대로 인생을 포기할 수 없다는 아저씨들은 '반트럼프' 대회를 위해 플래카드를 만들어 시위를 하고 언론에 소개되기까지 한다.

정부의 긴축재정에 반대하며 이웃의 친절한 친구가 되주기도 하고 이민자 혐오에 발끈하며 자율 순찰대를 조직하여 마을의 안전을 돕는 아저씨들. 누가 이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모두 이 사회를 힘들게 버텨가는 사회의 구성원일 뿐 어느 누구도 악역이 없다. 단지 지나온 세대가 다르고 더 좋은 삶을 살기 위한 선택일 뿐 그들 중 악역은 없다.

이들의 이야기가 저물어가는 4,50대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해 씁쓸하기도 하고 국민의 복지를 점점 축소하는 한국의 현실의 청사진을 보는 듯해 두렵기도 하다.

팍팍한 현실이지만 아저씨들은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투쟁하고 살아간다. 제목 그대로 《인생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사랑을 멈추지 않는다.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최고의 투쟁이라고 믿으며 더욱 열심을 낸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들은 소리칠 것이다.

"아저씨들은 전혀 우리의 길을 막고 있지 않다고! 삶의 외줄타기를 함께 건너가는 사람들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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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태어나서 - 자칭 리얼 엠씨 부캐 죽이기 고블 씬 북 시리즈
류연웅 지음 / 고블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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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현실을 풍자하는 웃픈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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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연웅 지음 / 고블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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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님, 제가 만약 힙합을 버리려고 한다면 …

가차 없이 저를 뒤지게 해주세요.


어른들은 말한다. 예술하다가는 밥 굶는다고. 100명 중에 한 명, 아니 1000명 중에 한 명이 나올까 말까한다고. 그냥 평범하게 공부해서 취직하는 게 제일 편한 팔자라고. 사실 맞는 말이다. 김연아는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인재이고 반 클레이번 콩쿨에서 우승한 임윤찬 피아니스트의 경우 또한 극히 드문 케이스이다.

그럼에도 많은 젊은이들은 제2의 김연아를 꿈꾸고 제2의 임윤찬 혹은 제2의 소녀시대를 꿈꾸며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고블씬북 시리즈 『한국에서 태어나서』는 바로 이런 현실을 통렬하게 풍자하는 한국 소설이다.

소설 첫부분에서 주인공 릴뚝배기의 기도는 힙합의 신에 대한 기도는 비장하다.

힙합을 포기하면 뒤지게 해달라며 기도하는 열일곱 릴뚝배기. 그 때는 포기하지만 않으면 뭐든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힙합을 위해 부모님의 반대도 무릎쓰고 고등학교 자퇴까지 하며 음악의 길을 가지만 어디 그게 쉬운가? 시간이 흘러 10년의 시간이 흘러 스물일곱이 되고 앨범을 발매하지만 앨범의 반응은 고작 두 개의 댓글 뿐 악플도 없는 '냉무'상태이다.

아... 이게 끝이란 말인가? 나는 안 되는구나 포기하려고 하는데 그 순간 반전이 일어난다.



비장한 각오로 죽여 주라고 했지만 진짜 신이 나타나서 데려가겠다니. 성공 못한 것도 억울한데 데려가겠다니 서럽기까지 하다. 신도 릴뚝배기의 처지가 안타까웠던 걸까? 그에게 제안을 한다.

[신의 제안: 마지막 하루를 살아갈 기회를 주겠다.]

자 이제 신이 허락한 하루를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원없이 하루를 보내자고 마음먹는다.

『한국에서 태어나서』의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소설 『한국에서 태어나서』는 이야기는 릴뚝배기와 다른 평행 세계에서 살아가는 조헤드가 등장하며 읽는 이에게 잠시 혼란을 준다. 무명 힙합 뮤지션 릴뚝배기, 힙합 오디션에서 1등을 하며 정식 음반을 발매하는 조헤드가 잘못 올린 SNS 게시물로 인해 벌어지는 일상을 그려나간다. 무명과 오디션 1등. 두 사람의 위치가 정반대이다보니 연예계, 특히 가요계를 꿈꾸는 이들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그려진다.

SNS에서 올린 게시물 하나에 관종 근성이 강한 사람들의 끈질긴 악플.

상황을 어떻게든 무마하고자 급조하여 만든 뮤직비디오.

연습생들에게 관심도 없이 단지 대관료에만 집중하는 공연장 아저씨.

환호하는 거짓 팬들.

소설을 읽다보면 너무 거침 없는 작가의 표현에 혹시 작가의 경험담이 들어간 건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좋아하는 걸 일로 삼으면 안 되거든.

왜요?

결국 안 좋아하게 된단다.


좋아서 시작한 힙합 뮤지션의 길.

하지만 성공은 너무 멀고 현실은 너무 가깝다.

가까이 있는 현실에 허덕이다 보면 결국 안 좋아하게 되는 음악의 길.

그걸 알고 있음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음악을 꿈꾸며 연습생의 길을 걷는다.

『한국에서 태어나서』 는 이 슬픈 현실을 풍자하는 웃픈 소설이다. 읽다 보면 어느덧 공감하는 소설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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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미스터리 - 왜 자본주의는 서구에서만 성공하는가
에르난도 데 소토 지음, 윤영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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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제3국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진실을 바로잡아주며 빈곤에 관한 근본적인 해결을 제시해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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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미스터리 - 왜 자본주의는 서구에서만 성공하는가
에르난도 데 소토 지음, 윤영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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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자본주의는 역사학자 페르낭 브로델이 말한 것처럼

마치 종 모양의 단지 속에 갇힌 채 오직 서구에서만 번영하고 있는 것일까?



『자본의 미스터리』의 질문은 간단하다.

서구에서는 성공한 자본주의가 왜 서구에서만 번영하고 다른 나라에서는 실패하는 것일까?

왜 다른 나라에서는 자본주의가 통하지 않고 빈곤이 계속되는가를 파헤쳐간다.

저자 에르난도 데소토의 이력 또한 흥미롭다. 우선 저자 에르난도 데소토의 전공은 비공식 경제와 재산권이다.

그래서일까? 『자본의 미스터리』에서는 그 원인 역시 '비공식 경제'와 '재산권'에 연결된다. 또한 그의 국적이 미국이나 영국과 같은 서구 국적이 아닌 자본주의가 성공하지 못한 나라 중 하나인 페루 출신이다. 저자는 자국의 현실을 보면서 이 '자본의 미스터리'에 몰두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책에서는 거두절미하지 않고 먼저 이 미스터리의 원인을 말해준다.

왜 서구에서는 통하는 자본이 제3국에서는 통하지 않는가? 그것은 바로 자본으로 변화할 수 있는 전환과정이 없기 때문이다.


우선 저자가 말하는 제3국의 팩트는 우리가 알고 있는 잘못된 사실을 정정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보통 우리는 인도, 또는 멕시코 등 가난한 나라들의 국민들이 자본이 없어서 빈곤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알고 있다.

저자는 그들이 '자본'이 없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집이 있고 땅이 있다. 하지만 그 자본들이 인정받을 수 있는 과정이 없다. 그래서 그들의 자본은 인정받지 못한다. 즉 '죽은 자본'이다.

한국의 경우만 해도 집문서가 있다. 법적 보장을 받으며 집 한 채는 엄연한 자산으로 인정받는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누구나 건물주가 되기를 희망한다. 자본주의에 성공한 나라들은 이러한 명시화 과정이 있다. 하지만 제3국은 각국의 복잡한 절차, 부패에 따라 적법한 과정을 받기에 몇십년이 소요되는 법적 절차 시간이 걸린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법의 망을 피해간다. 명시화 과정이 없기에 그들의 재산은 인정받지 못하고 죽은 채로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저자의 주요 분야인 '비공식 경제'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3국의 현실에서 '재산권'이 인정받을 수 있는 제도가 없기 떄문에 그들의 소유는 '죽은 자본'일 수 밖에 없다.


자본에 생명을 불어넣으려면 자산이 지닌 경제적 잠재력을 이끌어내어

부가적인 생산을 일으킬 수 있는 형태로 고정시킬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유를 알았으면 답을 찾아야 한다. 『자본의 미스터리』에서는 그 답을 또 의외의 곳에서 찾는다.

바로 '미국의 역사'에 답이 있다고 말한다. 아메리카 역시 재산권이 제대로 성립하기 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초창기 아메리카 시절 무단 점거자들로부터 사회계약을 세우고 선매권법을 제정하고 충돌하며 현재의 재산권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이 제3세게 무단점거자 집단의 현실과 다르지 않음을 말한다. 미국의 경제사 속에서 법 체계는 영국의 관습법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인정해나갔다. 그리고 그들은 현실에 기반을 두고 자신들의 상황에 맞는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나갔다. 현실을 철저하게 인식하고 국민들의 생활 방식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우여곡절 끝에 지금의 법 체제를 바로잡아갔다. 이는 정부와 국민 그리고 법조계의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자본의 미스터리』는 실패한 법 체계 속에서 '죽은 자본'을 어떻게 '살아있는 자본'으로 바꿀 수 있게 하는가에 대해 고민한다. 그래서 단순한 돈 뿐만 아니라 비트 코인과 같은 가상 화폐 등도 어떻게 자본으로 변화시켜야 하는지 정부와 법조계에서 확실한 방법이 필요함을 주문한다.

이 책은 2003년에 출간되어 다소 현실과의 괴리가 있지만 출간된 때와 2022년도의 현실이 그다지 차이가 많이 나지 않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뿐만 아니라 가상 화폐와 같이 대체 수단이 생겨나고 있는 이 때 확실한 조치가 있어야만 부와 자산이 일부에게 쏠리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 준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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