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 번의 상상 - 부산 개금동에서 뉴욕 카네기홀까지
김지윤 지음 / 다산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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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반 클라이번 피아노 쿵쿠르에서 최연소 입상한 임윤찬씨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온갖 언론이 그를 극찬하고 그의 재능에 박수를 보낸다. 유튜브는 그에 대한 영상이 도배된다. 쇼팽 콩쿨에서 우승한 조성진에 이은 또 하나의 음악 천재 임윤찬. 우리는 그들을 승자라고 부르며 환호한다.

『백만 번의 상상』의 저자 김지윤 피아니스트는 조성진과 임윤찬씨에 비하면 실망할 수 있다. 김지윤 피아니스트에게는 콩쿠르 입상이라는 화려한 경력도 없고 석사, 박사 학위는 있지만 그의 이력을 빛내 줄 oo대학 교수와 같은 멋진 타이틀도 없다. 심지어 미국 제일의 대학원 박사학위까지 따며 수료했지만 어느 곳에서도 연주자로 혹은 교수직으로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은 화려한 성공기라기보다는 프리랜서 연주자로 살아가면서 성장해나간 처절한 저자의 분투기가 담긴 자기계발서이다.

저자 김지윤씨는 자신의 힘들었던 시절을 고백한다. 아버지의 외도로 인한 부모님의 이혼, 원하던 대학으로의 진학 실패, 미국 유학 후 힘들게 노력하여 박사학위를 취득했건만 어느 곳 하나 자신을 받아주는 곳이 없다. 누군가가 보면 비싼 돈 들여 공부했건만 괜한 시간 낭비 돈 낭비 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때 김지윤씨는 기본으로 돌아간다. 바로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가를 찾는 것이다.

에이전트에 소속된 음악가가 내가 원하는 길인가?

대학 교수는 정말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인가 아니면 사회적인 이유로 지원하는 것인가?

이 모든 질문의 종착점은 바로 자신답게 자신이 원하는 길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많은 음악가들이 꿈꾸듯 콩쿨 입상 대신 자신의 연습에 충실하고 어느 곳에 소속되어 안정된 삶을 꿈꾸기보다 프리랜서 연주자로 자신의 연주를 직접 기획하며 자신만의 에이전트가 되는 자신만의 전략으로 인생을 바꾸어 나아간다.

기존의 피아노 연주자가 일방적으로 연주하고 관객은 듣기만 하던 일방향 소통에서 벗어나 관객에게 직접 곡을 소개하고 느낌을 서로 소통하는 김지윤표 콘서트를 만들고 크라우드 펀딩으로 음반을 만들며 자신의 음악을 만든다. 그리고 많은 연주자들에게 꿈의 연습장인 카네기홀에서의 연주회 전석 매진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수립해 나간다.

모두 프리랜서 연주자로서 1인 사업가로서 홀로 꿈꾸고 실행하고 완성해나가는 여정이었다.

이게 가능할 수 있었던 건 무엇일까?

저자는 말한다. 카네기홀에서 자신을 먼저 불러준 게 아니였음을.

먼저 자신이 원했고 꿈꿨으며 연주하기 위해 직접 전화를 걸어 물었고 실행해 나갔음을.

저절로 기회가 온 게 아닌 기회를 찾아 만들어가고 행동해나갔고 그 행동들이 결국 자신의 프로필을 만들어 나갔다.



『백만 번의 상상』에서 화려한 예술가의 일상보다는 프리랜서 연주자로서 자신을 알리고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기 위해 저자는 1인 기업이 되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아니 1인 기업을 자처하며 택시 기사에게도 표를 건네며 홍보하고 유튜브와 팟캐스트로 자신을 알리며 대중들과 소통해나간다. 누군가는 에이전트의 관리 하에 편안하게 음악만 연습하면 되지만 김지윤씨에게는 모든 것들을 스스로 만들어야 했다. 그 과정 속에서 저자는 깨닫는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사회 생활을 하며 배운 것이 있다.

내가 먼저 나 자신을 대표하는 최고의 에이전트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김지윤씨를 대단치 않다 생각할 수 있다. 콩쿨 입상 경력도 없고 단 0.1%의 소수만 인정받는 음악계에서 김지윤씨는 평범하고 흔한 피아노 전공자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김지윤씨는 자신의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갔다.

'이 세상에서 단 하나 김지윤표 음악'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남이 말하는 성공보다 자신답게 성공할 수 있는 길을 스스로 만들어간다.




이 글을 읽으며 언젠가 블로그 글쓰기 책을 출간한 저자로부터 받은 글이 떠올랐다.

블로그 성공담에 휘말려 남의 블로그를 따라하기보다 자신만의 글쓰기를 하라며, 결국 자신만의 방식으로 쓰는 글이 유일한 비법이라고 했다. 결국 모든 것의 성공은 모두에게 다른 삶의 방식에서 자신만의 방식을 찾는 사람이라는 걸 김지윤씨는 알려준다. 자신만의 방식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비로소 정답을 찾을 수 있다.

그래서 김지윤씨는 비록 자신이 남들이 말하는 음악가로서의 성공이 아니라 할지라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자신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자신의 방식으로 성공한 사람이라고. 피아노에서, 그리고 자신의 인생이라는 무대에서도 자신답게 살아가고 있으며 그걸로 충분하다고. 그러므로 함께 인생을 연주하자고 말한다.

자신만의 길을 찾기 힘든 이에게 이 책은 우리가 기본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권해준다. 우리 삶의 작은 부분까지 충실히 살아갈 수 있는 동기부여를 해 준다. 무엇보다 자신답게 살아갈 수 있는 가이드를 줄 수 있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솔직하게 읽고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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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꾸 원래대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있거든요. 돌보다 더 단단하고 완고한 게 사람이죠. 바뀌었다고생각한 그 순간 원래 모습대로 되돌아가게 돼 있습니다.
왜, 그게 편하니까. 그 단계에서 스스로를 다잡는 사람은정말 드물죠. 그 시간까지 온전히 겪고 나서야 비로소 원래의 자기 자신에서 한발자국쯤 나아간 사람이 되는 겁니다. -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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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꾸 원래대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있거든요. 돌보다 더 단단하고 완고한 게 사람이죠. 바뀌었다고생각한 그 순간 원래 모습대로 되돌아가게 돼 있습니다.
왜, 그게 편하니까. 그 단계에서 스스로를 다잡는 사람은정말 드물죠. 그 시간까지 온전히 겪고 나서야 비로소 원래의 자기 자신에서 한발자국쯤 나아간 사람이 되는 겁니다. -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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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화면으로만 볼 수 있는 어떤 동네의 모습에 눈을뜨는 것, 그것은 현실을 부정확하게 전달할지도 모를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다. 반면에 눈을 감는 것, 그것은 그 마을의 말문을 틀어막는 것이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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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오피스 오늘의 젊은 작가 34
최유안 지음 / 민음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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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백 오피스』를 볼 때마다 떠오르는 드라마가 있다.

임수정, 이다희, 전혜진이 주연했던 워맨스 드라마 <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이하 WWW)

로맨스보다 여성들의 일, 경쟁 그리고 워맨스가 전면에 부각되어 여성들에게 인기였던 드라마였다. 나 역시 그 드라마의 열렬한 시청자였다.

물론 『백오피스』는 드라마 《WWW》와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드라마에서는 모든 주인공이 IT 포털업체의 경쟁 및 협력하는 드라마이지만 소설 속에서의 여주인공 3인방은 호텔리어, 에너지 회사, 대형 행사 주관하는 MICE 업계 종사자등 세 명 모두 다른 직종의 근무자들이 하나의 큰 행사를 위해 서로 협력하는 이야기이다.

차이점은 또 있다. 드라마 《WWW》 에서는 남성들이 여성 주인공들을 돕는 역할에 그쳤다면 소설 속에서의 남성은 여전히 기득권 세력, 또한 여성들을 견제하는 역할로 그려진다.

육아휴직 후 호텔로 복귀하지만 동료에게 승진에서 뒤쳐지는 듯해 초조한 호텔리어 강혜원.

망해가는 듯한 행사 마이스 업계 아티스틱에서 회사를 살릴 수 있는 대형 행사 태형의 9억짜리 행사를 잡기 위해 필사적인 임강이.

누구보다 일을 사랑하지만 약삭빠르며 사내정치에 능한 오균성에게 기회를 빼앗기는 태형의 홍지영 대리.

호텔은 여자들이 위로 진출도 많이 하고

그렇지 않습니까?

업계 상황상.

태형은 아닌가 보네요.

에이, 에너지 기업은 여자들 위주가 아니죠.

 

이 세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세 직종 모두 여성들을 향한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 보인다는 것.

호텔리어의 대부분이 여성이지만 여성 임원직은 존경하는 사수 박윤수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고

태형의 홍지영 대리 또한 기획안이 통과하지만 오균성 또는 팀장에 의해 기획을 빼앗기고 보조적인 역할에 머무르는 현실, 임강이 또한 대형 마이스회사의 보조적인 역할을 해야만 하는 자신의 입장에서 벗어나 꼭 주최자가 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런 그들이 하나로 뭉친다. 남성과 기득권의 권모수술수에서 자신들이 주역이 되는 기회가 생기며 그들은

하나의 목적을 위해 의기투합한다.

저 좀 도와주세요. 그 말 하려고 왔어요.

도우미가 아니라 이제 제 일이죠.

우리는 나보다 힘이 센 법이니까.

잘해 봐요. 우리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는 세 사람. 성공적인 행사 개최라는 목표는 같지만 준비하는 과정에서 의견까지 같을 수 없다. 서로의 입장이 다르다보니 의견 충돌을 피할 수 없다. 그럼에도 그들은 한발짝씩 양보하며 연대한다.

이 소설의 백미는 세 여성의 연대이지만 실패했을 때 그들의 연대가 가장 빛나 보인다는 점이 바로 하이라이트이다.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했으니 결과가 좋았으면 금상첨화였겠지만 아쉽게도 결과는 큰 성과를 이루지 못한다. 주위에서 그들에게 그거 보라고 여자들은 안 된다고 비아냥될 때 이 삼인방은 서로를 일으켜 세운다. 또한 그들을 돕는 직장 동료는 다름아닌 여자 상사들과 동료들이었다.

누가 뭐래도 그냥 갈 길 가세요.

여기서 죽을 거면 다른 데 가서도 죽고야 말겠죠.

근데 불나방은

죽으로겨 불로 달려드는 게 아니에요.

해야 할 일을 하는 거죠.

가야 할 방향으로 가다 보니

불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뿐이고요.

자기가 가야 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면,

피하지 말고 가라는 뜻이에요.

 

여성의 적은 여성이라는 가슴 아픈 말들을 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안다. 여성이 함께 일 때 여성의 자리가 더 넓어질 수 있음을. 우리의 후배들이 앞으로 나아갈 유리천장을 조금이라도 깨뜨릴 수 있음을.

『백오피스』에서는 주인공 삼인방 뿐 아니라 모든 여성들이 가만히 제자리에 있는 듯하면서 결정적인 순간 서로에게 손을 내민다. 그리고 말한다. 끝까지 가라고. 사수는 나를 밟고 가라며 후배에게 길을 열어주고 동료는 너의 요구사항을 당당하게 밝히라고 등을 떠민다. 경쟁자이면서도 함께 연대의 끈을 놓지 않는다.

남성들의 눈에는 그들이 현실에 졌다고 비웃는다. 여자들은 어쩔 수 없다고 비웃는다. 히자만 그들은 지지 않았다. 그들은 경쟁과 연대를 반복하면서 끝까지 자신의 일을 해 나갈 것이다.

진정한 워맨스를 볼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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