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죽은 자의 이름을 묻는다 - 세계적인 법의인류학자가 들려주는 뼈에 새겨진 이야기
수 블랙 지음, 조진경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박신양, 김아중 배우가 출연한 <싸인>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법의학자들이 시체를 보며 사건맥락을 추정하며 묻혀져 있는 사건 이면을 조사하고 범인을 잡는 드라마였다. 책으로는 서울대 서가명강 시리즈 첫 작품으로 유명한 서울대 유성호 교수이자 법의학자가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를 통해 시체를 보면서 죽음이란 무엇인가 묻는 책을 출간하였다.

《나는 매일 죽은 자의 이름을 묻는다》는 세계적인 법의인류학자인 영국의 수 블랙 (Sue Black)교수가 이제까지 자신이 만난 시체, 뼈를 통해 시체마다 각 개인의 삶의 기억을 복원하며 범죄를 밝혀 내는 과정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되찾아주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삶에 대한 기억은 뇌에만 쌓이는 것이 아니다.

내 몸속 뼈 하나하나에 고유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저자 수 블랙 교수는 뼈는 우리와 함께 성장하면서 라이프스타일이 변하는 대로 적응하고 변하하는 몸의 구조를 설명한다. 그러므로 뼈야말로 고인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말해주는 조직이며 법의인류학자들이 삶의 과정을 복원한는데 결정적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머리, 몸통, 그리고 사지 세 가지로 나뉘어 설명한다. 먼저 죽음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뼈는 뇌 상자, 즉 두개골이다.






저자가 인용한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인생의 진짜 얼굴은 두개골"이다라는 말처럼 죽음의 원인을 잘 밝혀주는 뼈는 머리 즉 두개골이다. 저자 수 블랙 교수는 두개골의 구조 및 신생아의 부드러운 두개골과 성인의 딱딱한 두개골 차이를 설명해주며 이 차이가 디즈니나 픽사 애니메이션의 캐릭터에서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법의인류학자인만큼 저자에게 의뢰되는 시체들은 범죄 사건이 대다수이다. 따라서 책 속에 저자가 소개하는 사건들에는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끔찍한 범죄들이 많이 소개된다. 그 중 영국을 방문했다가 여행가방에서 시체로 발견된 '진효정'사건 또한 소개된다. 이 사건을 소개하면서 법의학 아티스트라는 직업이 소개된다. 법의학 아티스트는 시체의 언론 공개목적으로 얼굴 초상을 그리는 직업이다. 이 '진효정 ' 사건 당시 법의학 아티스트가 초상화를 그렸는데 저자는 부패 가스때문에 시체의 얼굴이 부풀어 오른 점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초상화를 지적하며 이 초상화를 사용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시체의 초상화는 범인을 잡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절대로 초상화에 의지해서는 되지 않음을 알 수 있는 사건이었다.

책 속에는 여러 죽음의 유형에 대해 뼈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200여 개의 뼈 조직이 어떻게 연결되고 각 죽음의 형태에 따라 어느 뼈가 파열되고 어느 뼈가 성별과 인종, 나이를 추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지 자세하게 기술해놓는다. 단지 우리 몸의 조직이라고만 생각했던 각 뼈들이 그 사람을 말해주는가를 알게 되면 우리 몸의 어느 한 부분도 소중한 부분이 없음을 알게 한다. 몸 조직 하나하나가 바로 나를 증명하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언젠가 자신이 죽으면 자신의 시체를 제자들에게 해부용으로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다. 자신의 시대에 있었던 미제의 사건들이 하나라도 줄어들기 바라는 마음과 각 시체들의 숨겨진 이야기가 밝혀지고 고인이 자신의 삶으로 기억되기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진다.

죽음은 결국 삶을 이야기한다. 저자가 말하는 여러 사건들 또한 우리의 몸에 그리고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고 더 사랑해야 함을 이야기한다. 소중하지 않은 건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든 걸 사랑해야 한다.

참고로 유성호 교수가 쓴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이야기도 함께 읽기를 강력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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