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라는 책, 너라는 세계 - 어느 탐서가의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독서기!
박진희 지음 / 앤의서재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와 동생은 자매이자 책메이트다. 서로의 월급날에 책을 선물하고 좋아하는 책을 이야기한다. 읽은 이후의 느낌을 나눈다. 동생과 책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동생이 내게 하는 이야기가 있다.

"언니, 난 꼰대가 될까봐 무서워.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책을 읽어. 내 안의 우물에 갇혀있지 않으려고. 책을 읽으면서 열심히 배우는거야." 갈수록 시야가 좁아지는 나이, 한 우물에 갇혀 옆을 보지 못하는 이 시대, 동생에게 책은 또 하나의 세계를 보여주는 창이였다. 동생이 책으로 세상을 보듯, 『당신이라는 책, 너라는 세계』 또한 저자가 책으로 만난 또 다른 세상을 보여주는 독서에세이다.

『당신이라는 책, 너라는 세계』의 저자 박진희씨는 23권의 책을 통해 만난 세상을 이야기한다.

저자가 읽은 23권의 책은 저자의 주위를 바라볼 수 있게 해 주는 디딤돌이 되어준다.

김초엽 작가의 단편 <공생가설>에서의 어린 아이들에게만 존재하는 '외계성'을 어린 조카의 장애에 대입하며 조카를 이해해나간다. 전에는 치료에 집중되었다면 이제는 조카의 장애를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과정을 이야기하며 조카에게는 아기일때만 존재하는 소설 속 '외계성'이 나가지 않는다는 가정을 하며 조카를 이해해간다. 불행하게만 보였던 조카의 상태가 그 '외계성'의 존재로 하나의 독특한 존재가 된다.

책을 본다는 건 그런 것이다. 내가 알지 못했던 관점을 보여주며 달리 보는 방법이 있다는 사실. 저자는 <공생가설>을 통해 조카를 이해해나갈 수 있었다.

남편들이 싫어하는 연예인 중 한 명이 최수종이라고 한다. 아내를 위해 이벤트를 해 주며 애처가인 최수종씨의 모습에 아내들이 남편과 비교하기 때문이다. 화면 상에서 보여지는 최수종의 사랑을 보면 지금 내 옆에 있는 남편이 곱게 보일리 없다. 하지만 우리는 최수종씨의 사랑을 받는 아내 하희라씨를 부러워하지만 우리가 그들과 같은 똑같은 삶을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우리의 삶과 그들의 삶은 천지차이니까. 우리의 삶은 지극히 평범하고 잔잔하니까. 『당신이라는 책, 너라는 세계』 에서 저자가 읽은 아모스 오즈의 소설 <나의 미카엘> 또한 우리의 평범한 사랑과 맥락을 같이 한다. 특별할 것도 없이 우직한 주인공 미카엘. 최수종씨와 같은 화려한 이벤트도 특별함도 없이 우직한 사람. 미카엘에게 만족하지 못하는 아내 한나. 그리고 그들의 결말을 보며 저자는 저자의 남편과의 연애부터 지금까지의 부부생활을 돌이켜본다. 소설 속 남편 미카엘처럼 불꽃이 아니라 돌처럼 다가온 남편을 이야기하며 똑같은 일상에 지루해하는 아내 한나의 마음을 이해하기도 하며 끝내 헤어진 그들의 운명을 공감하기도 한다. 해피엔딩이 아닌 소설의 결말과 자신과 남편이 어떤 결말을 써나갈지 알 수 없이 현실에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정답이라는 저자의 글은 남편과의 사이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저자가 읽은 23권의 책 속에서 만난 세상들을 통해 나는 책이 더 좋아졌다. 내가 미처 보지 못했던 세상을 짚어 주기도 하며 어떻게 또 다른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 알려준다. 애석한 건... 책을 읽지 않으면 결코 모른다는 사실. 갈수록 책을 읽는 사람이 줄어드는 이 시대, 이토록 큰 세상의 창이 좁아져 간다는 사실이다. 『당신이라는 책, 너라는 세계』 는 책이 책을 부르는 독서 에세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더욱 책을 사랑하게 해 주고 책을 읽지 않는 사람에게도 책을 통해 세상을 보는 방법을 알려주는 에세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