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기도 모르는 진짜 영어 - 영어 같은, 영어 아닌, 영어의 이면에 대한 이야기
박혜민.Jim Bulley 지음 / 쉼(도서출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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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업무상 해외 거래처와 이메일을 많이 주고받는다. 서당 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하는데 10년이 지난 지금도 네이버 영단어 사전의 도움에 의존한다. 나름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네이티브인 거래처들이 보낸 회신을 읽다보면 언어에 대한 시각이 다르다는 사실에 많이 놀라게 된다. 단지 영단어 사전만 찾아서는 알 수 없는 영어식 사고방식과 뉘앙스, 그리고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문화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네이티브처럼 쓰고 말 할 수 있음을 절실히 깨닫곤 한다.

『번역기도 모르는 진짜 영어』는 영어책이다. 언젠가 어느 분이 언어는 생물이다라고 말한 글을 읽었다. 수많은 언어들이 생겨나거나 사라진다. 코로나 시대는 '코로나블루' '확찐자'와 같은 단어를 만들어냈다. 시대에 따라 말의 생명력은 달라진다.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곁들어 상황에 알맞은 단어를 설명해 준다. 한국에서만 쓰이는 콩글리쉬 신조어도 알려주어 영어를 잘 못 쓰게 하는 오류를 바로 잡아준다.

코로나 시대인만큼 코로나로 생겨난 영어를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우리가 그토록 즐겨 말한 언택트 untact 가 실제 영어에는 없는 말이며 정확한 표현이 non-contact라는 표현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다. 언택트라는 말이 보편화된 지금, 잘못된 단어로 말해왔다는 사실도 우리는 눈치채고 못하고 있다.

『번역기도 모르는 진짜 영어』에는 코로나, 정치, 경제, 성평등,스포츠, 유행어 등 폭 넓은 분야의 영어를 숙지할 수 있도록 해 준다. 한국과 미국의 문화 차이에 따라 달리 쓰이는 말들, 영어에서 남녀 평등 원칙에 의거하여 하나의 단어로 통칭되는 영어 직업명은 물론 성 소수자와 같은 성평등 단어까지 자세하게 다뤄준다.

영어를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 책을 본다면 중간 레벨의 영어 학습자에게 좋을 듯하다. 무엇보다 문화에 대한 설명을 곁들여서 언제 이 단어가 쓰이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어 유익하다. 다만 아쉬운 건 단어로만 그친다는 점이 매우 아쉽다. 물론 이 책이 영어 학습 교재보다 영어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이 단어들을 이용한 짧막한 예문이라도 있었다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다.

그럼에도 『번역기도 모르는 진짜 영어』는 제목대로 번역기도 알지 못하는 영어를 알려준다는 데에는 공감한다. 어느 번역기가 해당 언어에 대한 문화적 의미와 뉘앙스까지 설명해 줄 수 있겠는가. 경험과 감이 아니고서는 결코 알 수 없다. 번역기가 채워주지 못하는 공간을 이 책이 잘 채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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