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천년의 질문 1~3 세트 - 전3권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정래 작가의  《천년의 질문》은 결코 읽기가 쉽지 않다. 

문장이 어려워서가 아니다.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부제 하에 쓰여진 이 세 권의 책은 대한민국이 거대 자본에 의해 교육,예술,법조계,언론계 등이 무너져 버린 대한민국의 현실을 과감하게 드러낸 책이다. 

진실은 아프다. 이 소설이 허구가 아닌 걸 알기에, 아니 현실은 이 소설보다 더 쉽지 않다는 걸 알기에 이 책은 결코 읽기가 쉽지 않다. 


조정래 작가는 1권부터 대한민국의 현실을 드러내기에 망설이지 않는다. 매번 자신의 월급이 취재비로 빠져나가 통장 잔고가 0원을 찍는 이 시대의 몇 안 되는 기자인 장우진과 대학 시간강사로 일하는 후배 고석민의 대화로부터 시작되는 초반부부터 저자는 주저함없이 대한민국의 현실을 말한다. 


스마트폰 등으로 인해 몰락해버린 출판시장, 

연줄이 없이는 대학 강단에 설 길이 없는 그들만의 감투, 

이름을 알리기 위해 대필작가를 고용하며 자신을 치장하며 인지도 높이기에 혈한인 국회의원들... 

 

이 암울한 대한민국의 현실 뒤 저자는 "성화그룹"이라는 거대 자본을 본격적으로 이 이야기의 장으로 끌어들인다. 삼성그룹을 연상시키는 삼성 비자금 사건, 그리고 취재를 막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압박해오는 그들의 압력, 목적을 위해 정치계와 법조계를 돈으로 주무르는 그들의 횡포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자본이 사람을 어디까지 지배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한다. 

 

현 사회의 축소판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책 속에 그려진 각각의 사건들은 뉴스 기사를 달구었던 여러 이슈들을 떠올리게 한다. 

2007년도에 가장 큰 사건이였던 삼성 비자금사건 폭로, 삼성 장녀 이부진 사장과 임우진 부부의 이혼 소송 사건, 정치계와 경제계 사이의 검은 돈이 오가는 커넥션, 

온갖 비리도 무죄로 만들어 버리는 전관예우의의 놀라운 마법 등등 저자는 자본으로 인해 무너지는 그들의 모습을 자세하게 설명하며 한 가지 질문을 던진다. 


이렇게 거대 자본으로 무너지는 동안 과연 국가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 


삼권분립이 무너져 내리고 언론계는 자신의 양심을 저버리고 그들의 콩고물이라도 받기 위해 아첨하기 바쁜 이 현실 속에서 과연 국가는 국가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지, 국가는 무엇인가를 묻고 있다. 

 

해결책이 없는 그 막막함 속에 저자는 두 종류의 사람을 대비시킨다. 

거대자본 밑에서 일하면서 그들의 악행을 답습하며 자신의 실리를 위해 똑같은 수법을 행하는 사람들과 

해답을 찾기 위해 그들 스스로가 이 암울한 현실 속에 희망이 되길 선택하는 사람들..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 속에 저자는 바로 개개인이 국가임을 설명해간다.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재벌, 판사도 아닌 평범한 사람들 한 명 한 명 모두가 국가의 역할을 수행할 때 비로소 대한민국이 국가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음을 말해간다. 

 

세 권의 무게감이 결코 얇지 않지만 가독성이 좋아 독자들을 이 책의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며 현실 속에 체념하며 순종하듯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결코 포기하지 말 것을 독촉한다. 정치를 포기하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포기하는 것임을, 그 무관심을 거대 자본과 정치계가 가장 선호하는 것임을 강력하게 경고한다. 

이 땅의 민주주의를 실현시킬 수 있는 건 어느 정부 조직도 아닌 바로 나와 우리의 일임을 외치며 함꼐 나아갈 것을 말한다. 


일본여행 자제 및 일제품 불매 운동 등 깨어있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운동이 한참 벌어지고 있는 이 때 이 책을 읽어서인지 감회가 색다르게 느껴진다. 

한 이웃국가의 만행에 결코 주눅들지 않고 극복해 나가고자 하는 시민들의 움직임은 이 책의 내용과 맥을 같이 한다. 

잊지 말자. 우리가 국가이다. 대한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