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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근데 그게 맞아?
이진송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9월
평점 :
대중문화 비평은 용감한 사람들의 장르다_정세랑]
“대중문화 비평은 용감한 사람들의 장르다.”
_정세랑, 책의 추천사
책의 뒤표지에 있던,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글이었다. 이 말이 이 책을 가장 짧게 함축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비평이라는 것은 어쩌면 누군가는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는 글이 아니지 않은가. 그런데 거기에 사람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대중문화에 대한 비평이라니. 기대도 되는 한편 나도 정신을 잘 차리고 읽어야겠다 싶었다. 비평글을 읽다보면 자칫하다가 나의 의견보다는 저자의 의견으로 쏠릴 수가 있기 때문이다.
목차부터 압권이었다. 어서 읽어봐야겠다 싶었다. 저자가 책에서 대중문화 비평은 1절을 넘어서 2절, 3절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한 말에 동의한다. 그래야 새로운 생각으로 도달할 수 있지 않겠는가. 책에서는 우리가 흔히 부르는 ‘클리셰’적 이야기들부터 시작해서 혐오, 젠더 이슈 등 최근 많은 화제가 되는 주제들을 가감없이 꺼낸다. 그렇기에 해당 주제에 관심이 많다면, 나도 대중매체를 다양하게 접하면서 알게 모르게 불편한 것들이 많았다면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양한 매체들로 자신의 주장에 근거를 더하는 방식의 글이 마음에 들었다. 내가 꽤나 대중매체를 많이 접한 사람이라고 한다면, 나는 책에서 제시하는 것들을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 대조해보는 것도 나름의 재미겠다. 비평이라고 하면 딱딱하게 느껴져서 읽기 싫은 마음이 먼저 들 수도 있는데, 이 책은 작정하고 딱딱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그저 친구에게 내 생각은 이렇다, 의견을 피력하는 느낌? 그렇기에 읽기 전부터 피로감을 느낄 필요는 없을 듯하다.
이 책은 우리가 대중매체 속에서 쉽게 지나쳤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보지 않고 넘어갔던 문제들에 대해 꼬집고 있다. 덕분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그동안은 웃어넘긴 것들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보게 만들어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내지 저건 옳은 얘기인 것 같다고 느끼게 만든다. 왠지 책을 계속해서 읽고 있자면 그동안 나의 세계가 지나치게 편협했다는 것, 지나치게 무던하게 살아왔다는 것에 대해서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래서 느꼈다.
지금까지는 무던하게 살아왔지만, 지금부터는 민감하게 살아보자고. 민감하다, 예민하다,가 피곤하게 만드는 단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예민함이 새로운 세계를 점차 만들어간다고 생각한다. 모든 문제를 꼬아서 보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동안 쉽게 넘겼던 문제들을 다시 한 번 보자는 이야기이다.
사람들이 앞으로 더욱 자유롭게 비평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비평을 하면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야 좋은 글과 의견이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것들을 사람들에게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킬지도 모른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그 바람의 한 흐름을 탔다고 믿는다.
“향유와 매혹의 즐거움 속 틈틈이, 질문과 고민의 돌부리가 숨어 있습니다. 때때로 거추장스럽지만, 한 박자 쉬어다며 생각을 확장할 때는 꼭 필요한 지연의 순간이죠. 해당 도서는 그중 아주 작은 돌멩이 하나이고, 섬세하고 사려 깊은 당신의 발에 차인 참입니다.”
“좋아하는 것과 호기심 많은 이들이 자신의 감상과 해석을 지긋지긋할 정도로 늘어놓았으몈 좋겠다. 모두가 열광하는 것에 대해서도 안전하고 평화롭게 비판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러한 의의를 손상하지 않으며 더 좋은 곳에 함께 이를 수 있도록, 미디어의 자기 반성과 쇄신이 필요하다.”
<정리>
1. 대중문화 비평글
2. 다양하고 폭넓은 고찰
3. 딱딱하지 않은 내용
<추천>
1. 비평글을 좋아하시는 분
2. 스스로 예민하고, 민감하다고 느끼시는 분
3. 나의 세계를 새롭게 넓히고 싶으신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