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게 물어봐요 - 생각을 키우는 철학 이야기
박남희 지음 / 종이책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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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생각이 나의 삶을 바꾼다

우리의 각박한 사회와 현실 속에서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이 바로 '철학'이다. 하지만 이 '철학'이 왜 중요한지를 잘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 특히 우리 아이들에게 철학을 가르치려고 하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암담하기만 하다. 그런데 이 책은 간단하면서도 친절하게 잘 설명하고 있다.

 

무엇보다 작가의 이력이 눈길을 끌었다. 힘없고 희망이 없는 노숙인과 정체성 확립이 되지 않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철학교육을 위해 오랫동안 애써온 모습이 한눈에 들어와 과연 어떻게 이 어려운 철학을 쉽게 풀어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생각하는 일은 사람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사람은 생각을 하면서 자신의 삶을 새롭게 만들어 가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는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는가의 문제입니다. 바로 이러한 문제를 다루는 것이 철학입니다. 철학은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며 살아야 하는지, 왜 이것이 아니고 저것이어야만 하며, 왜 다른 것들은 안 되고 그것이어야만 하는지 등에 대해 묻고 답합니다."

 

​지금껏 몇몇 철학책을 읽었지만, 이 처럼 쉽고 마음에 와닿게 설명을 해준 책은 없었다. 사람이 어떤 생각을 품느냐가 얼마나 중요한 지에 대해 우리 아이들이 묻는다면, 이 대답으로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나 역시도 이 글귀를 통해 '철학'의 중요성을 다시금 돌이킬 수 있었다. ​

 

"아주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다시 되물으면서 이전보다 더 넓게, 더 깊이 뿌리를 내리고 뻗어가는 것, 그래서 이전에는 알지 못하고 깨닫지 못한 것들을 달리 생각하고 깨달아 행하는 일, 그것을 우리는 철학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철학을 통해서 우리가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사람인지 알게 될 뿐만 아니라, 미래의 소중한 가치인 인문학적 상상력과 창의성도 키우갈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이 미처 가르쳐주지 않은 일들도 스스로 해나갈 힘을 가질 수 있습니다."​


어른들의 사고에서 위험한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이미 굳어버린 생각이 아닐까 싶다. 너무 익숙하고 당연해진 생각이 더욱 진취적인 행동과 실천으로 가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무척 많다. 하지만, 이렇듯 철학을 하는 습관을 통해 어릴 때부터 누구나 당연히 여기는 것을 뒤집어보고 다시 되물어보면서 깊이 생각하기를 실천해간다면 그 삶은 누구보다 창의적이고 특별한 삶이 될 것이다.

 

 

목차를 보면 책이 어떤 맥락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지 알수 있다. 모든 세계가, 특히 철학에서는 '나'로부터 시작된다. 내가 누구인지 존재에 대한 이해를 중심으로 타인으로 확장해갈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세상으로 뻗어갈 수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어떻게 보고 배우고 알아가느냐를 인식하는 것이다.

 

세상을 살면서 가장 혼란스러운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사실'과 '진실' 사이의 판단이다. 보이는 것에 대해 어떤 해석을 할 수 있느냐도 이 철학에 달려있다. 보다 깊은 생각으로 통찰하기 위한 요소요소를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간단하면서도 명료하게 실으려 애쓴 작가의 노력이 대단해 보인다.

 

어른인 우리조차 막연하게 느끼는 '죽음'에 대해서도 아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으로 여길 수 있도록 풀어낸 것을 보면서 이 책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더 밝고 사려깊고 보다 실천적이며 이타적인 삶에 대해 알아갈 수 있을거란 기대가 생겨났다.

 

 

 


p.s: 이 서평은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 도서 지원으로 쓴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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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인문학 - 공부하는 엄마가 세상을 바꾼다
김경집 지음 / 꿈결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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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가 이렇게 된 게 왜 이렇게 된 줄 아십니까?"

"......"

"바로, 엄마들 때문입니다."

 

언젠가 한 영화감독님의 수업을 듣다가 그 분이 한 말씀에 내 머릿속에는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살림하랴, 육아하랴 정신없는 일상을 사느라 고군분투하느라 피와 살을 쪼개듯 자신을 깨부수고 있는 우리 엄마들이 왜? 뭘 어쨌다는 말인가?' 싶어져서 억울한 마음이 앞섰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은 후에야 비로소, 그 모든 책임이 엄마에게 있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해도 상당 부분은 있음을 인식할 수 있었다.

작가 김경집은 대한민국 인문학분야의 최고봉이라 할 만큼 인문학의 일인자라 할 수 있다.

가톨릭대학교 인간학교육원에서 교수로 25년 일하고 학교를 떠나, 지금은 교양과 지적 자산으로서의 인문학이 아닌,창의적 융합과 연대의 중심에 위치하여 세상을 변화를 주도하는 인문학을 추구하고자 애쓰고 있다.

"진정한 인문학은 미래의 삶과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합니다. 내가 먼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내가 행복하지 못한 채 아이의 행복을 위해 희생하다는 것은 강요된 행복이고 보상을 바라는 희생입니다. 엄마가 먼저 행복해야 합니다. 인문학적 반성은 나 자신을 찾고 내가 살아가는 방식과 태도를 성찰함으로써 주체적이고 능동적이며 인격적으로 살기 위한 모색으로 이어집니다."(p.8)

많은 부모교육 전문가들이 가장 첫번째로 말하는 것이 '부모 스스로 자신의 행복을 찾는 것'을 강조한다.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로, 부모가 스스로 인문학적 방성을 기반으로 자신을 탐구하고 삶의 방식과 태도를 성찰하므로서 더 나은 인생을 찾아가길 권고하고 있다. 이러한 인문학적 사고와 더불어 정의 사회를 구현해갈 때 우리 아이들의 세상이 희망의 미래로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첫째, 엄마가 바뀌면 교육이 바뀐다, 연대하라!!

"아이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 어떨까요? 너희들은 앞으로 80년동안 일하게 될 거야. 그렇다고면 직업을 가질 기회가 적어도 네 번은 될 거야. 네가 뭘 좋아하고 잘하는지 잘 찾아봐."​(p.42)

세상이 변해가면서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것이 바로 '교육'이지만 의외로 가장 변하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이 '교육'이다.

창의적 사고와 연대를 요구하는 시기에 살고 있지만, 대부분의 부모는 모두 입을 모아 "너만 잘하면 돼!!"라고 말하면서 성적중심의 사고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친구의 소중함, 인간의 존엄이 아닌 성과와 속도, 효율만 따지게 교육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이들 교육이 심각하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작가는 "연대를 통해 창조의 길을 열라"고 강조한다. 함께 문제를 읽고 생각해서 의제를 도출하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서로를 격려할 때 진정한 성장이 일어날 수 있으며, 이것이 하나의 운동으로, 연대의 힘으로 발현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대가 정의사회의 토대가 되고 우리 아이들로 하여금 더 큰 미래를 볼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둘째,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보게 하는 힘 '역사', 직관력을 길러주는 '예술'을 간과하지 말라!!

​우리는 흔히 '역사'를 배울 때 시대와 시점 그리고 인물 중심으로 시험문제에 나오느냐 안 나오느냐를 두고 중요성을 강조하곤 한다. 하지만, 이런 평면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그 시대 배경을 세심하게 살펴보고 용어 하나에도 왜 그렇게 표현되었는지 심층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이를 통해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다.

'예술'도 마찬가지다. 작가별로 다른 표현방식은 왜 그런지 그 작가가 살았던 사회의 배경은 어떠했으며 왜 그 작가로 하여금 그런 예술적 표현을 자아내게 했는지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예술가들은 특히, 늘 새로운 것을 탐구하고 현재의 틀을 타파하려는 본능을 가졌기 때문에 그들이 가진 직관력은 매우 놀랍다. 전문지식이 없어도 좋다. 작가가 의도한 것을 간파하지 않아도 좋다. 내가 그것을 보고 무엇을 느끼는지 그것을 통해 어떤 새로운 사고를 하게 됐는지를 꾸준히 살피면서 생각을 확장해 가라.

셋째, 사회와 국가를 변화시키는 '철학', 삶과 직결되는 '정치와 경제'를​ 무시하지 말라!!

​많은 이들이 '철학'을 뜬 구름 잡는 학문이라고 여기거나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세계사에서 이 '철학'의 영향력은 실로 위대했다. 하물며 전쟁을 일으키는 중심에도, 다시 하나의 공동체로 묶어나가는 힘도 이 '철학'에 있었다. 개개인의 생각과 사고의 체계가 사회와 국가를 변화시키는 데 이것이 바로 '철학'이다. ​

"철학은 다양한 생각, 다양한 가치를 생각하게 함으로써 나를 세우고 내 삶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철학은 주체성입니다. 이론이 아니라 전체를 관통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가지려면, 앞뒤 관계를 봐야 합니다."(p.176)​

우리는 흔히, '정치와 경제'를 거대 담론이라 여기고 나와는 먼 이야기로 생각하기 쉽다. 하물며, 정치의 경우 '생각해봐야 골치가 아프니까',

'모르는 게 약이니까', '알아서 뭐해'라며 체념해버리곤 한다. 하지만, 정치와 경제는 우리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제도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의 세금으로 꾸려가는 정치이니만큼 그만큼 잘 감시하고 살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국가가 더욱 공명정대함 가운데 부강해져서 경제도 살아날 수 있다. 연대로 부조리를 걷어내고 연대로 투명하고 정직한 경제환경을 꾸려가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문학으로 삶을 풍요롭게 하라.

"감수성은 머릿속에 있는 것을 심장으로 끌어내릴 수 있습니다. 감수성이 없으면, 아는 것이 많더라도 삶이 부박해집니다. 정서와 감정의 문제로 그치는 게 아니라, 삶의 본질을 꿰뚫고 들어가는 것이 바로 문학적 감수성입니다."(p.251)

문학은 바쁘고 각박한 인생을 잠시 돌아보고, 작은 것에도 큰 관심과 애정을 가지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는 인간적 품성을 올곧게 하는 힘이 있을 뿐 아니라, 자연과 사람이 어울리며 사는 삶의 가치를 알수 있게 한다. ​매일 시 한편을 읽으면서 심호흡 한번하고 찬찬히 일상을 들여다보며 사는 것, 소설 속 주인공들을 보면서 타인의 삶을 이해해보는 것, 희곡을 보면서 내 스스로 무대의 주인공이 되고 내 삶을 연출하는 연습을 해보자. 이렇듯, 문학은 우리가 삶을 얼마나 창조적이고 획기적이게 변화시켜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지를 알려준다. 그리고 이러한 주체성이 우리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해진다.

엄마라면, 한번쯤 엄마로서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에 대한 고민을 심도깊게 해보야 할 것이다. 단순히 내 아이만 보는 프레임을 벗어나 지금 이 시대와 사회, 국가를 내 아아기 살아갈 무대라는 점을 상기시켜야 한다.

 '엄마들이여,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행복의 문으로 열어줄 수 있는 힘은 오직 우리에게만 있음을 잊지 말고 새롭게 깨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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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도 혼자 쉬해요! 잘웃는아이 4
카트린 메스메예르 글, 클로드 K. 뒤브와 그림 / 다림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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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주일에 3일이상은 밤마다 오줌을 싸는 5살 딸 아이를 위해 이 책을 펼쳐 들었다.

아이는 제목을 읽어주자 마자 오줌 싸는 자신을 지탄하기 위한 책인 줄 간파하고 안 보겠다고 한다. 억지로 앉히지 않고 그냥 나 혼자 쓱 보고 있으니 금세 다가와 "읽어줘~"하는 게 아닌가.

 

 

 

 

표지 그림은 한 아이가 아주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후레쉬를 들고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

작고 앙증맞은 여자 아이의 모습을 보고 어디를 가는 걸까? 하며 아이들에게 물으니 제목을 들어서인지 이내 "오줌 싸러!!"라고 이야기 한다.^^

 

 

 

매일 밤마다 오줌이 마려우면 엄마를 깨우던 카롤린.

아빠가 후레쉬를 머리맡에 두면서 이제 후레쉬를 켜서 혼자 화장실에 가보라는 특명을 받게 되는데...

 

용기 있게 화장실로 향하지만 그 길을 결코 녹록치 않다.

아이에게 얼마나 무서운 밤일까.

 

발에 밟히는 모든 것이 끔찍한 동물들로 상상되고 만다.^^

 

 

 

뱀으로 착각했던 기다란 물체는 엄마가 깜박 잊고 정리하지 않은 청소기^^

후레쉬를 가까이 환하게 비춰보고는 이내 한시름 놓는 아이의 표정에 보고  있는 아이들도 안심을 한다.

 

 

  

이번에는 용의 꼬리?!!!

하지만, 이것 역시 카롤린의 상상의 동물이었음을 다음 페이지에서 엿볼 수 있다.

 

이후에도 털보 괴물, 개구리가 나와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카롤린이 무사히 양변기에 앉아 쉬를 눌 때는 아이들도 안심하면서 "드디어 싼다~"하는 게 아닌가.

 

아이들도 책을 읽는 동안 카롤린과 함께 화장실로 향하는 길을 함께 떠난 것이다.

 

사실, 책을 받아보고 혼자 읽을 때는 이 책의 재미를 잘 몰랐다.

아이들과 책을 함께 읽고 나서야 비로소 이 책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어른의 눈으로는 볼 수 없었던 아이들이 밤에 혼자 화장실 갈 때 느끼는 공포의 심리 묘사를 참으로 디테일하게 잘한 책임을.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끝까지 눈을 떼지 않고 볼 수 있는 책임을 알 수 있었다.

아이들 책은 역시 아이들과 함께 봐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준 고마운 책이다.^^

 

우연일지 몰라도, 둘째 아이가 신기하게도 이 책을 읽은 날 밤에 오줌을 싸지 않았다.

책을 읽은 후에 "너 혹시 밤에 오줌 싸는게 일어나서 화장실 가는 게 무서워서 그런거야?"라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책 속 주인공 카롤린처럼 혼자 가는 것이 아직 무섭다면 엄마를 얼마든지 깨워도 좋다고 했더니 아이가 안심하는 눈치였다.

 

앞으로 매일밤 잠들기 전에 이 책을 읽어주면서 다독여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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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실력을 높여 주는 어휘 만화 4 - 순우리말 초등 어휘 시리즈 4
이승희 글.그림, 조항범 감수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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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의 대부분은 한자어의 영향을 받고 있다. 그렇다 보니 뜻도 제대로 모른 채 사용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중국과의 교류가 시작되기 전, 그리고 외국 문물을 받아들이기 전에는 우리의 언어는 모두 순수한 우리말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가면서 시대적, 역사적 배경에 따라 한자어가 물밀듯 들어와 이제는 자취를 감춰버린 게 바로 우리의 언어 '순우리말'이다.

 

요즘은 우리 말이 병들어간다는 말을 꽤 자주 하고 있다. 특히, 통신의 발달로 핸드폰, 컴퓨터 등으로 간편하게 소통이 되면서 언어파괴가 심각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언어는 정신을 지배한다고 할만큼 매우 중요한 도구이다. 나라를 대표하는 언어에는 민족의 얼과 정신이 깃들어 있다. 따라서, 바른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특히, 자라나는 어린 세대들에게 더욱 그렇다.

 

"이제라도 숨죽이고 있는 순우리말을 찾아내어 숨을 불어넣어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의 언어생활이 풍요로워질 테니까요."

 

​원작자 조항범 충북대 국문과 교수의 말을 통해, 언어생활의 빈곤과 풍요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과연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얼마나 풍요로운가?'

늘 사용하는 언어가 같다면 일상에 대한 생각과 사고도 그 언어 속에 얽매여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이 책 속에 많은 단어들 중에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말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아는 단어조차 순우리말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사용했다는 점에서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명사, 형용사, 동사, 부사등의 갈래로 대표적인 순우리말을 세심하게 골랐을 작가의 노고가 한껏 느껴진다.

 

 

재미난 만화 스토리와 어우러진 순우리말은 어떤 말보다 사랑스럽고 따스하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순우리말 단어 하나에 담긴 생생한 묘사와 언어 유희가 그저 놀랍고 신기하기만 하다. 이렇게 아름답고 예쁜 언어가 누구나 알 수 있을만큼 자주 통용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순우리말을 쓰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착해지고 정화가 될 것만 같다.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처럼 우리가 사용하는 말은 생각보다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꽃샘추위는 우리가 꽤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하지만, 이것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어제 오늘 갑자기 추워진 날씨를 보며 나도 아이에게 "꽃샘 추위가 왔어"라고 말하면서도 꽃샘 추위가 뭐냐는 아이의 질문에 잠깐 멈칫하고 말았다. 그냥 "꽃이 샘을 내서 온 추위야."라고 짧게 말해주고 말았다.ㅠㅠ

 

그런데, 이 책에 '꽃샘추위란,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하듯 몰아닥치는 매서운 추위'라고 간단명료하게 씌여있다. 우리가 얼마나 무지하게 대충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다시 확인한 순간이다. 

 

'여우볕', '조각하늘'같은 명사들은 마치 시어처럼 예쁘고 상냥하게 느껴진다.

 

"순수한 우리말은 그 뜻을 찬찬히 더듬어 보면 말이 생겨난 과정은 물론, 사라진 우리말과 사투리의 흔적을 함께 느낄 수 있어요. 곧 '암기'가 아닌 '이해'를 통해 말을 쉽게 습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순우리말이 만들어진 과정을 살펴보면 우리 조상들의 재미난 발상까지 엿볼 수 있어 더욱 즐겁답니다. 이 책은 여러분이 순우리말의 매력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들어 줄 거예요."

 

작가 이승희씨의 말처럼, 순수한 우리말을 들여다보면서 우리들은 우리 조상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될 것이며, 우리의 언어가 이렇게 아름다운 것이라는 점을 되새기며 앞으로 자주 사용하고 싶은 욕구가 퐁퐁 솟아오르게 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순우리말에 새로운 호기심을 갖게 되어 기쁘고 감사하다.

계속 순수한 우리말을 발굴하고 사용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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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난 이소벨이야 - 유쾌발랄한, 때로는 웃픈 열여덟 살의 비밀일기
이소벨 해롭 지음, 홍정호 옮김 / 글담출판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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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클발랄한 10대소녀의 성장일기

 

​영국에 살고 있는 10대 소녀 이소벨 해롭의 풍부한 감성과 일상 이야기를 단순한 그림으로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어린 시절, 나 역시도 수많은 잡념들을 일기로 풀어내길 좋아했다. 그래서 이 책에 더욱 심이 갔다.

 

 

외국에 사는 10대 소녀의 감성은 과연 어떤 것일까?

우리 나라의 10대 청소년들과 어떻게 다를까 궁금했을지도 모른다.

한편, 지난 유년의 내 생활에 대한 향수로 인해 더욱 이 책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다.

 

읽다가 공감이 되는 부분은 접어서 표시를 했는데 위의 왼쪽 그림을 보면서,

학창시절, 학교를 마치면 종종 슈퍼마켓에 들러 짭짤한 맛과 달콤한 맛의 과자를 한봉지씩 사들고 집에 들어가 뒹굴거리며 먹던 지난 내 모습이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났다.

 

빡빡한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느슨하게 풀어진 마음으로 맘껏 뒹굴거리며 입안 가득 맛있는 과자를 오물거리며 누리는 휴식은 꽤 쏠쏠한 낙이었다.^^ 다시 생각해도 행복하게 풀어지는 느낌이다...ㅋㅋㅋ

 

오른쪽 페이지에 자전거 타고 동네를 달리는 그림을 보면서, 20대 미스 시절에 마음이 울적하거나 몸이 찌푸둥할 때면 종종 자전거를 타고 동네마실을 다녔던 내 모습이 눈 앞에 어른거려 미소가 번졌다.

 

그 때 내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쳐지나가는 바람결을 느끼면서 때로는 참 외롭고 울적하고 그랬지만,그러면서도 내 힘으로 두 바퀴를 굴릴 수 있고 이렇게 어디든 원하면 달릴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고 맘만 먹으면 세상은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라 스스로 다독였던 기억이 난다.^^

 

새로운 밴드를 찾고 그 밴드의 노래에 흠뻑 취해서 흥얼거리는 즐거움은 정말 아는 사람만 안다.

20대 초반 남자친구와 동대문의 쇼핑센타 특설무대에서 우연히 들었던 투페이스라는 밴드의

노래가 그랬었고, 제 작년에 아이들과 홍대 북페스티발에 갔다가 우연히 듣게 된 나겸이라는 가수의 달달한 노래를 지금까지 차에서 아이들과 함께 애창하는 것은 매우 특별하고 큰 즐거움이다. 

 

 

작가의 풍부한 감수성, 일상에 대한 관찰도 빛나지만 이렇듯 친구들 얼굴을 특징적으로 하나하나

그려낸 모습에서 나도 내 친구들을 그림으로 그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부러움이 앞섰다.

 

혼자 사색하고 홀로 여기저기 다니기를 좋아하면서도 맘 맞는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며 생각을

공유하기를 즐기는 나는 가끔씩 생각날 때마다 내 주변 사랑하는 친구들의 이름을 나열하곤 하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 친구라는 카테고리는 얼마나 큰 영역이었던가. 지루하고 벅차기만 했던 학창시절에도

친구는 마음의 창구이면서 빡빡하고 답답한 삶의 돌파구였다.

아파하며 좌충우돌했던 20대에도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면 무작정 만나서 속을 풀어내고

울고 웃었던 상대가 바로 친구였다.

 

소소한 일상과 생각을 스스럼없이 나누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그 때 그 시절의 허물 없었던 관계들이 이제는 제법 나이가 들고 가정이라는 굴레에 들어와 속내를 쉽게 나눌 수 없는 사이가 될 때가 많음을 느낄 때는 좀 씁쓸한 마음이 들곤 하지만, 그래도 그때 그 시절에 아픔과 슬픔을 기꺼이 나누었던 친구들에 대한 소중함과 감사한 마음을 어찌 잊으랴.

 

 

외국에 사는 10대 소녀라고 해서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구나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느낀다.

10대 특유의 자신도 알수 없는 호르몬의 변화와 감정의 소용돌이를, 그 때 나역시 그랬지하며 향수에 젖으며 단숨에 쓰윽 읽기 좋은 책이다.

 

특히, 일기를 쓰기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에게 이런 책을 통해서 꼭 어떤 특별한 사건이 그날의 기록을 만드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 느끼는 모든 것이 내 삶의 역사가 될 수 있음을 알려줄 수 있을 것 같다.

 

낙서같은 그림과 몇 글자 안되는 글들이 소중한 역사와 미래가 될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결국, 지나온 생각의 기록은 어떤 모습이든 소중한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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