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인문학 - 공부하는 엄마가 세상을 바꾼다
김경집 지음 / 꿈결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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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가 이렇게 된 게 왜 이렇게 된 줄 아십니까?"

"......"

"바로, 엄마들 때문입니다."

 

언젠가 한 영화감독님의 수업을 듣다가 그 분이 한 말씀에 내 머릿속에는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살림하랴, 육아하랴 정신없는 일상을 사느라 고군분투하느라 피와 살을 쪼개듯 자신을 깨부수고 있는 우리 엄마들이 왜? 뭘 어쨌다는 말인가?' 싶어져서 억울한 마음이 앞섰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은 후에야 비로소, 그 모든 책임이 엄마에게 있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해도 상당 부분은 있음을 인식할 수 있었다.

작가 김경집은 대한민국 인문학분야의 최고봉이라 할 만큼 인문학의 일인자라 할 수 있다.

가톨릭대학교 인간학교육원에서 교수로 25년 일하고 학교를 떠나, 지금은 교양과 지적 자산으로서의 인문학이 아닌,창의적 융합과 연대의 중심에 위치하여 세상을 변화를 주도하는 인문학을 추구하고자 애쓰고 있다.

"진정한 인문학은 미래의 삶과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합니다. 내가 먼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내가 행복하지 못한 채 아이의 행복을 위해 희생하다는 것은 강요된 행복이고 보상을 바라는 희생입니다. 엄마가 먼저 행복해야 합니다. 인문학적 반성은 나 자신을 찾고 내가 살아가는 방식과 태도를 성찰함으로써 주체적이고 능동적이며 인격적으로 살기 위한 모색으로 이어집니다."(p.8)

많은 부모교육 전문가들이 가장 첫번째로 말하는 것이 '부모 스스로 자신의 행복을 찾는 것'을 강조한다.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로, 부모가 스스로 인문학적 방성을 기반으로 자신을 탐구하고 삶의 방식과 태도를 성찰하므로서 더 나은 인생을 찾아가길 권고하고 있다. 이러한 인문학적 사고와 더불어 정의 사회를 구현해갈 때 우리 아이들의 세상이 희망의 미래로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첫째, 엄마가 바뀌면 교육이 바뀐다, 연대하라!!

"아이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 어떨까요? 너희들은 앞으로 80년동안 일하게 될 거야. 그렇다고면 직업을 가질 기회가 적어도 네 번은 될 거야. 네가 뭘 좋아하고 잘하는지 잘 찾아봐."​(p.42)

세상이 변해가면서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것이 바로 '교육'이지만 의외로 가장 변하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이 '교육'이다.

창의적 사고와 연대를 요구하는 시기에 살고 있지만, 대부분의 부모는 모두 입을 모아 "너만 잘하면 돼!!"라고 말하면서 성적중심의 사고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친구의 소중함, 인간의 존엄이 아닌 성과와 속도, 효율만 따지게 교육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이들 교육이 심각하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작가는 "연대를 통해 창조의 길을 열라"고 강조한다. 함께 문제를 읽고 생각해서 의제를 도출하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서로를 격려할 때 진정한 성장이 일어날 수 있으며, 이것이 하나의 운동으로, 연대의 힘으로 발현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대가 정의사회의 토대가 되고 우리 아이들로 하여금 더 큰 미래를 볼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둘째,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보게 하는 힘 '역사', 직관력을 길러주는 '예술'을 간과하지 말라!!

​우리는 흔히 '역사'를 배울 때 시대와 시점 그리고 인물 중심으로 시험문제에 나오느냐 안 나오느냐를 두고 중요성을 강조하곤 한다. 하지만, 이런 평면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그 시대 배경을 세심하게 살펴보고 용어 하나에도 왜 그렇게 표현되었는지 심층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이를 통해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다.

'예술'도 마찬가지다. 작가별로 다른 표현방식은 왜 그런지 그 작가가 살았던 사회의 배경은 어떠했으며 왜 그 작가로 하여금 그런 예술적 표현을 자아내게 했는지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예술가들은 특히, 늘 새로운 것을 탐구하고 현재의 틀을 타파하려는 본능을 가졌기 때문에 그들이 가진 직관력은 매우 놀랍다. 전문지식이 없어도 좋다. 작가가 의도한 것을 간파하지 않아도 좋다. 내가 그것을 보고 무엇을 느끼는지 그것을 통해 어떤 새로운 사고를 하게 됐는지를 꾸준히 살피면서 생각을 확장해 가라.

셋째, 사회와 국가를 변화시키는 '철학', 삶과 직결되는 '정치와 경제'를​ 무시하지 말라!!

​많은 이들이 '철학'을 뜬 구름 잡는 학문이라고 여기거나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세계사에서 이 '철학'의 영향력은 실로 위대했다. 하물며 전쟁을 일으키는 중심에도, 다시 하나의 공동체로 묶어나가는 힘도 이 '철학'에 있었다. 개개인의 생각과 사고의 체계가 사회와 국가를 변화시키는 데 이것이 바로 '철학'이다. ​

"철학은 다양한 생각, 다양한 가치를 생각하게 함으로써 나를 세우고 내 삶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철학은 주체성입니다. 이론이 아니라 전체를 관통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가지려면, 앞뒤 관계를 봐야 합니다."(p.176)​

우리는 흔히, '정치와 경제'를 거대 담론이라 여기고 나와는 먼 이야기로 생각하기 쉽다. 하물며, 정치의 경우 '생각해봐야 골치가 아프니까',

'모르는 게 약이니까', '알아서 뭐해'라며 체념해버리곤 한다. 하지만, 정치와 경제는 우리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제도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의 세금으로 꾸려가는 정치이니만큼 그만큼 잘 감시하고 살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국가가 더욱 공명정대함 가운데 부강해져서 경제도 살아날 수 있다. 연대로 부조리를 걷어내고 연대로 투명하고 정직한 경제환경을 꾸려가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문학으로 삶을 풍요롭게 하라.

"감수성은 머릿속에 있는 것을 심장으로 끌어내릴 수 있습니다. 감수성이 없으면, 아는 것이 많더라도 삶이 부박해집니다. 정서와 감정의 문제로 그치는 게 아니라, 삶의 본질을 꿰뚫고 들어가는 것이 바로 문학적 감수성입니다."(p.251)

문학은 바쁘고 각박한 인생을 잠시 돌아보고, 작은 것에도 큰 관심과 애정을 가지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는 인간적 품성을 올곧게 하는 힘이 있을 뿐 아니라, 자연과 사람이 어울리며 사는 삶의 가치를 알수 있게 한다. ​매일 시 한편을 읽으면서 심호흡 한번하고 찬찬히 일상을 들여다보며 사는 것, 소설 속 주인공들을 보면서 타인의 삶을 이해해보는 것, 희곡을 보면서 내 스스로 무대의 주인공이 되고 내 삶을 연출하는 연습을 해보자. 이렇듯, 문학은 우리가 삶을 얼마나 창조적이고 획기적이게 변화시켜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지를 알려준다. 그리고 이러한 주체성이 우리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해진다.

엄마라면, 한번쯤 엄마로서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에 대한 고민을 심도깊게 해보야 할 것이다. 단순히 내 아이만 보는 프레임을 벗어나 지금 이 시대와 사회, 국가를 내 아아기 살아갈 무대라는 점을 상기시켜야 한다.

 '엄마들이여,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행복의 문으로 열어줄 수 있는 힘은 오직 우리에게만 있음을 잊지 말고 새롭게 깨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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