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난 이소벨이야 - 유쾌발랄한, 때로는 웃픈 열여덟 살의 비밀일기
이소벨 해롭 지음, 홍정호 옮김 / 글담출판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상클발랄한 10대소녀의 성장일기

 

​영국에 살고 있는 10대 소녀 이소벨 해롭의 풍부한 감성과 일상 이야기를 단순한 그림으로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어린 시절, 나 역시도 수많은 잡념들을 일기로 풀어내길 좋아했다. 그래서 이 책에 더욱 심이 갔다.

 

 

외국에 사는 10대 소녀의 감성은 과연 어떤 것일까?

우리 나라의 10대 청소년들과 어떻게 다를까 궁금했을지도 모른다.

한편, 지난 유년의 내 생활에 대한 향수로 인해 더욱 이 책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다.

 

읽다가 공감이 되는 부분은 접어서 표시를 했는데 위의 왼쪽 그림을 보면서,

학창시절, 학교를 마치면 종종 슈퍼마켓에 들러 짭짤한 맛과 달콤한 맛의 과자를 한봉지씩 사들고 집에 들어가 뒹굴거리며 먹던 지난 내 모습이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났다.

 

빡빡한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느슨하게 풀어진 마음으로 맘껏 뒹굴거리며 입안 가득 맛있는 과자를 오물거리며 누리는 휴식은 꽤 쏠쏠한 낙이었다.^^ 다시 생각해도 행복하게 풀어지는 느낌이다...ㅋㅋㅋ

 

오른쪽 페이지에 자전거 타고 동네를 달리는 그림을 보면서, 20대 미스 시절에 마음이 울적하거나 몸이 찌푸둥할 때면 종종 자전거를 타고 동네마실을 다녔던 내 모습이 눈 앞에 어른거려 미소가 번졌다.

 

그 때 내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쳐지나가는 바람결을 느끼면서 때로는 참 외롭고 울적하고 그랬지만,그러면서도 내 힘으로 두 바퀴를 굴릴 수 있고 이렇게 어디든 원하면 달릴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고 맘만 먹으면 세상은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라 스스로 다독였던 기억이 난다.^^

 

새로운 밴드를 찾고 그 밴드의 노래에 흠뻑 취해서 흥얼거리는 즐거움은 정말 아는 사람만 안다.

20대 초반 남자친구와 동대문의 쇼핑센타 특설무대에서 우연히 들었던 투페이스라는 밴드의

노래가 그랬었고, 제 작년에 아이들과 홍대 북페스티발에 갔다가 우연히 듣게 된 나겸이라는 가수의 달달한 노래를 지금까지 차에서 아이들과 함께 애창하는 것은 매우 특별하고 큰 즐거움이다. 

 

 

작가의 풍부한 감수성, 일상에 대한 관찰도 빛나지만 이렇듯 친구들 얼굴을 특징적으로 하나하나

그려낸 모습에서 나도 내 친구들을 그림으로 그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부러움이 앞섰다.

 

혼자 사색하고 홀로 여기저기 다니기를 좋아하면서도 맘 맞는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며 생각을

공유하기를 즐기는 나는 가끔씩 생각날 때마다 내 주변 사랑하는 친구들의 이름을 나열하곤 하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 친구라는 카테고리는 얼마나 큰 영역이었던가. 지루하고 벅차기만 했던 학창시절에도

친구는 마음의 창구이면서 빡빡하고 답답한 삶의 돌파구였다.

아파하며 좌충우돌했던 20대에도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면 무작정 만나서 속을 풀어내고

울고 웃었던 상대가 바로 친구였다.

 

소소한 일상과 생각을 스스럼없이 나누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그 때 그 시절의 허물 없었던 관계들이 이제는 제법 나이가 들고 가정이라는 굴레에 들어와 속내를 쉽게 나눌 수 없는 사이가 될 때가 많음을 느낄 때는 좀 씁쓸한 마음이 들곤 하지만, 그래도 그때 그 시절에 아픔과 슬픔을 기꺼이 나누었던 친구들에 대한 소중함과 감사한 마음을 어찌 잊으랴.

 

 

외국에 사는 10대 소녀라고 해서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구나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느낀다.

10대 특유의 자신도 알수 없는 호르몬의 변화와 감정의 소용돌이를, 그 때 나역시 그랬지하며 향수에 젖으며 단숨에 쓰윽 읽기 좋은 책이다.

 

특히, 일기를 쓰기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에게 이런 책을 통해서 꼭 어떤 특별한 사건이 그날의 기록을 만드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 느끼는 모든 것이 내 삶의 역사가 될 수 있음을 알려줄 수 있을 것 같다.

 

낙서같은 그림과 몇 글자 안되는 글들이 소중한 역사와 미래가 될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결국, 지나온 생각의 기록은 어떤 모습이든 소중한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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