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브루타 수학 질문수업 - 수학, 풀지 말고 떠들어 봐!
양경윤.김수진.곽초롱 지음 / 비비투(VIVI2)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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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23 경상남도 교육청 초등 교사 책 출판 <수업, 한 권의 책이 되다> 공모사업 선정작이다.


『하브루타 수학 질문 수업』의 작가 양경윤은 초등 수석교사다. 10년째 <하. 감. 미. 소 교사연구회>를 운영하며, 여러 교과 수업에서 질문 수업으로 쉽게 접근하도록 수업 안을 제공하고, 질문 수업에 '고마워 교실'을 더하여 감사함이 주는 에너지로 교사와 학생, 학부모에게 교육공동체가 함께 행복하지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다른 작가 김수진은 <하. 감. 미. 소 교사연구회>에서 4년째 질문 수업을 적용하고 있는 초등 교사다.


또 다른 작가 곽초롱도 초등 교사로 <하. 감. 미. 소 교사연구회>에서 질문 수업과 고마워 교실을 학급에서 적용하며 배움 중심 수업을 연구 중이다.


책은 작가 세 명이 수업 시간에 하브루타 질문 수업을 적용해 봤을 때 어떤 결과가 있었고,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과 대답 형식으로 되어있다.


가장 오래 활동을 해 온 수석교사 양경윤 선생님의 하브루타 수학 수업을 보고 배운 수진과 초롱 선생님은 각자의 교실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풀지 않고 떠들어 보는 수학 수업을 시작해 본다. 그런데 막상 하던 일상적인 교과 위주의 수학 수업에서 벗어나 다른 방식을 취하려다 보니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고민을 해보고, 그래도 안되겠으면 수석교사 양경윤 선생님께 SOS를 치기도 하며 두 선생님은 하브루타 수학 질문 수업을 이끌어 나갔다.


하브루타 수학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교수법은 스스로 해 보기, 짝과 피드백하기, 그다음 교사가 알려주기 3단계 수업 구조라고 한다. 그중 스스로 해 보기와 교사가 알려주기 단계에서는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짝과 피드백하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한 명의 짝꿍과 오래 하는 것보다 짝꿍을 바꿔가며 여러 명과 피드백을 하는 것이 훨씬 효과가 좋다고 한다.


'우리나라 수학 교과서는 지나치게 친절하다. 그게 문제다.'

수학은 손끝으로 배워야 합니다. 고개로 끄덕이며 눈으로 알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p.83


'수학은 손으로 풀어야 한다.'

이책에서 가장 공감했던 부분이다.


수석쌤은 선생님이 수학을 가르칠 때 교과서로부터 자유로울 필요가 있고, 아이들은 자기주도적 학습을 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자기주도적 학습이 되기 위해서 수학 공책은 꼭 필요하고, 수학 공책은 질문 쓰기, 문제 풀이, 수정하기, 배움 글쓰기 등에 활용된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수학 공책을 사용할 때 한 줄 띄우기와 공백이 필요하며, 공백이 있어야 학생들의 배움이 잘 보인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을 보니 잘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학교 공교육도 많이 변해가고 있음을 느꼈다.

수학 공부, 무조건 풀기만 것보다는 수학에 흥미를 가지고 중고등학교에 가서도 포기하지 않고 공부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브루타 수학 질문 수업』은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수학을 재미있고,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가르쳐 온 방법을 공유하는 책이다. 읽으면서 이렇게 공부하면 많은 아이들이 수학을 재미있고 흥미로운 과목으로 생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의 중심은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배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잘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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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를 위한 논어 - 두 번째 인생을 준비하는 지혜의 말 100가지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윤경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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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작가 사이토 다카시는 메이지대학교 문학부 교수이다.

예순 살의 고개를 넘을 무렵이 되면 그동안 보았던 것과는 다른 풍경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면서 멈춰 서게 됐을 때, 나는 <논어>를 읽어 보기를 권한다. p.5 머리말 중

작가는 60대가 되면서 그전과는 마음 상태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경쟁 속에 오르막길만을 오르면 시절에서 벗어나 60대가 되면 올라가야 할 길이 사라진 듯 느껴진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어깨의 힘을 빼고, 여유를 갖는 것이다.

인생에서 모든 것을 빽빽하게 그려 넣지 않아도 좋다는 여백의 감각이 필요하고, 그런 정신의 여백을 갖기 위해선 <논어>의 명언을 읽어볼 것을 독자에게 권한다.

작가는 <논어>에 나오는 말 중 60대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으로 구성했다.

1장. 굳은 머리와 마음을 부드럽게 하는 가르침

2장.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기 위한 가르침

3장. 존경받는 어른이 되기 위한 가르침

4장. 세대를 넘어 세상과 소통하기 위한 가르침

5장. 행복한 군자가 되기 위해 알아야 할 가르침

각 장은 10개의 이야기로 풀어놓았다.

목차만을 봤을 때 가장 읽고 싶었던 부분은 3장. '존경받는 어른이 되기 위한 가르침'이었다.

감정적인 마음은 예로 다스린다. 옹야편 25장

군자박학어문 약지이례

역가이불반의부

군자는 널리 글을 읽고 예로써 자신을 다스린다. 그렇게 하면 도에서 벗어나는 일은 없다. p.46

공자는 유난히 예를 지켜야 한다는 말을 강조했다.

주위를 둘러보면 예순 살 전후부터 '툭하면 화를 내는 사람'과 '차분하고 온화한 사람' 이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쉽게 화를 내는 노인이 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이 바로 예를 갖추는 일이다. p.48

나이가 들수록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자신이 할 말만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경우 어르신들 중에는 "요즘 애들은 예의가 없어."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모든 어르신이 그런 건 아니지만, 같은 나이대의 사람이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의 심한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앉아있는 사람이 어르신을 보지 못했을 수도 있고, 너무 피곤해서 또는 아파서 일어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어쩌면 일어날 타이밍을 놓쳐서 불편한 마음으로 그냥 앉아있을 수도 있다.

요즘 애들이 예의가 없을 수도 있지만, 현실에서는 고령자들이 상식을 벗어나 억지를 쓰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럴 수 있는 것은 연장자에게 큰 소리를 내거나 주의를 주는 사람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점점 더 거리낌 없이 함부로 행동하는 고령자들도 있다.

이런 '폭주 노인'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진지하게 '예'와 마주해야 한다고 이 책에서는 이야기한다.

60대에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으로써 '예'는 반드시 필요하다.

가장 무서운 적은 집착과 완고함 자한편 4장

자절사 무의 무필 무고 무아

공자에게는 네 가지가 없다. 사사로운 뜻이 없고, 무조건 해야 한다는 고집이 없으며, 한 가지 일에 집착함이 없고, 자신만을 내세우는 이기심이 없다. p.104

'意(뜻의)', '必(반드시 필)', '固(굳을 고)', '我(나 아)' 이 네 글자는 완고한 고령자의 특징을 예리하게 지적한다.

고집스럽고, 완고하고, 자기 생각만 내세우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이런 고집불통의 노인이 되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을 참 많이 한다.

생애 주기별 특징을 다룬 수업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강사가 우스운 소리로 이런 말을 했다.

"고령자와 유아의 특징은 거의 같습니다. 단 차이점이 있다면, 유아는 추억이 없고, 고령자는 추억이 있다는 것 그것 하나입니다."

강사는 웃으라고 이야기했다고 했지만, 전혀 그렇게 들리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나이가 든다는 것과 어른이 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을 느껴서일까?

언젠가부터 제대로 된 어른으로 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꼰대가 되어가는 나를 느끼면서 앞으로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강해지는 순간에 이 책을 만났다.

"예순, 군자가 되어라!"

꿈꾸는 예순에게 논어가 건네는 말

나에게는 엄격하게,

타인에게는 관대하게 위령공편 14장

궁자후이박책어인 즉원원의

자신의 잘못에는 엄격하고 타인의 잘못에는 관대하라. 그러면 남에게 원망을 들을 일이 없다. p.142

평소 나는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타인에게는 엄격한 잣대로 비판을 하곤 했다.

그런데 책에서는 반대로 하라고 이야기한다.

청년층을 엄하게 지도하는 역할은 40~50대에게 맡기고 자신은 될 수 있는 한 관대해야 한다고 한다. 어느 정도 지긋한 나이가 되어서도 청년층에게 핏대를 세운다거나 무슨 문제가 일어났을 때 책임을 회피하는 행동은 그다지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행동은 어른의 행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논어>에 나오는 말을 알기 쉽게 풀어 해석한 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예를 들어 설명하는 부분에서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

꼭 60대가 아니더라도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것이 많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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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영어 혼잣말의 기적 - 유학 없이 100% 유창해지는
임근영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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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했기에

유학을 갈 수도 없었고

사교육을 받을 수도 없었던 제가

100% 영어 말문이 트일 수 있었던

가장 효과적인 독학 법이 바로

영어 혼잣말이었습니다. p.6

『하루 10분 영어 혼잣말의 기적』 저자 임근영은 국내에서만 영어를 독학했음에도 "유학파가 아니냐"라는 오해를 받을 만큼 유창한 영어실력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어떻게?"

유학 없이 유창한 영어를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영어 혼잣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자신의 노하우를 시험해 보기 위해 영어 독학 법을 기반으로 클래스 101에 영어회화 강의를 오픈했고, 그 결과 수강생 만족도 1위를 기록했다. 자신의 공부법의 효과가 공식으로 입증된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효과적인 공부법으로 입증된 '영어 혼잣말'을 누구나 공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책을 냈다.

책은 '앞머리 이론 & 비빔밥 전략'을 소개한 뒤 이를 바탕으로 매일 하루 10분씩 공부할 수 있도록 영어 문장 3~4개로 구성되어 있다.

하루 3~4개의 문장을 혼잣말로 떠드는 것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아 부담이 적다. 며칠 공부해 봤는데, 어려운 문장구조를 가지고 있지도 않다.

책은 200일 동안 700개의 문장을 공부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그리고 매일의 한 문장마다 어디에서 어떨 때 자주 쓰이는지도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영어 혼잣말 습관화의 프로세스는 총 3단계로 되어있다.

step1. 원어민이 입에 달고 사는 앞머리 표현 입에 장착하기

step2. 문장이 점점 길어지는 비빔밥 영작으로 문장 만들기

step3. 앞머리로 만든 문장들을 영어 혼잣말로 바로 뱉고 녹음하기

step1,2는 쉽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step3 영어 문장을 말하고 그것을 녹음해서 들으니 느낌이 좀 달랐다. 이게 내 목소리가 맞나? 내 발음이 이렇구나! 평소에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것을 알게 되었다.

하루 한 페이지 정도는 쉽게 공부할 수 있을듯하다.

200일이 지난 후에는 '뇌에 200% 각인시키기!' 부록이 있다. 그동안 해왔던 문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복습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다.

영어 공부의 성공 여부는 꾸준함인듯하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앞부분에 있는 저자의 스토리이다. 영어가 잘하고 싶었던 가난한 대학생 임근영은 대학을 다니면서 많은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수업이 끝난 후 대학 생활을 즐기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대학시절 별명이 '알바몬', '바람' 등이었다고 한다. 책에는 자신이 다양한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찍었던 사진도 있다.

이 글을 읽는데, 임근영쌤의 간절함이 느껴졌다.

'딱 1년만 해외 유학을 갈 수 있다면...'

그런 간절함 덕에 지금의 근영쌤이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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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의 비밀 - 제10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어린이 부분 수상작
민후 지음 / 북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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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민후(박윤우)는 우리나라 1세대 로맨스 소설 작가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27년이 흐른 지금 작가는 『열세 살의 비밀』을 통해 비로소 엄마의 글을 썼다고 한다.

이 책은 엄마가 쓴 로맨스 소설인 동시에 변종 인간으로 탈바꿈 중인 모든 아이들을 응원하는 글입니다. 책을 읽은 여러분이 매일 새롭게 변신하고, 오늘의 나를 사랑하며 아끼길 바랍니다. p.166 작가의 말

『열세 살의 비밀』에는 주인공 민아와 민아의 엄마, 민아의 친구 세영과 서현이 등장한다.

어느 날 갑자기 변종 인간이 되어버린 민아. 열세살이 되기 전까지 아무 문제가 없던 민아에게 문제가 생긴다.

문제는 5학년 학부모 참관수업일에 발생한다.

발표하기 위해 앞에 선 민아의 눈에 학부모들 사이로 2년 전 돌아가신 아빠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아빠는 환한 얼굴로 민아의 발표를 응원했고, 민아는 아빠를 부르며 눈물을 펑펑 흘리기 시작했다. 민아는 발표를 하지 못한 채 참관수업은 끝이 났고, 그때부터 민아의 시련을 시작됐다.

'민아는 귀신을 본다.'라는 소문이 학교에 퍼졌고, 이 소문은 비밀 아닌 비밀이 되어 민아를 외롭게 만들었다.

민아의 비밀 중 첫 번째는 귀신을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비밀이 생겼다. 같은 반 친구 세영이를 볼 때마다 손등부터 얼굴까지 새빨간 두드러기가 올라오는 것이었다.

두 번째 비밀은 연애 알레르기?

민아는 자신이 좋아하는 세영에겐 절대로 들키고 싶지 않은 모습으로 변하는 자신이 너무 싫어졌다.

세영이를 좋아하지만, 세영이가 자신을 쳐다보기만 해도 온몸에 두드러기가 올라오는 바람에 눈을 마주치기도, 말을 하기도 어려운 상황의 연속이었다.

세영은 민아를 좋아했고, 민아와 친해지고 싶어 자꾸 말을 건다.

그럴 때마다 민아는 자신이 닭처럼 변하는 게 싫어서 마음과는 다르게 세영과 함께 있는 자리를 자꾸 피한다.

그러던 어느 날 민아와 가장 친한 친구 서현이 세영이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민아에게 했다. 서현의 이야기를 들은 민아는 마음이 이상해졌다.

로맨스 소설에 삼각관계는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열세 살의 로맨스' 순수한 감성을 잘 표현한 부분이 소설을 읽는 내내 입가에 웃음을 번지게 했다.

삼각관계로 어색해진 초등 6학년 아이들의 로맨스는 민아의 세 번째 비밀로 인해 해피엔딩을 맺게 된다. 민아의 세 번째 비밀이 밝혀지는 부분이 이 소설의 하이라이트이다.

왜 이 소설이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에서 상을 받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 소설에 나오는 민아의 엄마는 웹 소설 작가로 등장한다. 하지만 민아는 엄마가 쓴 글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다.

"그런 게 어딨어. 나도 엄마가 쓴 소설 읽고 싶단 말이야!"

내가 억울하다고 따지면 엄마는 나를 꼭 안아주고는 이렇게 말했다.

"넌 내 독자가 아니라 딸이니까. 내 딸은 소설 속 환상 말고, 진짜 사랑을 했으면 좋겠거든." p.17

이 부분은 작가가 정말 자신의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민아가 자꾸 얼굴에 두드러기가 난다고 이야기를 하는 부분에서 민아의 엄마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그거 여드름이야. 세수를 잘 안 해서 그래. 엄마가 매일 세수 깨끗이 하라고 했지?"

이 부분을 읽는데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많은 공감이 갔다.

사춘기가 막 시작되려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이 책을 읽으며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 같다.

누구나 이런 시기를 겪으며 성장하게 마련이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주인공 민아에게 자신을 몰입해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고, 성인이 읽는다면 풋풋했던 시절을 돌이켜볼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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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려치는 안녕
전우진 지음 / 북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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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전우진은 시나리오를 쓰고 단편영화를 만들던 사람이다. 그는 소설 쓰기에 도전했고, 첫 장편소설 <관통하는 마음>은 제7회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의 대상을 수상했다. 『후려치는 안녕』은 <관통하는 마음>에 이은 일상 판타지 난투극으로 그 두 번째 이야기이다.

작가는 초능력을 지녔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그린 3부작의 소설을 생각했었고, 현재는 3부작의 마지막 권을 집필 중이라고 한다.

<관통하는 마음>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하지만 『후려치는 안녕』을 읽고 나니 그의 전작과 다음에 나올 차기작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려치는 안녕』의 주인공은 동네 작은 교회에서 셔틀버스를 운전하고 있는 병삼이다. 40대 후반인 병삼은 왜소한 체격에 꿈도 희망도 가족도 없는 별일 없이 그냥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는 사람이다.

병삼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그의 오른손으로 누군가의 따귀를 후려치면 따귀를 맞은 사람은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게 된다. 적당한 강도에는 그 능력은 발휘되지 않고,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따귀를 후려쳐야만 한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해냈을까?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따귀를 후려치면 자신을 반성하게 된다는 설정이 재미있다.

병삼은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삶을 살아간다.

중년의 병삼의 주변에는 친구 정바울목사와 작가 우진이 있다.

정바울 목사의 캐릭터도 참 재미있다. 정바울 목사는 어릴 적 절에서 자랐다. 그의 어릴 적 이름은 정일심이다.

일심은 절에 있을 때 혹독하다 싶을 정도의 무술 훈련을 받았다. 무술 실력 덕분에 그는 학교에서 가장 싸움을 잘하는 학생이었고, 아무도 그의 말을 거스를 수 없었다. 삐뚤어진 채로 살아가던 정일심이 친구를 괴롭히고 있었을 때, 병삼이 나타나 그의 뺨을 힘껏 후려쳤다.

잠깐의 정적이 흐른 뒤 거짓말처럼 정바울은 눈물을 흘리며 친구들에게 사과했고, 다음 날로 학교를 그만두고 서울로 갔다. 그 후로 병삼과 정일심은 만날 일이 없었지만, 중년이 돼서 우연한 기회에 만나게 된다. 그리고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나도 서울 가서 새 출발 할까 싶다. 수업 시간에 배웠잖냐. 알을 깨고 나와야 한다고. 그려야 닭이 되건, 솔개가 되건, 봉황이 되건 하것제. 알 안에 틀어박혀 있어 봐야 썩기밖에 더 하긋냐? 일심은 그날 정운사에 들리지도 않은 채 곧바로 서울로 갔다. p.204

이 소설에 등장하는 '보라'도 재미있는 캐릭터다. 20대 초반의 운동을 잘하는 보라도 남이 갖지 못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땀을 흘릴 때 나는 냄새가 남자들의 이성을 마비시켜 폭력적으로 변하게 하는 것이다.

보라의 땀 냄새는 어린 남자와 여성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성인 남자만 폭력적으로 변하게 한다.

평범하게 별일 없이 살아가던 병삼, 바울, 보라, 우진 네 명은 재일교회 목사와 우연한 기회에 마주치게 되고, 악연이 시작된다.

재일교회 목사인 재일은 목사라는 권리를 이용해 가스라이팅의 정석을 보여준다.

400쪽에 가까운 소설이지만, 한 번 읽기 시작하니 뒤의 내용이 궁금해 책을 놓을 수 없었다. 책을 읽으면서 장면이 영화처럼 머리에 그려졌다.

읽을 때는 몰랐는데 다 읽고 나서 작가의 이력(시나리오를 쓰고, 단편영화를 만들었다.)을 보고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영화로 만들어도 재미있을 것 같은 작가 전우진의 『후려치는 안녕』의 마지막은 재일교회 목사의 승리로 끝난다.

왠지 씁쓸하다.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 다음 시즌을 예고하는듯한 장면으로 마무리가 된다. 다음 작품에서 정바울 목사가 어떻게 세상을 바로잡아 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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