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 어둠의 날 기묘한 이야기
애덤 크리스토퍼 지음, 공보경 옮김 / 나무옆의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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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이야기』의 작가 애덤 크리스토퍼는 2012년 데뷔 소설 『엠파이어스테이트』가 <사이파이나우>

와 <파이낸셜 타임스>에 올해의 책으로 선정이 되며 SF 판타지계의 주목받는 신예 작가로 떠올랐다.

이 소설은 호킨스 마을의 경찰서장 짐 호퍼의 과거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잘 들어, 꼬마. 어떤 얘기들은 네가 아직 들을 준비가 안 됐고, 어떤 얘기들은 내가 아직 너한테 들려줄 준비가 안 됐어." P.20

이야기의 시작은 짐 호퍼의 새 가족이 된 엘의 질문으로 시작된다. 엘은 짐 호퍼에게 왜 경찰이 됐냐고 묻는다. 느닷없는 질문에 호퍼는 생각이 많아지며 위와 같은 말을 한다.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기에 아직 들을 준비가 되지 않았고, 들려줄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일까? 이야기는 시작부터 궁금증을 유발한다.

새 가족이 된 엘과 호퍼는 서로에 관해 잘 모르고 있었고, 엘은 호퍼가 왜 경찰이 됐는지 알고 싶어 끈질기게 질문한다. 하지만 엘에게 어디까지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던 호퍼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아빠가 된 나에 대해 궁금해하는 건 당연해. 언젠가, 네가 좀 더 나이가 들면 그 시절 얘기를 해줄게."

이렇게 슬그머니 넘어가려고 했지만, 끈질긴 엘은 다른 얘깃거리로 '뉴욕'이라고 쓰여있는 상자를 꺼냈다. 상자를 꺼낸 엘은 호퍼에게 뉴욕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르며 상자 뚜껑을 연다. 상자 안에는 카드와 서류철이 들어있었다. 카드 뒷면에는 속이 비어 있고 꼭짓점이 다섯 개인 별 그림이 상징이 그려져 있었고, 서류철 맨 위에는 뉴욕시 경찰청 수사과장이 호퍼에게 써준 추천서가 놓여 있었다.

1984년 현재.

호킨스 마을의 경찰서장인 짐 호퍼는 1977년 뉴욕시 강력팀 형사 시절을 회상하며 과거 이야기를 시작한다.

1977년 7월 4일. 호퍼는 딸 새라의 초등학교 반 친구와 부모까지 모두 초대받은 팔머 가족의 생일 파티에 갔다가 집에 돌아오자마자 전화 한 통을 받는다. 그의 파트너인 로사리오 델가도 형사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그는 쉬는 날이었지만 사건의 심각성을 깨닫고 바로 사건 현장으로 달려간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꼭짓점이 다섯 개인 별 그림 상징을 보고 그와 파트너는 연쇄살인임을 알게 된다.

"오각별이야. 꼭짓점이 다섯 개인별."

500쪽이 넘는 책이지만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이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넷플릭스에서 방영하는 기묘한 이야기를 보지 못해 드라마와 책을 비교할 수는 없지만, 책을 읽고 나니 넷플릭스 드라마를 한 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2020년에 발간된 『기묘한 이야기 - 최초의 의심』 이란 책도 꼭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재미있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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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책세상 니체전집 13
프리드리히 니체 / 책세상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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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니체

-19세기에 활동했던 독일 철학자, 문헌학자, 시인, 음악가.

니체는 1844년 작센 지방의 뢰켄이라는 마을에서 루터교 목사였던 아버지와 다른 지역 목사의 딸이었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나움부르크에서 성장했다. 그는 명문 기숙학교 슐포르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1864년 본 대학교의 고전어문학과에 입학했다. 입학 1년 후 니체는 지도 교수를 따라 라이프치히 대학으로 옮겼고, 지도 교수의 추천으로 25세의 나이에 바젤대학교 원외 교수로 일하다 이듬해 정교수로 취임한다.

1879년 그는 건강 악화로 교수직을 사임하고, 스위스의 질스 마리아라는 작은 마을에서 영원회귀 사상을 구상하던 니체는 1885년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4부를 출간한다. 정신병이 있던 니체는 1889년 이탈리아 토리노의 한 광장에서 쓰러졌고, 1900년 누이동생이 있는 바이마르에서 55세의 나이로 사망한다.

차라투스트라는 나이 서른이 되었을 때, 호숫가의 고향 마을을 떠나 산속으로 들어갔다. 이곳에서 그는 정신을 수양하고 홀가분하게 고독을 즐겼는데, 1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서 전혀 싫증을 느끼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마침내 그의 마음은 변하고 말았다. p.11

차라투스트라의 서문

책은 산속으로 들어가 10년의 삶을 살던 니체가 마음이 변해 세상으로 내려오는 걸로 시작한다.

처음 이 글을 읽었을 때 머털도사라는 만화가 떠올랐다. 아무것도 아니었던 머털이가 산으로 들어가 스승 밑에서 10년 동안 밥 짓고 빨래를 하는 동안 세상 이치와 무술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익혔다는 걸 아랫마을에 내려와서 알게 된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어렵게만 생각됐던 책이라 작정하고 펼쳤는데 처음은 생각보다 읽기 편했다.

산을 내려가던 도중 만난 노인은 그를 보고 10년 전과는 아주 딴 사람으로 변했다고 이야기하며 무엇 하러 잠든 사람들 곁으로 가려고 하냐고 묻는다. 차라투스트라는 노인에게 당신을 숲속에서 무엇을 하시나요?라고 묻자, 그는 신을 찬양한다고 말한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저 늙은 성자는 숲속에 있어서 아직 아무것도 듣지 못했구나? '신이 죽었다'라는 소식을!" p.16

그 유명한 문구 "신은 죽었다."가 여기서 나온 말이었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읽으며 과거엔 신만이 할 수 있던 일을 현대에선 인간이 대산하고 있으며, 『호모 데우스』를 읽으며 인간은 이미 신이 되어버렸구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 시작점이 니체였다는 걸 이 책을 보면서 알게 되었다.

나는 그대들에게 정신의 세 가지 변화에 대하여 말하고자 한다. 즉, 정신이 낙타가 되고, 낙타가 사자가 되고, 마지막으로 사자가 아이가 된다는 이 변화를 말하려고 한다. p.38

참을성이 강한 정신은 체념한 채 모든 무거운 짐을 싣고 사막을 달리는 낙타처럼. 그렇게 자신의 사막을 달려가는 것이다. 그렇게 가다 보면 정신은 자유를 쫓아 이를 잡으려 하고 사막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사자가 된다.

새로운 가치를 위한 권리를 획득하는 것. 자유를 자기의 것으로 만들고 의무조차도 신성하게 부정하는 것. 이것이 사자가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새로운 가치의 창조는 사자도 이루지 못한다.

가치의 창조를 이루기 위해서 사자는 아이가 되어야 한다. 아이는 순진함이고 망각이다. 새로운 시작이자 유희인 것이다. 스스로 굴러가는 바퀴이고, 최초의 움직임인 것이다.

정신은 자신의 의지를 원하고, 속세를 등진 정신은 자신의 세계를 획득한다.

차라투스트라는 어떻게 해서 정신이 낙타가 되고, 낙타는 사자가 되고, 사자가 어떻게 아이가 되는가를 이렇게 풀어놓았다. 도서관 수업에서 사람은 낙타에서 사자, 아이가 되어야 한다는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땐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총 4부로 500쪽이 넘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으며 그동안 왜 독서 수업에서 이 책은 꼭 한 번 읽어봐야 한다고 이야기했는지 알 것 같다. 자세히 하나하나 음미하며 읽으면 좋겠지만,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꽤 있어 책장을 덮는 이 순간에도 다 읽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내가 살아온 세월의 흔적에 따라 달리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책이라 책장에 두고 가끔 꺼내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게 고전의 매력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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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과 버섯구름 - 우리가 몰랐던 일상의 세계사
오애리.구정은 지음 / 학고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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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공동 저자 오애리와 구정은은 신문기자로 오래 일했다. 그러다 보니 관심 분야가 생겼고, 그것을 글로 써서 알리고 싶어 이 책을 냈다고 한다.

책은 미처 몰랐던 물건들의 이야기, 그곳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알고 보면 더 흥미진진한 세계 이렇게 3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여성은 존재 이래 계속 생리를 했다. 아마도 현대식 일회용 생리대가 나오기 전에는 모든 여성이 그 뒤처리를 놓고 고민했을 것이다. p.56

월드비전에 따르면 당시 위생용품이 없어 학교에 결석하는 여학생이 세계에 6억 명이나 됐다. 아프리카 열 명 중 한 명이 생리대 문제로 학교를 그만둔다는 통계도 있었다. p.60

2019년 영국에서는 생리대가 없어서 월경 때 학교에 가지 않는 여학생 문제가 제기됐다. 일간지 『인디펜던트』의 보도에 따르면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 결석한 학생이 연간 14만 명에 이르렀다. '생리 빈곤'이라는 말이 생겨났고, 결국 정부가 나서서 모든 학교에 생리대를 무상 비치하기로 결정했다. p.62

2016년 한국에서도 '깔창 생리대'가 알려지면서 충격을 던졌다. p.63

6. 여성의 몸에 자유를 더해준 생리대

마트에 가면 꼭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생리대. 그것을 사면서 한 번도 고민해 보지 않았다. 생리하는 것이 귀찮았을 뿐이지 생리대가 없어서 야외활동을 하지 못한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일회용 생리대가 없을 땐 어떻게 했을까? 이것조차 생각해 본 적이 없다.

1장에서는 이렇게 우리가 미처 모르고 살았던 이야기에 대해 사실을 근거로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뭘 어떻게 하자는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닌 이런 사실이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해 썼다는 게 느껴진다.

커피로 인한 환경 문제를 걱정하는 이들도 있다. 시원한 '아아' 한 잔을 담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 때문만은 아니다.

가장 큰 걱정거리는 물이다.

커피나무는 원래 그늘진 숲에서 자라지만 산업이 커지면서 그늘 없이 땡볕에 재배하는 곳이 많아졌다. 그늘 재배에 비해 수확량이 많게는 다섯 배까지 늘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커피와 함께 살던 미생물이나 곤충, 풀 따위가 없어져서 생물종 다양성이 크게 줄어든다.

또 커피 재배에는 물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간다. 커피 한 잔을 마시기까지 들어가는 물이 무려 140리터에 이른다는 조사가 있다. p.215

20. 한 잔에 140리터, '물먹는 커피'

충격적인 다른 이야기도 책에 많았지만, 한 잔에 140리터 '물먹는 커피' 부분이 내겐 가장 와닿는 부분이었다. 오렌지 1kg을 생산하는 데는 물이 485리터, 소고기 1kg에는 15,000리터, 청바지 1벌을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물이 11,000리터인데 비해 커피 1kg을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물이 26,400리터가 들어간다.

이걸 어떻게 계산했을까?

이것은 유럽투자은행의 '물 보고서'에 있는 내용으로 아프리카와 남미, 아시아에서 커피 1kg 이 생산돼 다른 나라로 유통되고 소비자의 목으로 넘어가기까지 물의 양을 계산한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하루에 먹어야 하는 물의 양을 2리터로 봤을 때 13200일, 혼자 하루에 2리터씩 물을 마신다고 봤을 때 18년을 먹을 양이다.

내가 1년에 소비하는 커피 양을 어림잡아 계산해도 5kg, 그럼 나는 1년 동안 커피 마시는 데만, 내가 80년 동안 마셔야 할 물을 마시고 있는 것이다. 커피 먹은 지 20년이 넘었으니 커피 마시는 데만 1600년 동안 매일 2리터씩 먹어야 하는 물을 마신 것이다. 이렇게 계산해 보니 어마어마한 양이다. 지구에 물이 부족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

우리가 몰랐던 일상의 세계사 『성냥과 버섯구름』에는 일상에서 접해보기 힘든 내용이 많다. 너무 큰 이야기라 체감하기 힘든 국제 뉴스!, 그 거리를 단박에 뛰어넘어 세상과 나를 이어주는 이 순간의 세계사라고 쓴 작가의 말처럼 감히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소재의 연속이었고, 나와는 관계없게 느껴졌던 일을 생활 속 사건, 내 주변의 일들로 끌어들임으로써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 책이다.

소재 하나하나 독서 토론 주제로 삼기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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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클잭의 쇼킹한 영문법 - 원어민처럼 생각하게 되는
주경일(엉클잭)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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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클잭의 쇼킹한 영문법』을 쓴 저자 주경일(엉클잭)은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하고 항공사와 IT기업에서 10년을 근무하다 2009년 교육 관련 법인 기업을 설립한 뒤 13년간 토익, 입시, 공무원 등 수험영어를 강의했다. 현재는 학원에서 현장 작의 및 영어 학습법 강연을 주로 하고 있으며 영문법과 영단어를 소재로 한 유튜브 채널 '엉클잭'을 운영하고 있다.

이 책의 목적은, 알고 보면 그다지 어렵지도 않은 영문법의 쇼킹한 실체를 폭로하고, 독자들로 하여금 보다 가벼운 마음과 자신감으로 영어를 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 주경일 -

머리말

질문 1. 영문법이 정말 필요할까?

저자는 비영어권 국가에 살고 있으면서 이미 소년기를 넘었다면 영문법 공부는 단언컨대 꼭 필요하다고 한다. 심오한 문법이 아닌 정확한 의사소통을 위해 기본적인 어법은 알고 있어야 그것을 바탕으로 높고 튼튼한 영어의 건물을 세울 수 있다.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무슨 과목이든 기초가 튼튼하지 않으면 한계가 보이기 마련이다. 이 책을 읽으며 영어 문법은 기초 책 한 권만 제대로 공부하면 된다고 이야기하던 중학교 영어 선생님이 생각났다.

책의 구성은 총 20강으로 되어 있고, 어법과 친해지려면 용어부터 제대로 이해하자는 의미로 영어 문장의 구성 요소들로 시작한다.

8품사(명사, 동사, 형용사, 부사, 접속사, 대명사, 감탄사, 전치사), 주어, 동사, 목적어, 보어, 부사, 구, 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나와있다.

'단어'를 긴 문장의 반대 개념인 짧은 어휘 정도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단어의 '단'자는 짧을 '단'자가 아니다. 홑 '단'. 즉, 단독으로 온전한 의미를 가진 하나의 낱말을 의미한다. '관사'는 단독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오로지 명사 때문에 존재할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관사를 단독으로 사용이 가능한 '단어의 종류(품사)'가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p.13

'Shocking Tip!'에 쓰여있는 내용이다. 평생 단어의 단을 짧을 단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쇼킹 팁 중에는 당연하게 생각해 왔던 내용이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걸 이야기하는 부분이 많다. 그런 부분이 영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어린아이가 그린 듯한 캐릭터와 컬러풀한 색감도 지루하지 않게 책을 보는 재미를 준다.

한 챕터가 끝나면 Review exercise 부분이 있어 점검하고 넘어가기도 좋다.

다만, 바로 아래에 답이 나와있어 보고 싶지 않아도 저절로 눈이 가 커닝 아닌 커닝을 하게 된다는 점이 조금 아쉽다. 다음 페이지 아랫부분에 답을 적어 놓았으면 어땠을까?

학창 시절 내가 가장 어렵게 느꼈던 가정법 부분을 중점적으로 봤다.

저자는 영문법을 공부하다 보면 영어가 싫어지는 두 개의 지점을 만나게 되는데 그중 하나가 영어가 암기과목으로 느껴지는 순간이고, 나머지 하나는 '문법상 예외'라는 설명을 접할 때일 것이라 예상했는데, 내겐 가정법 부분이 특히 그랬던 것 같다. 공식은 외워야 하고, 문법상 예외로 또 외워야 할 부분이 있다.

문법상 예외의 부분도 문법의 원리를 이해하고 그 유래를 찾아보면 그 예외조차 상당한 이유와 나름의 원리에 의해 작동하고 있다며 작동 원리를 설명하려는 저자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영문법 책을 읽는다는 건 공부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해야 할 것 같다.

저자의 말대로 이해가 되든 되지 않든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를 읽듯이 읽어보라는 말대로 접근했는데, 알고 있던 부분은 잘 읽혔고, 그렇지 못한 부분은 생각나는 게 없다.

영문법의 전체적인 맥을 짚어본다는 의미로 이야기책을 읽듯이 읽었으니 이제부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을 위주로 여러 번 반복해 읽어봐야 할 듯하다.

영문법 책의 딱딱함이 아닌 이야기로 되어 있어, 수월하게 책장이 넘어가는 장점이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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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긴 인생이 남았습니다 -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의 정년 철학론
기시미 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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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기시미 이치로는 1956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났다. 철학을 전공한 그는 1989년부터 아들러 심리학을 연구해오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인간은 변할 수 있고,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라는 아들러 철학의 정수를 담고 있는 『미움받을 용기』로 잘 알려진 작가다.

『아직 긴 인생이 남았습니다』는 퇴직 후의 삶인 행복한 인생 2 막을 위한 인생철학자들의 조언을 담고 있는 책이다.

정년은 왜 불안한가, 인생 2 막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일의 의미를 묻다, 새로운 관계를 위해, 행복한 존재가 되기 위해,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이렇게 여섯 개의 장으로 이뤄진 책은 각 챕터마다 여러 개의 소주제로 나뉜다.

소주제당 두, 세장 정도로 되어있어 갖고 다니면서 읽기에 부담이 없는 책이다.

우리는 '지금 여기'를 살고 있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게 아니라 없는 것이다. 일어날 일은 일어나겠지만 일어나지 않을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할 수 없는 일도 있다. 그러니 대개는 할 수 없는 일을 지금부터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 중략 -

그럼 뭘 바꿀 수 있을까? 바로 인간관계와 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한 관점이다. 이건 은퇴 이후를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준비다.

먼저 인간의 가치를 생산성으로 따지지 않아야 한다. 살아가는 것 자체가 가지 있음을 알아야 한다.

또 하나, 인간관계를 수평적으로 바꿔야 한다.

p.48, 49

기시미 이치로는 이 책에서 왜 우리가 은퇴 이후를 불안하게 느끼는지, 행복한 인생 2 막을 맞이하기 위해선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인생 2 막을 위해선 돈과 건강도 필요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라고 처음부터 끝까지 강조한다.

정년퇴직이란 지금까지 하던 일을 그만둔다는 뜻이지 인생이 끝났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못 해본 일을 시작할 절호의 기회다. 뭔가 하지 않으면 마음이 편치 않던 사람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을 시작할 좋은 기회기도 하다.

p.110

인간은 일하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 살기 위해 일하는 것이다.

하루 대부분을 일하면서 보내니 일하기 위해 산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성공하지 않아도, 살아있는 자체로 행복할 수 있고, 일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

퇴직 전에는 일을 해야 하니까 일의 의미를 생각하지 않아도 됐지만, 퇴직 후에 달라지는 것은 일의 의미를 스스로 생각해야 하는 것임을 작가는 이야기한다.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고민이라는 아들러의 말처럼 인간관계는 고통과 불행의 근원이다.

기쁨과 행복은 관계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p.139

제2의 인생을 시작하면서 가장 큰 변화는 교우관계를 맺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깊은 교우 관계란 배우자와의 관계이다.

일을 할 때는 회사나 일이 사이에 낀 혹은 일이 더해진 관계였겠지만, 일을 그만두는 순간 배우자와 직접 마주하게 된다. 이제는 일을 핑계로 배우자나 자녀와의 관계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이는 배우자와의 관계를 위태롭게 할 수도 있지만 원점에서 새로이 수평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평생 동반자로서 좋은 방향으로 살아갈 수 있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 기시미 이치로는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집안일을 분담하라

현실적으로 생활하라

조금씩이라도 책을 읽어라

뭐든 배워라

공헌감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하라

인간의 삶에 있어 '행복이란 공헌감'이란 이야기로 마무리를 짓고 있다.

퇴직의 기로에 놓여있거나, 내 삶에서 일의 의미를 찾는 사람이 읽어보면 힘을 얻을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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