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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걱정돼 - 바다를 위협하는 7가지 ㅣ 특서 어린이교양 1
조미형 지음, 김수연 그림 / 특서주니어 / 2023년 3월
평점 :
『바다가 걱정돼』의 글 작가 조미형은 바다가 보이는 마을에 살면서 길을 따라 걷고 글을 쓴다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그녀는 2006년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다시 바다에 서다」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현재는 JY스토리텔링 아카데미에서 다양한 글을 쓰고 있다.
『바다가 걱정돼』의 그림작가 김수연은 어린이 문학에 관심이 많아 그림책 작업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아이들의 웃음이 가득한 책을 만들어 세상의 따뜻함을 나누고 싶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바다가 걱정돼』는 어린이를 위한 환경 도서로 그림의 비중이 많은데, 그림을 자세히 보면 아이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떠오른다. 책을 다 읽고 그림으로 아이들과 하부르타를 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기름, 쓰레기, 선크림, 낡은 어구, 폐수, 기후 변화, 해저 개발 이렇게 바다를 위협하는 7가지 이야기로 구성된다.
그중 첫 번째는 2007년 12월 7일 충청남도 태안군 인근 해상에서 선박 충돌로 인해 다량의 기름이 유출하여 발생한 국내 최대의 해양오염 사고에 대한 이야기다.
축구장 1800개의 면적보다 많은 기름이 서해에 쏟아졌고, 태안 바다를 생활의 터전으로 살고 있던 군민들은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전국 각지에서 모인 123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태안의 바다는 10년 만에 푸른빛을 찾을 수 있었다.
사상 초유의 기름 유출 사고에도 불구하고 10 년 만에 오염에서 벗어난 것은 나른 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우리 대한민국 국민 국난 극복의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고, 이를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태안에는 《유류 피해 극복 기념관》을 세워졌다.
몇 년 전 아이와 태안에 사는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유류 피해 극복 기념관》에 들른 적이 있었다. 친구네는 태안에 살고 있었기에 그 당시 봉사를 나가서 직접 기름을 닦아냈고, 그때 상황이 얼마나 참담했었는지 기념관을 둘러보며 설명을 해주었다. 크지 않은 기념관이었지만,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태안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유류 피해 극복 기념관》에 가보는 것도 의미 있는 여행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기름 유출 사고로부터는 10년 만에 벗어났지만, 그때 기름을 닦아낸 흡착포와 마스크, 입고 작업했던 비닐 옷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123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왔다는 건 123만 명 이상의 비닐 옷과 마스크, 엄청난 양의 흡착포가 쓰레기로 나왔을 텐데, 그 쓰레기들은 어떻게 처리되었을까? 갑갑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나라 연구진들은 식충 식물의 섬모를 모방해 기름이 들러붙지 않는 뜰채를 개발했어요. 친환경 소재인 레이온과 식물 모시를 사용해 만들었지요. 바닷물은 기름 뜰채를 잘 통과하고, 걸러진 기름은 쉽게 미끄러져요. 또한 수백 번 사용해도 기름 뜰채에는 기름이 들러붙지 않아요. 이 기술은 바다 기름을 제거하는 데 사용하는 장갑, 작업복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해요. p.33
보글보글, 지식 더하기 『바다가 걱정돼』
『바다가 걱정돼』에는 하나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보글보글, 지식 더하기>라는 장이 있다. 쓰레기에 대한 생각으로 갑갑했었는데, 우리나라 연구진들이 기름이 들러붙지 않는 '기름 뜰채'를 개발했고, 이는 수백 번 사용할 수 있다는 말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재로 인한 사고였지만, 이를 극복하는 것도 사람이었고, 앞으로를 대비해 '기름 뜰채'를 개발해 낸 것도 사람이었다.
산호초는 지구 바다 면적의 0.1% 정도를 차지하지만, 바다 생물들의 25%가 산호초와 함께 살아가고 있어요. p.78
옥시벤존 성분 한 방울을 올림픽 경기장 규격의 수영장 7개 정도의 분향의 물에 떨어뜨렸을 때 산호와 물고기, 해파리, 성게, 바다거북 등 바다 생물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고 밝혀졌어요. p.80
『바다가 걱정돼』
옥시벤존은 자외선 차단제나 화장품의 성분으로 쓰이는 유기 화합물이다.
바다에서 자외선 차단제가 문제가 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옥시벤존 성분 한 방울이 이렇게나 치명적일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바다에 들어갈 때마다 얼굴이 허옇게 될 때까지 발랐던 자외선 차단제. 그게 그렇게 바다 생물에 치명적이라는 걸 제대로 알지 못했던 내가 참 부끄러워졌다.
『바다가 걱정돼』는 어린이를 위한 책으로 나와 글 밥이 많지 않고, 그림이 많다. 그래서 금방 읽힌다.
하지만, 이 책에서 담고 있는 내용은 그리 가볍지 않은 내용으로 바다 환경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아이를 위한 책으로 나왔지만,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고 환경에 대해 생각해 봤으면 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