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말 - 작고 - 외롭고 - 빛나는
박애희 지음 / 열림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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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애희는 FM 음악 프로그램과 KBS, MBC에서 13년 동안 방송 원고를 썼던 작가다.


방송일을 하며 다양한 사람들의 마음을 찾아가는 단행본 작업에 매료된 후 꾸준히 책을 쓰고 있던 작가는 다정다감한 수다쟁이 아이와 함께 살면서 '어린이란 가장 먼저 행복을 발견하는 존재'라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아이를 키우며 저마다의 빛깔과 이야기를 가진 작은 존재들에 관해 책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던 작가는 글을 모으기 시작했다.


여리지만 용감하고, 엉뚱하지만 사랑스럽고, 똑똑하지만 외롭고, 제멋대로지만 다정하고, 어설프지만 당당한 어린이들을 관찰하며 어린이들의 말을 부지런히 옮겨 적으며 글감을 모았고, 모인 글이 『어린이의 말』이란 책으로 출판하게 되었다.


"엄마, 이 쿠키는 눈을 감고 먹으면 꼭 구름을 먹는 것 같아."

다섯 살 때 생애 처음으로 머랭 쿠키를 먹은 우리 집 어린이의 소감을 기억한다. p.6

작가의 말 중


책은 우리가 사랑한 어린이, 이토록 작고 외롭고 빛나는 너의 말, 반짝이지만 초라하고 웃기지만 슬펐던, 어린이는 다 알고 있다, 너와 함께 한 번 더 사는 날들 이렇게 총 5장으로 되어있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

아이의 글쓰기 숙제 제목을 본 순간, '에이, 설마' 했다.

"엄. 마. 보. 스."

"가끔은 친절하지만 내가 말을 안 들으면 분노의 화신이 되어 흑화 된다. 솔직히 이 '괴물'의 대처 방법은 없다. 아주 '강력'하기 때문이다." p.172~173


이 부분을 읽는데, 빵~터졌다.


어떻게 이런 표현을 생각할 수 있을까?

가끔은 친절한 엄마, 아주 강력해서 대처 방법을 찾을 수 없는 엄마, 우리 집에도 적용될 거라는 생각에 미치자 마냥 재미있게만 읽히지는 않는 문장이었다.


내가 책을 읽으며 새삼 느꼈던 것은 아이는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할 줄 알고 자신의 행복을 표현할 줄 아는 존재이고, 그런 아이가 우리 집에도 있다는 걸 잠시 잊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책에는 "맞아, 우리 아이도 저랬었지!"라며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몇 년 전 아이와 둘이 자전거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국밥이 뭔지 한 번도 먹어보지 않은 아이와 부산에 있는 돼지국밥집에 도착했다. 국밥을 먹어 본 아이는 자전거 여행을 할 때마다 가장 먹고 싶은 메뉴로 국밥을 꼽는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아이가 한 이야기가 잊히지 않는다.

"우리 엄마는 국밥처럼 든든해!"


책을 읽는 동안 아이의 말에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기도 하고, '나도 저랬지? 그랬으면 안 되는 거였는데….'라는 반성을 하기도 했다.


『아이들의 말』은 책과 집에 있는 아이를 통해 나를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마음이 평온해지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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