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1 -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다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1
천위안 지음, 이정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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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내려오며 세상을 알기 위해 꼭 읽어야 할 고전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단연 '삼국지'의 이름이 나올 것이다. 삼국지는 중국의 위나라, 오나라, 촉나라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 소설로 한국에서도 다양한 번역본과 해석본이 존재할 정도로 그 인기는 현대에 들어와서도 굉장히 뜨겁다. '삼국지'는 방대한 분량의 장편 역사 소설이지만 책을 한번 시작하면 끝을 모르고 읽게 될 정도로 가독성이 높다. 또한 누가 번역했는가에 따라 특정 인물이 치밀한 성격이 다른 삼국지 번역본에서는 옹졸한 성격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하여 삼국지를 즐겨 읽는 사람 중에는 번역을 달리하며 읽기도 한다. 도서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에서는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서 도서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조조'의 언행에 초점을 맞춰 심리학으로 조조라는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풀어냈다.







조조의 아버지, 조숭을 죽였던

'장개'와 <군중 심리(mob psychology)>



'동탁 암살 실패 사건'을 이용해 명성을 얻은 조조는 각지에 흩어져 있던 세력들을 자신의 진영으로 끌어들여 점점 세력을 키워나갔다. 자신의 입지를 확실하게 굳혔다 판단한 조조는 진류에 숨어 있었던 가족들을 자신이 있는 곳으로 데려올 계획을 세우고, 태산 태수를 보내 아버지를 모시고 오도록 했다. 진류에 가기 위해서는 '서주'를 지나야만 했는데 이곳 서주 태수로 있던 '도겸'은 이를 이용해 조조의 환심을 사려 이들을 극진하게 대접하여 주고 조조의 아버지인 조숭이 떠날 때에는 이들을 호위할 군사까지 내어준다. 이때 동행한 군사를 다스렸던 교위 장개는 황건적 출신으로 서주 태수인 도겸에게 충직한 인물은 아니었다. 그러나 도겸은 장개의 인성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채, 중요한 임무를 맡겼고 장개는 이동 중에 갑자기 비가 내려 근처 오래된 절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으로 발이 묶이자 수많은 식솔들을 거느린 일가를 몰살 시키고 약탈할 계획을 세운다. 조조에게 잘 보여 훗날에 협력을 촉진하고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군사를 보내 호위하려 했던 도겸의 계산이 오히려 화를 입는 계기가 되어 버린 것이었다.









장개는 조조의 아버지인 조숭과 일가를 몰살 시키고 약탈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일까? 이를 심리학으로 바라보게 된다면 500명이라는 군사 속에 숨고, 도적으로 분장하면 자신이 누군지 알아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은 집단의 일부가 되면 일종의 익명성을 갖는데, 자신을 드러낼 필요도 없고 자신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면 사회적 규범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 거리낌이 없어지는 것이다. 마치 자신의 얼굴과 이름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하여 악성 댓글을 다는 이들과 같이 말이다. 인간은 사회적 규범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있지만 이를 벗어나게 된다면 자신의 안전 또한 보장받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서로가 자신의 안보를 위해 지키고 있다고 한다. 하여 자신을 드러낼 필요가 없는 상황이 오게 되면 폭력 한번 행사한 적 없이 성실한 사람이라는 평을 받는 시민이라 할지라도 어느 순간 훌리건이 되거나 약탈자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심리학으로 바라본 조조는 삼국지를 읽었을 때 바라보았던 조조의 모습보다 더 다양한 각도에서 조조라는 인물을 비춰준다. 또한 이를 통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구와 본능에 대해 심리학으로 풀어나감으로 난세를 살았던 인물들의 책략과 지략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을 알아가는 즐거움도 있었다. 도서에 1편이라고 표기가 되어 있고 책의 맨 마지막 장에서도 2권에서 계속된다는 표기가 되어 있는 것을 보니 시리즈로 출간이 될 것 같은데, 다음 편에서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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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쓸모 - 개츠비에서 히스클리프까지
이동섭 지음 / 몽스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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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모든 사랑이 끝나도 첫사랑만큼은 멈추는 것이 되어, 삶의 모든 순간에 변주되어 나타난다는 말이 들어본 적 있는가? 나는 처음 이 부분을 도서에서 읽을 때 인간의 첫사랑이 끼치는 크나큰 영향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끌림과 유혹, 이반 투르게네프의 <첫사랑>


누군가에게 반하게 되는 순간. 알고 지낸 시간들이 오래되었다고 해서 사랑의 감정이 서서히 물이 끓어오르듯 온도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알고 지낸 시간과 상관없이 아주 짧은 찰나의 순간에 사람은 사랑에 빠지며 오랜 시간에 걸쳐 자신이 상대를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게 될 때도 있다. '왜 나는 하필이면 너를 사랑할까?' 이반 투르게네프의 첫사랑이라는 소설에는 블라디미르 페트로비치라는 이름의 열여섯 살의 소년이 등장한다. 이 소년은 자신의 옆집으로 이사 온 스물한 살의 소녀 지나에게 한눈에 반하게 되면서 소년의 첫사랑이 시작된다. 지나는 나이와 직업에 상관없이 많은 이성에게 애정 어린 관심을 받으며 사랑에 둘러싸여 있는 소녀였다. 소년은 왜 소녀를 사랑하게 된 것일까? 소년은 사춘기였다. 아직 자신에 대해 알지 못한 미성숙한 존재였다. 사랑을 하며 연애를 하면 자신이 진정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다는 말이 있다. 어떤 상황에 화가 나며 어떤 상황에 생각보다 담담하며 무엇이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지에 대해 알게 해준다. 또한 인기가 많은 누군가를 바라보게 될 때면 내가 어떤 부분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기도 전에 타인이 사랑하는 이를 사랑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고민을 들어주는 모 프로그램에서 10대 남학생들이 자신의 친구들이 A라는 여학생을 좋아하니까, 또 인기가 많으니까 자신도 호감이 생겼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타인이 사랑하는 대상을 사랑하게 된다는 경우가 바로 이런 경우이지 않을까?






소년은 소녀를 사랑했고, 수많은 경쟁자들을 이기고 당당한 승자로 소녀의 옆에 있길 원했다. 그러나 소녀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 소년은 소녀를 사랑하지만 소녀를 옆에 둘 수 없다는 생각에 칼을 준비해 소녀가 사랑하는 상대를 만나는 장소에 숨어 이들의 밀회를 기다렸다. 그리고 상대가 모습을 드러내자 소년은 더욱이 칼을 움켜쥐고 그 앞에 나와 소녀의 사랑을 보았다. 소녀의 사랑을 해치려 칼을 준비해 그 자리에 섰지만, 소년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소녀가 사랑한 대상은 블라디미르 페트로비치가 아닌 페트로비치, 소년의 아버지였고, 소년에게 있어 아버지 페트로비치는 자신의 우상이자. 소녀 지나를 사랑하기 훨씬 이전부터 사랑해왔던 대상이기 때문이다. 소년은 자신이 경쟁해야 할 상대가 자신이 우러러보던 아버지였음을 확인하자. 더 이상 소녀를 만나러 가지도 만나지도 않기로 결심한다. 모든 면에서 자신을 뛰어넘는 이상형 앞에 경쟁할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오히려 아버지의 사랑이 소녀에게로 흘러간 기분이 들어 질투심이 들기도 한다. 자신이 되고자 욕망하는 이상형의 남자가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와 만나는 아이러니함은 소년에게서 사랑을 조금 떨어져서 바라볼 기회를 가져다주었다.






저자는 17편의 문학 속에 등장한 인물들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과 대상에게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사랑이 시작되기 이전, 인간의 삶이 이미 존재하고 있었음을 알려주며 사랑 이야기는 결국 사람의 이야기임을 일깨워준다. 그리고 이야기 한 편 한 편이 끝날 때마다 조금씩 흘려주는 보물 같은 다음 이야기의 힌트는 사랑 이야기가 어떻게 인간에게 오랫동안 전해 내려오며 그 이야기를 보존시킬 수 있었는지를 상기시켜줄 만큼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든다. 소설 <첫사랑> 속 인물들의 결말은 어떻게 되었을까? 혼인관계를 유지 중임에도 불구하고 소녀를 만났던 아버지와 자신이 사랑하는 두 사람의 만남을 지켜봐야 했던 소년, 그리고 그들의 사랑 속에서 고통받는 어머니와 결핍되었던 사랑을 욕망했던 소녀 지나까지. 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소설과 더불어 도서 사랑의 쓸모를 통해 더욱 깊이 사랑에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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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런 말은 쓰지 않습니다 -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새로고침이 필요한 말들
유달리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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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세상이 달라졌다. 이제 모두 말이 가지고 있는 힘에 대해 깨달으며 말이 갖고 있는 감정선을 이야기한다. 어떤 단어에 누군가는 발끈하며, 누군가는 불편함을 느끼며, 누군가는 상처받고 아파하기도 한다. 스스로 내는 상처는 대부분 타인으로부터 받은 수많은 말들을 다시금 자신을 해치는 것에 사용되는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타인과의 대화로 인해 상처받을까 두려워 대화를 피하기도 한다. 도서 이제 그런 말은 쓰지 않습니다의 저자는 프로불편러의 삶을 자처하며 말에 잠들어 있는 날카로움을 이야기한다.





불편한 대화


차별과 혐오가 섞인 단어들이 끊임없이 생성되고 있고 사용빈도 또한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 말. 정말 써도 되는 것일까? 우리는 타인의 삶을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타인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어떤 단어로 인해 상대가 불편함을 느끼는지 어떤 단어로 인해 마음속에 오랫동안 남는 상처가 될지 알 수 없다. 장애가 있는 사람을 앞에 두고 걸음걸이가 특이한 사람에게 장애인 같다는 말을 쓰면 그 상황 속 인물 중에 말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이 말에 웃고 넘어가기란 어렵다. 그렇다면 만약 장애가 있는 사람이 눈앞에 없었더라면 저 문장은 사용해도 되는 말일까?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누구를 희화화 시키기 위해 장애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러한 크고 작은 불편함이 일상생활 속 문장에 들어있다.






저자는 불편함을 유발하는 단어를 쓰는 사람 유형은 두 가지로 나누었다. 첫 번째는 해당 단어가 혐오와 차별이 담겨 있는 단어인지 모르고 쓰는 '알아도 편하니까 쓰는 말' 경우가 있고, 두 번째는 알아도 자신이 현재 감정이나 상황을 표현하는데 좀 더 간편하다는 이유로 쓰는 '알아도 편하니까 쓰는 말'이 있다. 또한 전에는 첫 번째 이유에 해당되었다가 누군가의 설명을 듣고 난 후에도 두 번째로 옮겨가 여전히 해당 단어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불편한 진실을 알려준 이를 세상 복잡하게 산다며 핀잔을 주는 이도 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단어 선택을 주의하며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하는 저자에게 프로불편러가 되어 살아가는 삶이 이전보다 더 괴로울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오히려 편안하다고 한다. 순간 적으로 차별 단어를 뱉음으로 실수를 했다 해도 골든타임 안에 즉각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행동은 상대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사과하고 고쳐나가는 모습은 누구에게도 쉽지 않기 때문임을 알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생선은

원산지가 없다.


생선 가게 매대에 올라와 있는 생선들은 저마다 원산지가 표기되어 있어 어느 곳에서 왔는지 알 수 있다. 심지어 살아있지만 곧 죽을 운명인 수조 안에 들어있는 생선들도 그러하다. 그러나 이런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저자는 학벌주의자들을 매대 위 생선으로 비유했다. 왜 그들은 원산지 하나로 그들을 설명하는 것에 그치는 매대 위 생선이 되어버린 것일까? 사람들은 자신이 노력한 만큼 보상받기를 원한다. 그 가운데 학벌 또한 그러하다. 열심히 공부했으니 자신은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는 것이 마땅하다며 대학에 급을 나눠 명문대와 지잡대로 나누어 대학을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사람들을 나눈다. 대학이 정말 그 사람들을 설명해 줄 수 있는 것일까? 생선이 어떤 생선인지도 모른 채, 단순히 원산지만 보고 생선을 고르는 사람이 있을까? 원산지로 생선에 대해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황당한 소리라 말할 것이다. 학력 또한 그러하다. 누군가가 얻어낸 대학 졸업장은 다른 누군가가 얻어내기 위해 감당해야 했던 일들을 숫자로 치환하여 계산한다면 모두의 값이 같지 않다. 누군가는 족집게 과외와 원어민 선생님의 지도로 공부가 이뤄지고 누군가는 인터넷 강의와 학교 선생님들을 쫓아다니며 얻어내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혹은 생활에 어려움으로 온전히 학업에 집중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이들 중 누구의 노력의 값이 더 높냐고 물어본다면 누가 이 대답을 쉽게 할 수 있을까? 많은 이들이 이력서에 학력란을 없애면 사람들은 더 이상 공부에 열을 올리지 않을 것이라 우려한다. 그러나 살아있는 한 시절의 성적, 한 번의 시험 결과 스티커로 평생 대접을 받고 싶어 한다면 이는 원산지 밖에 적혀있지 않은 생산과 다를 바 없으며 자신의 원산지로 수질을 나누며 서로를 헐뜯는 곳은 또한 좋은 바다, 좋은 세상이 될 수 없다고 저자는 비판했다.






알게 모르게 쓰인 차별과 혐오로 얼룩진 단어에서 알아차리지 못했던 숨겨진 계급제를 발견했다. 아차, 하더라도 중요한 것은 인지하며 고쳐나가려는 자세인 것 같다.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이내 불편함을 주는 단어는 사라지고 편안한 대화가 남을 것이란 희망을 나 또한 가져보며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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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하루, 그게 오늘이야 - 따분한 일상을 유쾌하게 바꿔줄 다이어리 북
레슬리 마샹 지음, 김지혜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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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오늘은 어제 생을 마감한 누군가가 그토록 살고 싶어 했던 시간이다.라는 말이 있다. 하루라고 주어진 시간들이 무척이나 소중하고 귀중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흘러가는 시간을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날들이 너무 많다. 특히 한 해가 지날수록 시간은 더 빠르게 흐르는 것 같다는 어르신들 말과 같이. 너무나 많은 날들이 오늘임을 잊힌 채 어제가 되어가고 있다.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는 것이 아쉽다고 과거를 바라보기보다는 무료한 일상이라 할지라도 특별한 시간을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좋다. 도서 반짝이는 하루, 그게 오늘이야에 서는 수많은 질문들을 통해 행복은 다른 곳이 아닌 여기. 다른 시간이 아닌 '지금 이 시간'에 있다는 윌트 휘트먼의 말을 상기시켜준다.






살다 보면 많은 질문을 받고, 때로는 생각지도 못한 질문에 오랫동안 고민하며 답을 내려보지만 그것이 정말 정답이 될 수 있을까 하며 또다시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될 때가 있다. 정답 없는 삶이라도 자라온 환경에 따라 질문에 답이 정해져 그곳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틀린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하는 것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른 삶일 뿐인데 말이다. 저자는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어려운 장애물과 위기를 극복할 힘과 용기는 불편함을 주는 부분들, 감정이나 피하고 싶은 순간을 꿋꿋하게 정면으로 마주하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해나가는 과정 속에서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힘과 용기를 얻는 계기는 명언이 될 수도 누군가가 지나가듯 던지는 말이 될 수도 우연히 읽은 글 속에서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도서에서는 이런 다양한 인용문과 메시지, 자기 내면에 집중할 수 있는 글쓰기 운동을 통해. 나 스스로를 존중하는 자아존중감을 키울 수 있게 도와준다.





<타임머신을 타고 옛 동네로 놀러 가는 하루>



가끔, 생각의 저편에서 메아리가 담을 타고 넘어오듯 어릴 때 놀던 모습이 다가와요.

세상 무서울 것이 없었던 시절, 친구들과 하던 놀이를 떠올려 보세요.

슬쩍 입꼬리가 올라간다면 지금 당장 해 봐도 좋아요.



그 순수했던 기분이 다시금 느껴지나요?



어린 시절, 해지는 줄 모르고 즐겼던 놀이는 무엇이 있나요?





우리 모두 어른이 되기 전에는 아이였다. 어린아이의 시절 없이 어른이 되었던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른만이 남겨져 있다. 순수하게 느꼈던 즐거움 없이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웃어야만 하는 어른.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겼던 놀이는 무엇이 있었는지 질문에 답을 쓰는 페이지가 있다. 이곳에 쓰인 모든 질문에 정답은 없다. 써 내려가는 대로 저자의 말과 같이 담담하게, 힘들고 짜증이 났던 마음까지 솔직하게 적으면 된다.



언제나는 스트레스를 받는가? 언제 기분이 좋지 않았는가? 내가 좋아하는 글귀나 가사는 무엇이 있는가? 곰곰이 생각해 보며 적어 내려가고 적힌 글을 보며 다시 한번 나에 대해 알게 되는 시간을 갖는다. 나를 존중하고 사랑하기 위해서는 우선 나에 대해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에 대해 잘 알아야 어떻게 해야 스스로를 존중하며 배려하는 일이 될 수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하루의 끄적임으로 또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는다는 도서의 소개말처럼 나에게 질문하고 나의 대답을 들음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일은 책 한 권과 연필 한 자루 면 된다는 것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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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땅의 야수들 - 2024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작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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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줄거리 일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 남자가 험준한 산길을 오르고 있다. 그가 산을 오른 이유는 오랜 시간 허기짐에 기력 없는 아이들에게 작은 들짐승이라도 사냥해 먹이기 위해서였다. 누추한 오두막집에서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을 아이들을 생각하며 남자는 먹을 것을 가져오겠노라 약속을 하며 길을 나섰다. 남자 또한 오랜 시간 허기졌으나 아무것도 잡지 못한 채 돌아갈 수는 없었다. 설령, 자신이 잡아야 할 것이 자신을 죽일 수도 있는 표범일지라도 말이다. 남자는 표범으로 추정되는 발자국을 따라 산을 오르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표범이 아니라 호랑이었다. 호랑이는 조선에서 영물로 여겨졌다. 영리하고 불의와 정의를 기억해 은혜를 갚기도 복수를 하기도 하는 단순한 산짐승 이상의 의미로 오랜 시간 조선인들의 삶 속에 숨 쉬고 있었다. 남자가 마주한 호랑이는 다 자란 성체의 호랑이가 아닌 조금 덜자란 호랑이었다. 아직 사람의 모습을 본 적이 없는지 남자의 모습을 보고도 신기한 눈으로 쳐다만 보던 호랑이었다. 그런 호랑이를 본 남자는 어린 시절 자신의 아버지가 사냥한 호랑이가 생각났다. 아버지는 호랑이가 자신을 죽으려 했을 경우를 제외하고 절대 호랑이를 죽여서는 안된다고 경고했었다. 남자는 망설였다. 눈앞에 있는 이 호랑이를 죽이고 가죽과 살로 자신의 가족을 먹여살릴 것인가 아니면 영물을 놓아주고 가족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갈 것인가 하고 말이다.






사냥꾼의 선택


사냥꾼인 남자의 선택은 어린 호랑이를 죽이지 않는 것이었다. 사냥꾼은 등을 돌려 다시 산길을 걸으며 영물인 호랑이를 살려주었으니 자신이 무사히 하산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무운을 빌었다. 그리고 기력이 다해 눈 속에 파묻혀 생을 마감하는 듯했다. 남자는 정말 죽었을까? 사냥꾼은 죽지 않았다. 남자를 살린 것은 다른 사냥꾼이었다. 그건 바로 조선을 사냥하러 온 일본인 대위에 의해서 남자는 살았다. 일본인들은 산이고 들이고 마을에까지 내려오며 많은 개체 수를 유지하던 한국의 호랑이들을 닥치는 대로 사냥했고 호랑이는 이들의 총칼을 피해 깊숙이 더욱 깊숙이 산속으로 파고들어 생존해야만 했다. 일본인 대위는 왜 이 사냥꾼을 살린 것일까? 그토록 혐오하던 조선인에 대한 제국 군으로 활동하기까지 했던 이 사냥꾼을 말이다.







도서 초반에 등장하는 호랑이를 추적하는 사냥꾼의 이야기는 정말 강렬하다. 눈이 내리는 험준한 산길을 오르는 사냥꾼의 발자국과 호랑이의 발자국이 연이어 찍히는 눈길을 독자가 지켜보며 함께 따라 올라가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며 전반적으로 이야기의 흡입력이 대단했다. 사냥꾼이 호랑이를 놓아주고 일본인 대위가 조선인 사냥꾼을 알 수 없는 끌림으로 목숨을 살려주고 이들을 죽이려 하는 호랑이의 위협으로부터 일본인들을 구해주었으며 다시금 조선인 사냥꾼을 죽이려 하는 일본인들로부터 같은 일본인 대위가 사냥꾼의 목숨을 살려준다. 이들의 관계성은 흡사 동물의 먹이사슬 같은 형태를 띠고 있기도 했다. 저자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9살 때 미국으로 이주했다고 한다. 저자가 한국의 이야기를 쓰며 한국에 대한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된 것은 저자의 외할아버지 덕이라고 한다. 김구 선생님 옆에서 독립운동을 도왔던 외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자랐기에 독립운동과 근대사는 단순한 역사가 아닌 자신의 삶에 일부분이 되어 시대와 지리를 초월하는 글을 쓰는 것에 초석이 되었다고 한다. 또한 독립을 위해 자신의 목숨도 아끼지 않고 바치며 사랑하는 이들을 지켜냈던 이들의 이야기는 물리적, 윤리적 멸망을 눈앞에 둔 우리 시대에 인간이 인간다움을 느끼게 해줄 요소들이 삶에 무엇인가에 질문을 던지기에 충분했다.







작은 땅에서 거침없이 번성하던 야수들의 이야기 도서 작은 땅의 야수는 어린 호랑이라 할지라도 호랑이었고, 무엇이라 이름을 불릴지라도 국적과 위치를 초월해 살고자 하며 사랑하고 사랑받고자 했던 인간임을 기억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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