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런 말은 쓰지 않습니다 -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새로고침이 필요한 말들
유달리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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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며*




세상이 달라졌다. 이제 모두 말이 가지고 있는 힘에 대해 깨달으며 말이 갖고 있는 감정선을 이야기한다. 어떤 단어에 누군가는 발끈하며, 누군가는 불편함을 느끼며, 누군가는 상처받고 아파하기도 한다. 스스로 내는 상처는 대부분 타인으로부터 받은 수많은 말들을 다시금 자신을 해치는 것에 사용되는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타인과의 대화로 인해 상처받을까 두려워 대화를 피하기도 한다. 도서 이제 그런 말은 쓰지 않습니다의 저자는 프로불편러의 삶을 자처하며 말에 잠들어 있는 날카로움을 이야기한다.





불편한 대화


차별과 혐오가 섞인 단어들이 끊임없이 생성되고 있고 사용빈도 또한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 말. 정말 써도 되는 것일까? 우리는 타인의 삶을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타인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어떤 단어로 인해 상대가 불편함을 느끼는지 어떤 단어로 인해 마음속에 오랫동안 남는 상처가 될지 알 수 없다. 장애가 있는 사람을 앞에 두고 걸음걸이가 특이한 사람에게 장애인 같다는 말을 쓰면 그 상황 속 인물 중에 말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이 말에 웃고 넘어가기란 어렵다. 그렇다면 만약 장애가 있는 사람이 눈앞에 없었더라면 저 문장은 사용해도 되는 말일까?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누구를 희화화 시키기 위해 장애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러한 크고 작은 불편함이 일상생활 속 문장에 들어있다.






저자는 불편함을 유발하는 단어를 쓰는 사람 유형은 두 가지로 나누었다. 첫 번째는 해당 단어가 혐오와 차별이 담겨 있는 단어인지 모르고 쓰는 '알아도 편하니까 쓰는 말' 경우가 있고, 두 번째는 알아도 자신이 현재 감정이나 상황을 표현하는데 좀 더 간편하다는 이유로 쓰는 '알아도 편하니까 쓰는 말'이 있다. 또한 전에는 첫 번째 이유에 해당되었다가 누군가의 설명을 듣고 난 후에도 두 번째로 옮겨가 여전히 해당 단어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불편한 진실을 알려준 이를 세상 복잡하게 산다며 핀잔을 주는 이도 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단어 선택을 주의하며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하는 저자에게 프로불편러가 되어 살아가는 삶이 이전보다 더 괴로울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오히려 편안하다고 한다. 순간 적으로 차별 단어를 뱉음으로 실수를 했다 해도 골든타임 안에 즉각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행동은 상대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사과하고 고쳐나가는 모습은 누구에게도 쉽지 않기 때문임을 알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생선은

원산지가 없다.


생선 가게 매대에 올라와 있는 생선들은 저마다 원산지가 표기되어 있어 어느 곳에서 왔는지 알 수 있다. 심지어 살아있지만 곧 죽을 운명인 수조 안에 들어있는 생선들도 그러하다. 그러나 이런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저자는 학벌주의자들을 매대 위 생선으로 비유했다. 왜 그들은 원산지 하나로 그들을 설명하는 것에 그치는 매대 위 생선이 되어버린 것일까? 사람들은 자신이 노력한 만큼 보상받기를 원한다. 그 가운데 학벌 또한 그러하다. 열심히 공부했으니 자신은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는 것이 마땅하다며 대학에 급을 나눠 명문대와 지잡대로 나누어 대학을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사람들을 나눈다. 대학이 정말 그 사람들을 설명해 줄 수 있는 것일까? 생선이 어떤 생선인지도 모른 채, 단순히 원산지만 보고 생선을 고르는 사람이 있을까? 원산지로 생선에 대해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황당한 소리라 말할 것이다. 학력 또한 그러하다. 누군가가 얻어낸 대학 졸업장은 다른 누군가가 얻어내기 위해 감당해야 했던 일들을 숫자로 치환하여 계산한다면 모두의 값이 같지 않다. 누군가는 족집게 과외와 원어민 선생님의 지도로 공부가 이뤄지고 누군가는 인터넷 강의와 학교 선생님들을 쫓아다니며 얻어내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혹은 생활에 어려움으로 온전히 학업에 집중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이들 중 누구의 노력의 값이 더 높냐고 물어본다면 누가 이 대답을 쉽게 할 수 있을까? 많은 이들이 이력서에 학력란을 없애면 사람들은 더 이상 공부에 열을 올리지 않을 것이라 우려한다. 그러나 살아있는 한 시절의 성적, 한 번의 시험 결과 스티커로 평생 대접을 받고 싶어 한다면 이는 원산지 밖에 적혀있지 않은 생산과 다를 바 없으며 자신의 원산지로 수질을 나누며 서로를 헐뜯는 곳은 또한 좋은 바다, 좋은 세상이 될 수 없다고 저자는 비판했다.






알게 모르게 쓰인 차별과 혐오로 얼룩진 단어에서 알아차리지 못했던 숨겨진 계급제를 발견했다. 아차, 하더라도 중요한 것은 인지하며 고쳐나가려는 자세인 것 같다.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이내 불편함을 주는 단어는 사라지고 편안한 대화가 남을 것이란 희망을 나 또한 가져보며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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