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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육계
김영수 지음 / 창해 / 202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삼국지를 즐겨 읽었던 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안에 들어있는 다양한 병법들에도 관심을 가지기 마련이다. 그런 병법들을 모아 놓은 병법서를 읽을 때면 또다시 삼국지의 내용이 떠올라 다시금 삼국지를 찾게 된다. 본디 병법서의 목적은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에 있지만 현대에서는 소리 없는 전쟁인 경쟁에서 승리하는 법이 바로 현대에 적용할 수 있는 병법서가 되겠다. 병법서는 승자가 쓰는 경우도 있지만 패자가 씀으로 다시금 과오를 반복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의미도 있는 것 같다. 다양한 병법서들이 존재하지만 오늘은 '삼십육계'이다. 서른여섯 개의 전술 기록으로 이뤄진 도서 삼십육계는 내가 유리한 상황이 놓여있느냐 아니면 상대가 유리한 상황에 놓여있느냐 등 상황에 따라 승전계, 적전계, 공전계, 혼전계, 병전계, 패전계의 여섯 개로 크게 구분되고 그 안에 각각 6개씩 전술이 기록되어 있다.
도서 삼십육계에서는 36권의 책을 모두 읽어보기 엄두가 안 난다 하시는 분들에게 안성맞춤이겠다. 큰 줄기인 6개승전,적전,공전,혼전,병전,패전의 계들 안에 담겨 있는 36계를 간략하게 정리하고 경영 사례를 담아 각 전술을 현대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그 활용법을 담았다. 또한 도서 말미에는 삼십육계의 주요 사상, 특징, 명언 명구, 비즈니스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열 가지의 전략 표까지 소개되어 있어 책을 한번 읽고 난 다음 정리하는 것에도 도움이 많이 될 수 있게 구성되어 있었다.
삼십육계의 문을 여는 가장 첫 번째 계책은 만천과해(瞞天過海)인데, 만천과해는 “하늘을 속이고 바다를 건너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 사자성어가 나온 배경은 당 태종이 군사 30만을 이끌고 고구려 원정을 나갈 때였다. 바다의 위세에 질린 태종은 출정을 후회하며 바다 건너기를 망설이고 있었다. 바다 출정은 불가피하나 태종의 망설임으로 인해 계속 지체되고 있었으므로 당시 사령관이었던 장사 귀가 설인귀와 함께 꾀를 하나 낸다. 그것은 바로 태종이 육지에 있었을 때와 똑같은 환경을 재연해 내는 것이었다. 태종이 육지의 막사에 머물렀던 것과 같은 환경을 배 위에도 만들어 태종을 속여 바다에 배를 띄운다. 망망대해에 이르러 태종은 자신의 술잔이 출렁임을 보고 자신이 바다에 나왔음을 깨닫게 된다. 여기서 나온 것이 하늘을 속이고 바다를 건너다는 뜻의 만 천과 해이다. 왕은 곧 하늘을 의미함으로 왕이었던 태종이 바다를 건너게 하기 위해 하늘을 속이고 바다를 건너게 되었던 것이다.
만천과해의 경영사례를 살펴보자.
만천과해의 대표적 경영 사례로 도서에서는 디즈니랜드가 플로리다에 디즈니랜드 건립을 위한 부지 매입 과정을 소개했다. 디즈니는 랜드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3만 에이커에 달하는 부지가 필요했었는데, 디즈니랜드와 같이 큰 기업이 이 땅을 사려면 예상 금액보다 많은 돈을 투자했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디즈니는 땅을 한꺼번에 매입하기보다는 익명으로 조금씩 땅을 구입해 나가기 시작했다. 부지 매입에 따른 땅값 상승을 막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 전략을 통해 디즈니는 무사히 예산을 짜고 부지를 매입할 수 있었으며 익명으로 매입함으로 투기꾼 들과 부동산 업자들의 눈을 속일 수 있었다. 만 천과 해가 보여주는 것은 허구의 것을 만들어내 진짜를 숨기고 적절한 때에 그것을 사용하는 것에 있다. "수비에 능한 자는 땅 깊숙이 잠복하고, 공격에 능한 자는 하늘에서 떨어지듯 공격한다."라는 손자병법 속 말처럼. 디즈니는 조용히 익명으로 사들임으로 땅 깊숙이 잠복하고 때가 되었을 때 한꺼번에 합치는 전략을 통해 자신의 목적을 이뤄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