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살 결심 - 늘 남에게 맞춰 사느라 나에게 다정하지 않은 당신에게
원새연 지음 / 리더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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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늘 남의 눈치를 보며 다른 사람으로부터 미움을 사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자신에게 다정하지 못했던 당신을 위한 책이 있다. 바로 도서 나로 살 결심이다. 한동안 많은 에세이나 심리치유 서적들에서 등장했던 말이 있었다. 그건 바로 '착한 아이 증후군', '피플 플리저(People Pleaser) 이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라고도 하고 누군가는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무리하면서까지 노력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피플 플리저라 부르기도 한다. 이 두 표현 모두 부정적인 감정이나 정서 등을 숨기고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자신의 욕구나 소망을 억압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런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 중 하나는 자신의 기준이 마음속에 존재하지 않는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 말씀', '선생님 말씀' 등등 타인의 말을 잘 들어야 하며 타인의 요구에 잘 순응해야 한다는 교육을 받았기에 이제는 더 이상 누군가의 지시에 따를 필요가 없이 주채적인 삶을 살아야 하는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타인에게 표현하는 것이 낯설어 잘 하지 못하게 된다. 도서 나로 살 결심의 저자는 항상 타인의 눈치를 보다 보면 자신 내면의 목소리는 억압하게 되기에 우리는 타인을 만족시키기 위해 자신을 학대하기보다는 친절하지만 단호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에만 존재한다는 '울화'


'울화', '울화병', '화병'으로도 불리는 이 단어는 한국에만 존재한다. 순간의 화가 단순히 폭발하는 것이 아닌 답답함을 느끼는 형태로 존재하는 이 '울화'는 대한민국에만 존재하는, 한국인에게 특정되는 질환으로 의학 서적에도 한국어 발음을 그대로 딴 '화병(hwa-byung)'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왜 한국인에게 유달리 집중된 화병이라는 문화적 증후군이 탄생한 것일까? 근본적인 원인은 그 누구도 화를 다스리는 법에 대해 배워본 적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 도서에서는 화를 다스리는 방법으로 화가 날 때 정신적 유체이탈을 통해 현재 느끼는 감정을 제3자의 입장으로 바라봐 '화'라는 감정에 자신을 잠식시키지 않게끔 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우선적으로 해야 될 일은 일단 자신의 감정 알아차림이다. 현재 내가 화를 내고 있다. 화가 난다.라는 식의 알아차림이 있어야 '화'라는 감정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을 '화'로부터 지켜낼 수 있다. 보통 감정이 정점을 찍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15초 정도라고 한다. 화가 나는 것이 오래간다고 생각을 하겠지만 처음 15초를 잘 다스릴 수만 있다면 화나는 감정을 마음속에 계속 담아두는 일이 생기지 않을 수 있다.






감정을 글로 표현하기



한 라디오 프로그램 사연에 초등학생이 자신이 화난 부분들을 종이에 적어 스스로 감정을 통제하는 사연이 올라왔다. 얼마나 화가 났는지. 아이가 써 내려간 감정 일지는 3페이지 정도의 분량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아이의 나이는 8살, 불과 초등학교 1학년이었다. 아이는 감정을 글로 표현함으로 자신 안에 부정적인 감정을 남기지 않았다. 어른들도 스스로의 감정을 어찌해야 할 바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겨우 8살 난 아이가 감정을 제어하는 법을 이미 터득한 것이다. 놀랍다. 실제로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정신의학과 전문의들이 추천하고 있는 방법 중 하나가 감정을 글로 써 내려가는 것이다. 글로 써 내려감으로 객관적으로 다시 상황을 볼 수 있고, 내가 느끼는 감정이 정확하게 어떤 것인지 무엇으로부터 비롯된 건지 머릿속에서 가둬둘 때보다 더 잘 알 수 있기에 글쓰기를 많이들 추천하고 있다.





도서에서는 나를 잘 돌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알려준다. 단단한 바위를 뚫는 것은 매일 한 방울씩 떨어지는 낙숫물이라는 말처럼 매일 꾸준하게 나를 사랑하는 일은 잠시 잠깐 하고 그만두는 일이 아니다. 늘 누군가를 배려하며 살았던 것처럼 나 자신 또한 늘 돌봄으로 나로 살 결심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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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버리는 습관 - 인생을 다시 쓰는 루틴의 기적 EBS CLASS ⓔ
한근태 지음 / EBS BOOKS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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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인간은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며 배우기를 결심하다가도 또다시 후회의 길로 들어서 스스로 인생을 낭비하는 일이 잦다. 이 낭비를 줄이며 행동하는 사람은 인생의 공회전을 줄이는 법을 아는 사람이라 말할 수 있겠다. 어떻게 해야 후회 없는 하루하루를 살며 삶을 아깝지 않을 시간들로 채워나갈 수 있을까? 도서 후회 버리는 습관의 저자는 습관과 강점에 집중하는 방향 설정, 시간 관리, 독서와 글쓰기, 메모, 질문, 대화 등을 통해 스스로 설계하는 삶의 즐거움을 이야기한다. 열 가지의 습관들 중에 이번 서평에 소개할 습관은 바로 '질문'이다.






배움이 시작되는 장소 중 하나인 학교에서 진행되는 수업 시간에 이야기하는 사람은 오직 선생님 외에는 없다. 칠판 앞에서 가르치는 선생님의 목소리 외에 교실은 조용하다. 배움에 있어서 아는 것도 있고 모르는 것도 있을 터인데 수업 시간에는 왜 조용하기만 할까? 그 원인 중 하나는 질문이 사라진 교실이기 때문일 것이다. 학생들은 질문하는 것을 꺼려 한다. 질문을 한다는 것은 자신이 모르고 있는 부분을 알린다는 것이고, 질문을 하는 것은 단체 생활의 어우러짐을 중요시 여기는 한국 문화에서는 '튀는 행동', '유별난 행동'으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가 질문자로 하여금 질문을 하면 안 될 것만 같은 압박감을 형성한다. 또한 이런 것의 바탕은 '안전'하다는 느낌과도 연관되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처음에는 질문이 안전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지 물음이 생겼으나 글을 마저 읽자 이해가 됐다. 위와 같은 질문을 하면 안 될 것 같은 압박감. 질문을 하는 것이 질문을 해도 될지 걱정하게 되는 '안전'과도 연관이 있는 것이었다. 한국의 많은 회사들은 아직도 수직적인 직장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직급이 정해져 있고, 상관의 지시에 따라 그저 일해야만 한다. 이 과정에 질문 다운 질문이란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답이 정해져 있는 질문들, 형식 정인 절차일 뿐이다. 질문이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는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가 없다. 상대가 어디까지 이해했고, 어느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하여 질문할 수 없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상사보다는 알아도 모르는 체하면서 직원들의 의견도 물어보고, 자유롭게 질문을 할 수 있도록 열린 분위기로 이끌어주는 리더가 이상적인 리더의 모습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질문이란? '알고 있는 것'과 '알고 싶은 것'사이의 격차를 줄이는 행위라고 말이다. 질문을 한다는 것은 사물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눈을 갖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왜?라는 호기심과 같이 사물을 다양하게 바라볼 줄 알기에 질문이 생겨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식견'이 존재해야만 한다. 이는 사물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이 있어야 '의견' 또한 가질 수 있다는 말이다. 아무것도 모른다면 다른 사람의 생각과 의견에 휘둘릴 수도 있지만 사물에 대한 지식을 갖고 질문하며 생각하다 보면 자신만의 의견인 '식견'이 생긴다. 그래서 식견을 가지고 싶다면 공부하는 동안 끊임없이 질문하며 생각을 키워나가는 것이 좋다. 또한 자신의 의견에만 생각을 가두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의견도 구하며 식견을 넓혀나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부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질문하는 힘의 중요성은 알지만 왜 질문하지 못하는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아 있는 것일까에 대한 물음이 있었다. 도서를 읽으며 그 답을 찾아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질문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질문을 해도 괜찮다는 '안전한 환경'조성이 먼저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환경과 상관없이 궁금한 점이 있으면 질문을 하면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인간은 사실 환경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으며 살아간다. 그 어떤 어려운 환경과 어려움 속에서도 극복하여 성공을 이뤄냈다는 성공 신화 이야기는 더 이상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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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 - 남의 것도 내 것으로 만드는 소유의 법칙
마이클 헬러.제임스 살츠먼 지음, 김선영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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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소유한다는 것은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과거에는 소유권이라는 것이 토지나 동산 등.. 재산과 같이 물질적인 것을 나타내는데 많이 사용되곤 했다. 그러니 저작권이라는 지적 재산권이 등장하면서 소유의 범위는 좀 더 넓고 다양해졌다. 그런데 이 소유권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발생되는 문제들이 하나둘씩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인식하지 못했던 문제들 말이다. 도서 마인(MINE!)의 저자 마이클 헬러와 제임스 살이 먼 교수는 남의 것도 내 것이 되고 내 것도 남의 것이 되는 소유의 법칙에 대해 이야기하며 소유권이 가지고 있는 모호성과 함정에 대해 말해준다.





자리는 1인분 그러나,

판매는 2인분


이는 항공기 좌석을 비꼬는 말이다. 항공기의 가장 저렴한 좌석인 이코노미 좌석은 한 사람이 무릎을 알맞게 수납할 정도의 자리를 제공한다. 이곳에서 누군가 좌석을 뒤로 눕히기라도 한다면 전쟁은 시작되고 만다. 자신의 영역에서 고이 앉아 있는 상태에서 누군가 영역을 침범해 온다. 좌석을 원상 복귀 시켜줄 것을 앞 좌석 사람에게 부탁하지만 앞 좌석 사람이 자신은 자기 자리에 놓인 의자를 사용한 것일 뿐 권리를 침해한 적이 없다 말한다. 좌석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의 '소유권'은 어디까지 봐야 맞는 것일까? 학창 시절, 국가를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영역에는 영해, 영공, 영토 세 가지로 구분된다. 좌석을 산 사람의 입장에서는 좌석에 위치한 위아래 공간까지 자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앞 좌석의 사람은 좌석에 해당되는 물건인 의자를 사용하는 것이 자신의 소유권을 자유롭게 쓰는 권리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러한 소유권을 둘러싼 갈등은 해결할 방법도 있음에도 기업은 이를 모른체한다. 그러는 편이 기업 수익을 증가시키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좌석을 좁게 할수록 많은 좌석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고, 좌석이 좁고 불편할수록 돈 있는 사람은 더 쾌적한 좌석을 사기 위해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그것을 유지할 테니 말이다. 이렇듯 기업은 소유권을 둘러싼 개인의 모호성을 그대로 둠으로 자신 이윤 창출 창구로 사용한다.






이러한 소유권은 비단 항공사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넷플릭스'나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들 또한 그렇다. 넷플릭스는 한 아이디로 여러 사용자가 이용하는 '공유 계정'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변했으나 사실은 한 계정당 하나의 아이피로만 접속할 수 있게끔 막아놨다. 동시 접속이 불가능한 것이다. 또한 공유 계정으로 구독료를 나눠내는 형식의 넷플릭스 파티를 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상품을 구독해야만 한 개의 계정으로 여러 사용자가 쓸 수 있으면 이 또한 인원의 제한이 있다. 유튜브의 경우 또한 광고를 없애는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튜브 내의 콘텐츠들은 콘텐츠 제작자인 크리에이터들의 저작권을 가지고 있지만 이 콘텐츠 정보들을 통해 자신들의 알고리즘을 만들어 더 많은 광고주와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데이터 소유권에 있어서는 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의 온전한 소유권을 주장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런 데이터 소유권은 개인의 생활하고도 연관되어 있다. 예를 들면 '클릭 스트림' 같은 경우이다. 클릭 스트림은 인터넷 이용자가 방문한 웹사이트의 기록을 수집하여 만들어지는 것들이다. 내가 무언가를 검색한 다음부터 그것에 관련된 광고만이 계속 뜨는 것을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내가 검색한 기록들을 제공하는 것에 있어 동의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데이터 소유권이 기업에게 넘어가 광고에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도서에서는 인체와 재산, 노동과 세금, 사유재산 등 다양한 소유권을 다루며 소유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느껴졌지만 그렇지 못했던 현실을 꼬집어 사실 세상은 소유권으로 모든 것이 통하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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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사적인 연애사
오후 지음 / 허클베리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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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세상 사람 살아가는 것. 다들 비슷하다고 말하지만 연애 이야기만큼은 비슷해 보여도 저마다 다른 속 사정을 가지고 관계를 이어나간다. 연애 이야기는 라떼는 말이야의 법칙을 벗어나 옆 테이블의 사람들의 귀까지 사로잡아 지극히 사적인 부분들이 공적인 장소에 가면을 쓰고 드러나기도 한다. 여기 전 여자친구들의 추천사까지 적혀있는 지극히 사적인 연애사가 있다. 도서 가장 사적인 연애사는 진담은 농담처럼 농담은 농담처럼 한다는 저자가 이전 저서 <가장 공적인 연애사>에 이어 쓴 <가장 사적인 연애사>이다. 가장 공적인 연애사를 출간했을 때, 이 책을 읽었던 독자들이 그럼 다음 후속작으로 가장 사적인 연애사가 나오는 건가요? 하는 물었다고 한다. 가장 공적인 연애사가 세상에 나오기도 전에 이미 가장 사적인 연애사를 쓸 계획을 작가는 마음속으로 이미 하고 있었다. 전 여자친구들에게 책을 보내 추천사를 쓴 이 책은 상당히 흥미롭다.






진솔하지만 투명하지는 않게 연애를 이야기하고, 음식에 감칠맛을 더하는 MSG처럼 농담과 약간의 과장이 곁들여 글을 써 내려가는 저자의 입담은 매콤한 음식과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적당히 숟가락을 들어 떠먹기 적당한 조용히 끓고 있는 음식이 놓인 테이블에 저자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주위에는 술잔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고 시끄럽게 느껴지지만 이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만큼은 서로가 하고 있는 이야기들 외에는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오해의 영역, 연애


저자는 연애를 이해의 영역이 아닌 '오해의 영역'이라고 표현했다. 왜일까? 연애는 하면 할수록 오해가 쌓여가기 때문이다. 연애에 대해 알아갈 때쯤이면 헤어짐과 만남이 어렵지 않고, 이제는 뭔가 알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게임은 리셋이 된다. 진짜 게임이라고 한다면 게임은 공략법이라도 존재해 각 스테이지마다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알기라도 하는데, 연애는 상대에 따라 새로운 게임, 새로운 감정으로 사랑에 빠진 사람에게 다가온다. 전 여자친구의 추천사 서문에도 나와있듯이 이토록 다른 사람임에도 사랑에 빠져 만났고, 사랑에 빠졌던 이유와 같은 이유로 나와 다르다는 점으로 헤어진다. 본 도서는 저자가 경험한 오해에 대한 이야기이다. 좋아하던 사람이 다른 누군가를 좋아하며 설레는 모습을 바라만 봐야 했던 뼈아픈 상처부터 마음을 정리할 때쯤 다시금 처음 사랑으로 불을 지폈던 짝사랑의 이야기까지 사적인 연애 이야기가 설문, 통계, 실험과 연구 등 공적인 자료들과 점철되어 사적인 영역에 조금의 공적인 재미를 더해준다. 도서를 읽다 보니 저자의 다른 책들도 궁금해진다. 사적인 영역을 읽어봤으니 공적으로도 넘어가 볼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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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놀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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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끝나갈 무렵. 기담 집도 아닌데 읽을수록 오싹한 소설을 만났다. 읽을수록 미궁에 빠져든다는 그 제목도 미궁. 무언가를 딱히 바라는 것도. 무언가를 딱히 기다리지도 않는. 그저 그런 무색무취의 삶을 살아가는 남자가 있다. 이 남자는 지난밤 바에서 만난 여자를 또 만나고 있었다. 남자는 여자에 대해 아는 것이 얼마 없다. 다만 중학교 때 같은 학교를 나왔다는 우연의 일치 하나만으로 지금의 관계가 이어지고 있었을 뿐이었다. 여자의 방에 걸려있는 남자 양복은 누구의 것일까? 그건 여자가 만나던 남자의 양복이었다. 그 양복의 주인공은 지금은 행방불명이 되어버려 남자가 다니던 회사에서도 그를 찾고 있었다. 다만 그녀는 남자를 찾지 않는 듯 보인다. 자꾸만 소리를 질렀다는 남자가 어딘가 무서웠다고 말하는 여자. 이 여자는 수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남자는 행방불명이 된 사람의 양복을 입고 여자의 집을 나서고 다시금 여자의 집으로 들어가려 하던 때였다. 갑자기 탐정이 찾아와 남자와 이야기하길 원했다. 남자가 요구한 것은 여자의 집에 있는 커다란 화분 속의 비밀을 파헤쳐 달라는 것이었다. 여자가 남자를 죽여 그 커다란 화분 속에 묻어놨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왜 탐정은 여자가 남자를 죽이고 자신의 집에 묻어놨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일까? 여자는 단순한 용의자 정도로 생각하기에는 어딘가 미심쩍은 부분이 탐정의 마음에 있었던 것 같다. 남자는 화분에 시체가 있든지 없든지. 자신과는 상관이 없지만. 딱히 확인해 보고 싶었던 부분은 아니었지만, 여자에게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말하며 화분을 파헤치게끔 한다.






화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시체가 없었다. 그 남자가 없었다. 무엇을 바랐던 걸까. 화분 속에 남자가 마지막 봤던 그 모습이 담긴 눈을 부릅뜨고 자신의 공간을 침범한 삽을 든 여자와 남자를 쳐다보는 것을 기대했던 걸까. 남자는 탐정을 만나 그곳에 남자는 없었다고 전했다. 그리고 탐정은 또 다른 이야기를 남자에게 들려주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남자가 중학교 때 벌어졌던 <히오키 사건>이었다. 히오키 사건은 일가족 살인사건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장남이 죽고 열두 살 된 어린 딸만이 살아남은 살인사건이었다. 살인 사건이 일어난 집은 밀실 상태였다고 한다. 화장실에 나있던 작은 창문 외에는 문도 창문도 꼭꼭 잠겨있어 살인범에게 있어서는 그를 위해 준비된 환경처럼 느껴진다는 완벽한 밀실이었다. 문에는 안전고리까지 걸려 있어 외부인의 흔적을 찾기가 힘들다고 그 당시의 형사들은 판단했다. 탐정이 히오키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갑자기 남자에게 꺼낸 이유가 있었다. 바로 그 여자가 히오키 사건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존자. 열두 살 된 어린 딸이었기 때문이었다.






도서는 미궁이라는 제목과 같이 이야기를 읽으면 읽을수록 오싹함을 남긴다. 가을이기에 쌀쌀한 날씨로 인해 느끼는 건지 지금 이 계절에 읽는 미궁은 사건의 분위기와도 잘 맞아떨어진다. 종이학이라는 어린아이의 동심을 떠올리게 하는 소재를 통해 살아남은 아이와 종이학 속에 파묻혀있었던 아이 엄마의 사체. 그리고 살인사건과 행방불명이라는 단어들이 미로의 여기저기에 놓여 그곳을 헤매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옥죄여오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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